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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호 2월 21일

테마1-안녕! 또 다른 만남을 기다리며 추천 리스트 프린트

엄세현 기자 (서울돈암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253 / 조회수 : 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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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캡슐에 무엇을 넣을까?

‘타임캡슐 만들기’는 많은 기사 주제 중 유난히 기자의 눈길을 끌었던 것이다. 타임캡슐은 동화책이나 만화영화에만 보았던 것이지 실제로 만들어 본 적은 없기 때문에 이번 취재가 더욱 기대되었다. 그런데 막상 타임캡슐에 무엇을 넣을지 생각해보니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아이디어를 내기로 하였다. 원래는 참고하기 위해 살짝 물어보려고 했던 것이었지만, 의외로 재미있는 답이 많이 나와 더욱 즐거운 취재였다.

2월 11일, 설 연휴라서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가 있어야 하니 타임캡슐을 만들 시간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설 명절, 가족과 외가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취재를 실시해보았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기에 안성맞춤인 자리였다. 타임캡슐은 꺼내는 때는 1년 후로 결정하고 취재를 해보았는데, 생각해 보니 ‘타임캡슐’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짧은 시간인 것 같았다. 그래서 꺼내는 때를 1년 후로 했을 때와 100년 후로 했을 때, 이렇게 두 가지 상황으로 나누어 인터뷰를 실시해보았다.

먼저 가장 어린 인터뷰 대상인 기자의 친동생 엄세희(6살)에게 물어보았다. 세희는 타임캡슐이 무엇인지도 잘 몰랐지만 쉽게 설명해주니 조금은 알아들은 것 같았다. 원래 두 가지를 모두 답해야 하지만 어린 세희에게는 하나만 묻기로 했다. 세희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내 친구 유후(만화 캐릭터)’ 인형을 묻고 싶다고 했다. 꼬리털이 부드럽고 귀여워서 좋아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촌동생 이성재(초4)는 1년 후에 꺼내는 타임캡슐에 지갑에 있는 돈을 넣고 싶다고 하였다. 전 재산을 다 넣을 수는 없으니 지갑에 갖고 있던 돈만 묻을 것이고, 이를 비상금으로 숨겨두고 싶어서라고 하였다. 또 나중에 돈을 많이 버는 게 소망이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100년 후에 꺼내는 타임캡슐에는 무엇을 넣고 싶은지 물으니 가장 중요한 아이템인 안경을 넣을 것이라고 하였다. 자신의 눈을 지켜주는 제 2의 눈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한 명의 사촌동생인 이재흔(초5)은 1년 후에 꺼내는 타임캡슐에 휴대전화를 넣을 것이라고 하였다. 지금 자신이 스스로 휴대전화 중독이라고 느끼니, 1년 간 휴대전화 없이 살아보고 내년에 꺼내서 지난 시간을 회상하고 싶다는 것이 이유다. 100년 후의 타임캡슐에는 입던 옷이나 액세서리를 넣고 싶다고 했다. 예쁘기도 하고 항상 하고 다니는 것이어서 자신의 흔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고 한다. 특히 짧은 청바지와 옷깃이 있는 티셔츠가 가장 즐겨 입는 옷이라고 했다.

인터뷰를 해보니 어린이들은 대부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품 중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자주 지니고 다니는 것을 묻겠다는 대답이 많았다. 그렇다면 어른들의 경우는 어떠할까.

기자의 엄마는 1년 후라면 ‘1년 후의 나의 다짐’을 글로 적어서 묻을 것이라고 하였다. 1년 후에 그 글을 보고 그동안 그 다짐들을 지켰는지를 확인해보고 싶다고 하였다. 100년 후의 타임캡슐에는 그날에 찍은 사진을 넣고 싶다고 하였는데, 하루 24시간 동안의 모습을 시시각각 사진에 담아 넣어둘 것이라고 하였다.

지은이 이모는 1년 후라면 딸인 유나의 옷을 넣고 싶다고 했다. 1년 후의 유나가 입는 옷과 그 때의 옷을 비교해보며 유나가 얼마나 컸는지를 한눈에 알아보고 싶다는 것이다. 100년 후의 타임캡슐에는 옛 사진을 볼 수 있는 앨범을 넣어둘 것이라고 한다.

윤전이 이모는 1년 후라면 아들인 성재의 일기장을 넣을 것이라고 하였다. 1년이 지난 뒤 그 일기장을 읽어보며 추억을 되새겨 볼 수 있게 하고, 또 그때와 지금이 어떻게 다르고 그동안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100년 후의 타임캡슐에는 그 세대 사람들이 우리 시절의 사람들 얼굴을 알아보고 잘 모시라고 하고 싶기 때문에 가족사진을 넣을 것이라고 답하였다. 아니면 후손들 살림에 보태 쓰라고 목걸이나 금 등 가치가 있는 것을 넣을 것이라고도 했다.

선아 이모는 1년 후라면 딸인 재흔이의 이를 넣겠다고 한다. 자신에게는 얼마 전 빠져버린 딸의 이빨이 가장 소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것을 묻다니!’라고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에게는 재흔이의 일부인 이가 무척 소중하다고 했다. 다른 사람에게는 가치가 없어 보이는 것일지라도 자신에게 만큼은 무척 소중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고도 했다. 100년 후의 타임캡슐에는 재흔이가 어렸을 때 그렸던 그림을 모아놓은 것을 넣고 싶다고 하였다. 100년 후면 지금의 어른들은 모두 이 세상을 떠났겠지만, 그때도 어른이 되어 이 세상에 남아있을 재흔이에게 어린 시절 추억을 남겨주고 싶다고 한다.

인터뷰를 해보니 30~40대인 기자의 이모들은 모두 딸이나 아들을 한명씩 낳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유독 자식에 대한 애착이 큰 것 같았다. 모두 자식의 사진이나 소품, 작품 등을 타임캡슐에 묻어 보관하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특히 100년 후면 100살이 넘어있을 자식들에게도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고 싶다는 말에서는 부모의 아낌없는 사랑과 훈훈함이 느껴졌다. 이 기사를 읽는 독자들도 자식을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 생각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실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음으로 60대 이상인 할머니, 할아버지께 같은 질문을 여쭤보았다. 먼저 외할머니께서는 1년 후라면 효소가 될 수 있는 발효식품을 묻을 것이라고 하였다. 평소에 건강과 효소를 중요히 생각하시는 할머니의 개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대답이었다. 100년 후라면 쓰던 휴대전화를 넣을 것이라고 하였는데, 흔적도 많이 남길 수 있고 골동품도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고 많은 물건들 중 왜 하필 휴대전화인지를 물어보니 다른 것들을 넣기에는 아까워서라고 하였다. 그리고 100년 후에 후손들이 이 휴대전화를 발견해서 ‘그 시절에는 이런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았었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하고 싶기도 하다고 했다.

이모할머니께서는 1년 후라면 술을 넣을 것이라고 하였다. 평소 이모할머니와의 이미지와는 다른 의외의 답이라서 이상했는데, 그 이유는 남편이 술을 더 이상 안 먹도록 땅 속에 숨겨놓기 위해서라고 하셨다. 100년 후의 타임캡슐에는 자신의 인생을 담은 자서전을 써서 후손들에게 내가 얼마나 열심히, 성실히 살았는지를 알리고 싶다고 하였다.

외삼촌 할아버지께서는 1년 후라면 하루하루 찍은 사진을 모아서 묻어둘 것이라고 하였다. 아니면 조카손녀인 이재흔의 일기장을 묻어서 1년 뒤에 ‘네가 예전에 이렇게 말썽꾸러기였어.’하고 보여줄 것이라고 한다. 100년 후라면 지폐나 우표를 묻을 것이라고 하였다. 나중에 후손들이 옛날 돈이 어떻게 생겼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그때는 기술이 더욱 발달해서 우표를 안 쓰겠지만, 옛날에는 이런 것을 썼었다는 것을 아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도 하셨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후손들에게 남겨줄 만한 유물이나 골동품을 묻을 것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부모님들과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보다는 후손들을 많이 생각하시는 마음이 묻어나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간이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기자도 한 번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기자라면 1년 후에 여는 타임캡슐에는 다이어리를 묻을 것이다. 1년 후에 지금 썼던 다이어리에 적힌 일정이나 일기를 보면 재미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100년 후라면 노트북이 손상되지 않게 잘 싸서 묻을 것이다. 노트북에는 사진, 직접 쓴 기사 등 나와 관련된 모든 정보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100년 후라면 기자 역시 세상을 떠났을지도 모르지만, 노트북으로 지금의 추억을 100년 후까지 간직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인터뷰를 해보니 사람들의 생각은 저마다 개성이 있고 달랐다. 재미있는 답변도 많았다. 연령별로 비슷한 점이 많아 신기하기도 했다. 물론 직접 타임캡슐을 만들어보지는 못했지만, 만약 만든다면 어떨까 하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가족들과 먼 미래에 대해 함께 생각해볼 수 있어 더욱 좋은 시간이었다.

독자 여러분도 가족과 함께 ‘내가 만약 타임캡슐을 만든다면 무엇을 넣을까?’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길 바란다. 한 자리에 둘러앉아 지나간 추억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찬찬히 생각을 해본다면, 직접 타임캡슐을 만들지는 않았어도 그만큼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엄세현 기자 (서울돈암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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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리아
서울길음초등학교 / 5학년
2013-02-21 16:44:08
| 타임캡슐에 과연 저는 무엇을 넣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엄기자님 생각처럼 ‘다이어리’도 떠오르네요. 기사 잘 봤고 추천드립니다.
양진서
서울신중초등학교 / 6학년
2013-02-21 17:24:35
| ㅋㅋㅋ 정말정말 재미있는 기사였습니다. 저는 엄세현 기자님의 할머니께서 발효식품을 묻겠다고 하신 말이 자꾸 생각나요. 정말 재미있는 발상인 것 같아요. 엄세현 기자님의 사촌동생들의 의견도 잘 읽었구요. 너무 제미있어서 끝까지 잘 읽었습니다. 당연히 추천할께요.*^^*
이규은
인천신정초등학교 / 5학년
2013-02-21 18:00:46
| 온 가족이 함께한 기사여서 인지 더 풍성하고 흥미로운 기사가 된 것 같습니다^^ 기사 잘 봤고 추천 드립니다!
정헌규
야탑초등학교 / 4학년
2013-02-22 20:13:34
| 저의 타임캡슐에는 레고를 넣고 싶습니다. 추천합니다.
남윤성
성남신기초등학교 / 6학년
2013-02-24 18:02:44
| 추천! 엄세현 기자님, 먼 훗날 타임캡슐을 펼쳐보면 참 흐뭇할 것 같습니다.
계속 잘 지내세요.
엄기자님~~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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