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욱서울보광초등학교
지난달 13일 딱 하루만 하는 ‘청소년 렉쳐 콘서트 우리음악 사용설명서’를 보기 위해 국립국악원에 갔다. 전통공연예술재단에서 주관하는 문화나눔사업으로 복권기금의 후원으로 전석 무료 초대로 진행된 공연이었다.
다른 국악공연과는 다르게 아이들이 많았다. 사람들이 많아 줄을 서서 표를 받고 자리에 앉았다. 불이 꺼지고 공연이 시작됐다.
그런데 사회를 보러 한 박사님이 들어오셨다.
양복이나 한복을 쫘악 빼입은 아저씨가 아니라 실험복에 흰색 파마 가발을 쓴 사회자를 보자 모두가 박장대소를 했다.
"버클리 음대 기계공학과 출신 추박사입니다." " 우리 신제품(음악)을 소개를 하겠습니다......."
시작곡으로 "천년만세"라는 국악합주곡이 연주되고 우리음악 사용사례로 "이런 땐 이런음악 "이란 제목으로 세 곡이 연주되었다. 외로움이 사무칠 때는 거문고 연주를, 복숭아 꽃잎이 흩날리는 봄밤에 들어보라는 피리, 기타 가야금의 합주, 좋은 사람과 떠나는 봄나들이엔 소금으로 연주하는 맑고 경쾌한 곡을 들어보라는 것이었다.
각 곡이 연주될 때마다 옛 그림을 배경으로 멋진 목소리의 성우가 나레이션도 해 주었다.
두번째 곡이었던 피리와 기타의 멋진 화음이 아직도 내 마음에 아름답게 남아 있다.
추박사님이 나와서 우리 음악의 사용설명서라며 연주자와 악기를 회사의 ‘부품’이라고 설명했고, 각 악기 이름을 소개하고 연주자에게 연주를 부탁했다. 연주자들은 가요나 광고, 동요에 나왔던 익숙한 곡들을 들려주었고 그때마다 우리는 박수와 환호를 했다.
마지막으로 ‘프론티어’란 곡과 ‘판놀음’ 이란 곡을 들었다. 프론티어는 많이 들어본 곡이었고 들을 때마다 내 마음을 울렸다.
연주가 모두 끝나고 추박사님이 ‘소비자피해보상’에 대해 설명했다. 다시 전통나눔 공연에 여러분들을 초대한다는 것이었다.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워 하는 국악을 설명서로 만들어 추박사님의 진행으로 공연하니 이해도 쉽고 재미도 있었다. 이번 공연은 실험적인 시도였다고 한다.
앞으로도 이렇게 유익하고 재밌는 실험적인 공연이 계속 만들어져 신나는 우리 국악을 많이 맛 볼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