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경서현초등학교
저희 서현초등학교에서는 이번에 좋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또래 친구에게 희망의 편지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지구촌 우리가 살고 있는 다른 한편에서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새삼 놀랐습니다. 할 수 있다면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을 주길 바라며 이정경 학생의 편지를 올립니다.
락스미에게
안녕? 나는 한국에 살고 있는 5학년 여학생 정경이야.
10살밖에 안된 네가 오리 농장에서 우리가 다 자는 시간인 새벽 3시부터 일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슬펐어. 나보다 어린 네가 그 깜깜한 새벽에 배를 몰고 다니면서 물고기와 우렁이를 잡으러 다니는 모습은 정말 눈물이 나오더라.
처음에 난 네가 돈을 받고 일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빌린 돈을 갚기 위해서 일만 한다는 것을 알고 진짜 뭐라 할 말이 없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넌 쓰레기에서 먹을걸 찾 아먹으며 , 학교를 가고 싶다는 마음에 피곤한 밤중에도 공부를 하는 모습은 감동이었어. 엄마에게 먹거리 투정을 하며 공부하기 싫다고 했던 내가 많이 부끄러웠고, 동생인 너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 날이었어. 고마워.
내가 3학년 필리핀에 갔을 때 너같은 아이들을 많이 봤던 기억이 있어 . 갑자기 남자 아이가 내게 손을 내밀면서 돈을 달라고 했지. 가이드는 돈을 주면 아이들이 몰리니까 그러지 말라 했고 우리는 그냥 그 자리를 떠나버렸었어.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 모두 조금 심했던 거 같아. 이제 너를 알게 되었으니 다음 번에 또 이런 기회가 온다면 난 뭐든, 대화도 나누고, 주고 그럴 수 있을거 같아.
락스미 너무 우울해하지 말고 희망을 가져봐. 내가 읽은 `마지막 잎새` 라는 책이 있어. 이 책의 존시는 나무에 있는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면 자기도 죽을거라는 생각을 해. 그러나 화가 베어만이 그려 놓은 가짜 나뭇잎을 보고 희망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야. 희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야. 그러니까 너도 희망을 가지고 지금처럼 열심히 살아봐.
지금은 조금 어려울지라도 기다려봐. 이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는 일이야. 이제는 흑인들도 차별을 받지 않는 사회가 된 것처럼 말이야. 계속 꿈을 꾸고 노력한다면 너에게도 꼭 좋은 일이 생길거야.
락스미, 내가 너의 행운을 빌어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