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욱서울보광초등학교
지난 6월 11일, 오전 9시부터 ‘제17회 서울 어린이 한강 헤엄쳐 건너기’를 위한 사전 심사가 서울덕수초등학교에서 열렸다. 내 동생 고민규(서울 보광초등학교 2학년)와 나는 조금 긴장되고 들뜬 마음으로 덕수초등학교에 도착했다. 사정상 새벽 6시에 미리 와서 심사를 보고 돌아가는 학생들도 있었다. 교육청별로 접수 확인을 하고 체육관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이미 덕수초등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초등학교에서 온 많은 어린이들과 부모님들이 와 있었다.
심사 방법은 출발을 하고 25m를 수영하여 되돌아 온 후 다음 레인으로 풀 바닥에 발이 닿지 않게 통과하여 각 레인 50m씩 7레인을 1회 (350m) 수영한다. 그리고 350m 수영 후 심사위원의 확인을 받은 후 얼음물 통에 들어갔다 나와 다시 반복하기를 3회 더해서 1400m를 완주해야 한다. 수영이 다 끝나면 팔뚝의 한 획을 뺀 바를 정(正)자를 확인하고 간식과 수영능력 인증서를 받는다.
한강의 폭은 900m 정도 되는데 물살 때문에 직선으로 못 가고 약간 대각선으로 가게 된다. 그래서 실제로는 1200~1300m 가 되기 때문에 1400m는 갈 수 있어야 한다. 얼음물에 들어가는 이유는 한강의 수온이 갑자기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몸의 적응력을 보기 위함이다.
머리가 하얗고 목소리가 큰 김준기 선생님께서 오시고 학년별로 줄을 섰다. 선생님께서 행사 순서와 주의사항을 말씀해 주셨다. 만약에 통과하고 한강을 건넌다고 해도 절대로 자만하지 말라는 당부도 하셨다. 부모님들은 체육관 벽 쪽으로 빙 둘러서 기다리며 응원하고 계셨다. 1,2학년 어린 동생들을 보니 심사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고, 나 역시도 긴장되었다.
수영복을 입은 후 잠시 대기를 하다가 6학년 먼저 내려갔다. 5학년이 내려가고, 드디어 우리 4학년들이 내려갔다. 5학년이 수영을 하고 있을 때, 우리들은 준비운동을 하고 먼저, 선수반이 출발하고 여학생들이 출발한 다음 남학생들이 따라갔다. 각자가 잘 하는 영법으로 열심히 물을 갈랐다. 빠른 아이들은 추월해서 나아가기도 했다.
첫 번째 7바퀴를 돌고 얼음물에 들어갔을 땐 시원하다는 느낌이었다.
두 번째 7바퀴를 돌고는 약간 힘들기 시작했다.
세 번째, 네 번째를 돌 때는 어깨도 살짝 아프고 속도가 많이 느려지고 힘들었다.
왼쪽 팔뚝에 네 개의 획이 그어지고 1400m라는 긴 코스를 무사히 통과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2학년 동생이 열심히 레인을 돌고 있는 것을 보며 응원을 보냈다. 동생도 끝내고 서로에게 팔뚝을 보여 주었다. 늘 어리광만 부리던 내 동생이 이 테스트에 통과를 하니 대견해 보였다. 모두 열심히 해서 떨어진 어린이들이 몇 명 되지 않았다.
통과를 한 어린이들은 밖으로 나와서 서울덕수초등학교 김찬환 교장 선생님의 이름으로 수영능력인증서를 받았다. 본 행사 때 입을 기념 티셔츠 사이즈를 정하고 안전부대를 주문했다. 안전부대는 특수고안된 보조기구로 1.5리터 페트병 4개 혹은 커다란 물엿통만큼의 부력을 가졌다. 한강을 건널 때 안전부대에 위치를 표시하는 풍선도 달아 안전사고를 대비하기 위한 필수 준비물이다.
다가오는 7월 6일 수요일 1시에 한강을 건넌다. 부득이하게 행사가 어려울 땐 7월 15일로 연기되고, 행사 취소는 없다. 다른 날로 연기만 한다. 이날 심사를 통과한 어린이들은 모두 안전하게 한강을 건너기 위해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연습할 것이다. 우리 형제 역시 그날을 위해 열심히 연습해서 한강을 꼭 건너야겠다고 다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