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욱서울보광초등학교
2011년 7월 14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는 신명나는 탈춤 한 판이 벌어졌다.그 춤판의 이름은 천하제일 탈 공작소에서 만든 ‘추셔요’ 이다.
‘추셔요’ 공연은 창작연희 상설공연이라는 공연 중 하나이다. 연희란 “말과 동작으로 여러 사람 앞에서 재주를 부리는 것”이란다. 창작연희 상설공연은 전통연희를 기반으로 새롭게 창작해서 만든 창작공연이다. 이번 창작연희 상설공연은 4가지로 “추셔요”는 그중 3번째 공연이다.
연주자들이 장구와 꽹과리를 치며 공연을 시작했다. 그러자 3명의 춤꾼들이 나와서 춤을 추었다. 바로 황해도 봉산탈춤의 목중과 경상남도 고성오광대의 보리문둥이, 그리고 경상북도 하회별신굿의 이매다.
모두 자신을 소개하는 춤을 추다가 홍수에 떠내려 온 궤짝, 광주리, 솥을 열어 본다. 그 안에는 탈과 옷이 있는데 그것들을 가지고 놀아보기로 하고 옷을 갈아입는다. 목중은 검정 개, 보리문둥이는 절름발이, 이매는 장님이 되어 놀이를 펼친다. 장님과 절름발이의 탈을 보니 큰 대소쿠리에 끈으로 눈, 코, 입을 붙인 우스운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눈이 안 붙어 있는 장님이 나와서 춤을 춘다. 눈이 안보여도 멋지게 춤을 춘다. 아슬아슬 관객에게 치솟아 넘어지려고도 한다. 그리고 잠이 들었는데 검정개가 와서 자고 있는 장님의 얼굴에 오줌을 눴다. 장님은 그것을 비라고 착각하고 “어, 비가 오네. 따뜻한 비가 오네.”라고 했다. 모두들 웃었다.
맘이 넉넉한 장님은 개와 친구가 돼서 꼬리를 잡고 가는데 징검다리에서 개가 먼저 가서 “월, 월” 하며 건너라는 신호를 보내다가, 예쁜 관객에게 한 눈을 팔아 그만 신호를 잘못 보내 장님이 개천에 빠지는 장면에서도 전부 웃었다. 검정개와 함께 가던 중, 개가 장님보다 빨리 가서 절름발이를 만났다. 배가 고팠던 절름발이는 검정개를 잡아먹고 가죽을 벗기고 자기가 걸친다.
잠시 후, 장님이 멍멍이를 부르면서 나타난다. 절름발이는 자기가 개를 잡아먹은 사실을 숨기고 멍멍이를 찾아주겠다며 친구가 된다. 장님은 그것도 모르고 멍멍이를 찾아주겠다는 절름발이를 업고 간다. 절름발이는 사실 병도 고치고 복도 준다는 신령을 찾아서 자신의 복을 받으려는 생각뿐이다.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경상도도 가고, 강원도도 가보지만 개가 안 보인다는 절름발이의 말에 장님은 크게 실망한다. 장님의 옷이 땀으로 흥건히 젖었다. 힘들어서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소리를 흘리면서 다시 길을 떠난다. 얄미운 절름발이는 쉴 때도 장님의 몸 위에서 쉰다. 그렇게 20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장님과 절름발이는 신령님이 살고 있는 어느 산속에 도착해서 검정개 신령님께 절름발이는 복을 달라고 빌고 장님은 멍멍이를 찾게 해 달라고 빈다. 그날 밤, 신령님은 장님에게는 눈을 뜨게 해 주고 절름발이에게는 복을 준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뜨게 된 장님은 기뻐하다가 절름발이가 입고 있는 멍멍이 가죽을 보고 그가 자신을 속였다는 것을 알고 화를 낸다. 그리곤 자기 혼자 가버린다. 마무리 춤을 춘다. 그렇게 공연은 끝났다. 이 공연은 다른 사람을 속이면 복을 못 받는다는 교훈이 담겨져 있다. 절름발이처럼 남을 이용하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에게는 원하는 것을 주지 않고 장님처럼 마음이 착한 사람에게는 복을 준다는 것이다.
이 창작탈춤 ‘추셔요’는 재미있기도 하면서 전통탈춤의 멋스러움을 잘 살렸다. 그래서 아이들도, 어른들도 즐겁게 탈춤을 볼 수 있다. 계속해서 이런 창작탈춤이 많이 만들어지고 우리가 재밌게 웃고 즐기는 사이에 우리 전통문화유산인 탈춤과도 더 익숙해지고 친해질 것이다.
창작연희 상설공연은 매해 전통연희 활성화를 위해 무료로 진행된다. 올해는 네 번째 공연인 판소리그림자극이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8월 17일 수요일 19시 30분에 남아 있다. 전통연희에 관심 있는 푸른누리 친구들은 국립국악원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을 하고 관람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