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역은 이태원, 이태원 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 ‘우리가 자주 타는 지하철의 터널 속은 어떨까?’ 지하철을 타고 가다 보면 이런 궁금증이 생길 때가 있다. 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9월 1일 지하철 6호선의 종착역인 봉화산역에 기관사 체험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5678 서울 도시철도에서 신청하는 기관사 체험 프로그램은 지하철과 역을 관리하는 기계들에 대한 설명과 직접 지하철 기관실에 타고 일정 코스를 기관사와 같이 설명을 들으며 가는 프로그램이다. 봉화산 고객 상담실에서 먼저 역장님께서 고객 상담실이 뭐 하는 곳인지 알려주셨다. 길을 모르면 알려주고, 어르신들도 와서 쉬고 가실 수도 있고, 목이 마를 때는 물도 마시고 갈 수 있고, 무엇보다도 갑자기 소나기가 오면 우산을 빌려 줄 수도 있다고 하셨다.
다음으로는 상담실 안쪽에 있는 기기실로 갔다. 화재가 나면 불이 들어와 화재가 났다는 것을 알려주고 제어하는 기계와 환풍기나 에스컬레이터가 작동을 하는지 안 하는지를 불빛의 색으로 알려주는 기계 등 역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통제하는 기기실을 보았다. CCTV도 보았다. 24개의 감시카메라가 찍고 있는 것들을 보았다. 한 모니터에 많은 조각의 화면들이 보였고, 일어나는 일들을 카메라가 찍고 있는 것들을 보니 정말 신기했다.
그런 후, 역장님과 인사를 한 뒤에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최중림 기관사님의 인솔에 따라 기관실로 들어갔다. 지하철 맨 끝이나 앞 벽에 있는 조그만 문을 열고 재빠르게 들어가니 장 현 기관사님께서 반겨 주셨다. 인사를 나누고 좀 있다가 출발한다고 하니 함께 한 동생들이 기대에 찬 눈빛이 되었다. 항상 옆만 보이던 터널 속을 앞부분으로 보니 정말 넓어 보였다. 어두운 터널 속에 철로가 연결되어 있고 불빛들이 보였다. 맞은편에서 반대 방향으로 들어오는 전철도 보였다. 출발하면서 기관사 아저씨와 인터뷰를 해 보았다.
Q: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 주세요.
A: 서울도시철도공사의 기관사 장 현이라고 해요.
Q: 기관사가 되신 동기를 말씀해 주세요.
A: 통일이 되고 나면 통일 열차를 운행하고 싶어서 기관사가 됐는데 아직까지 통일이 되지 않아서 지하철 기관사로 일하고 있어요.
Q: 기관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저는 예전에 철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철도청에 들어갔는데 요즘은 기관사 자격 면허시험을 보고 회사에 취직을 해서 교육을 받아야 기관사가 될 수 있어요.
Q: 기관사 일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은 무엇이고, 힘들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A: 손님들을 태우고 안전하게 종착역까지 태워서 모실 수 있는 것이 가장 보람되고, 사고가 났을 때 사고 처리 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어요.
Q: 혹시 운행 중 잠이 오면 어떤 방법으로 잠을 쫓나요?
A: 껌을 씹거나 미리 커피를 마시고, 그래도 안 될 때에는 서서 운전을 하거나 자주 몸을 움직여서 잠을 쫓아요.
Q: 지하철은 칸이 많은데 그것을 다 어떻게 관리하며 운행하나요?
A: 이 곳 기관실에서는 다 관리할 수가 없고,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직접 가서 조치를 해요.
Q: 지하철 5호선도 그렇고 아래나 위로 내려가거나 올라가면 승객들은 그것을 잘 느끼지 못 하는데, 왜 그런가요?
A: 그건 지하구간이기 때문에 승객들이 방향감각을 잘 못 느끼기 때문에 그런데, 기관사들은 매일 가는 길이기 때문에 앞을 보면서 잘 파악할 수가 있어요.
Q: 한번 운행할 때, 처음 역과 마지막 역까지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되나요?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하세요?
A: 걸리는 시간은 대략 2시간에서 3시간 정도 걸리고, 하루에 2번이나 2번 반 정도 운행해요.
Q: 운행 중에 갑자기 용변을 보고 싶으면 어떻게 하시나요?
A: 거의 도착해서 보는 경우가 많은데, 갑작스런 설사처럼 많이 급한 경우는 차내에 안내 방송을 하고 갈 때도 가끔 있어요.
Q: 지하철을 이용하는 어린이나 승객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해 주세요.
A: 어린이들에게는 출입문이 닫힐 때는 무리하게 타지 말고 다음 열차를 타고 차내에서 뛰어다니지 말라고 하고 싶고,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는 행동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지하철이 자동차처럼 후진하는 기능이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 환승역에 도착하면 마이크에 대고 “이번 역은 2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신당, 신당역입니다.” 라는 안내 방송도 놓치지 않고 하셨다.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고 첨단기기들이 들어오면서 구간별로 속도를 알아서 설정해 주는 속도계와 자동 운전 시스템도 있다고 한다. 자동 운전은 주로 하지 않고 기관사들의 수동운전을 권하고 있다고 한다.
철로 바닥으로 물이 흐르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땅 속이다 보니 지하수가 흘러들어 빠지는 수로라고 하셨다. 우리나라 토목 기술이 최고라고 하셨다. 서울 도시철도에서 운행하고 있는 전철은 폭이 220cm 정도 되고 한량이 20m정도 되니 모두 8량이라서 160m 정도 된다고 한다. 장현 기관사님은 22년은 철도청에서 근무하셨고 11년째 도시철도에서 근무하는 베테랑 기관사였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재빠르게 기관사 아저씨와 작별 인사를 하고 돌아 나왔다. 우리가 기관사실에서 바깥으로 나오니 지하철에 타고 있던 누나가 깜짝 놀라 쳐다보았다.
기관사 체험을 해 보니 여러 신기한 기계들도 볼 수 있었고, 지하철 기관실에 타 볼 수 있었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다니며 시민들의 발이 되어 애쓰시는 기관사와 함께 감사의 마음도 느끼고, 우리가 볼 수 없는 지하철의 터널을 체험할 수 있는 기관사 체험 프로그램을 참여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