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은인천부평동초등학교
우리 4-3반에는 윤민지라는 여자아이가 한 명 있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예의 바른, 그야말로 ‘바른 어린이’이다. 공부도 잘해서 4학년에서 민지를 모르는 아이는 거의 없을 정도다. 인기도 많아서 지금까지 회장을 안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민지가 쉬는 시간에도 그렇고 자기 자리에 혼자 있는 일을 많이 보게 되었다.
일주일 전 체육시간이었다. 이 날은 5월 1일 날 하는 체육대회 연습을 하는 중이었다. 담임선생님은 체육대회 연습을 다하고 30분 동안 자유시간을 주었다.
"민지야, 우리 같이 피구하자."
"나도, 나도 할래!"
역시 여자애들은 민지 주위로 몰려들었다. 먼저 피구를 하기위해 민지와 서희를 중심으로 팀을 나눴다. 나는 민지팀이 되었다.(하늘을 날아갈 것 같았다.) 우리 팀에는 피구의 달인으로 불리는 다혜(나의 단짝)와 소민이가 있었다. 휘익, 서희가 호루라기를 불자 피구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우리 팀의 아이들이 아웃되는가 싶더니 나와 민지, 그리고 다혜와 소민이만 남게 되었다.
"민정(맞다, 내 이름은 유민정이야.)아, 잘해야 돼!"
서희가 공을 던졌다.
"아야!"
그런데, 그런데 정말 믿기지 않을 일이 벌어졌다. 윤민지 얼굴에 공을 맞은 것이다. 모두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민지와 서희는 유치원 때부터 늘 붙어 다니던 단짝 친구라서 서희가 민지에게 공을 던질 것이라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야, 너 정말 너무 한 거 아니야? 나 말고 다른 애들도 있는데 왜 날 맞히는 건데?"
민지는 무척 화난 것 같았다. 하긴, 그럴 만도 하다. 단짝 친구가 자기 얼굴에 공을 맞췄으니까 말이다.
"윤민지. 이건 실수야. 그리고 내가 잘못한 거니? 네가 못 피해서 맞은 건데 왜 내 탓이야?"
결국 피구는 싸움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또 믿기지 않을 일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