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5일, 우리 가족은 특별한 어린이날 계획을 세웠다.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한사랑장애영아원의 아이들과 함께 신나는 어린이날을 보내는 것이다. 이번 한사랑장애영아원에서 열리는 어린이날 행사 ‘꿈을 향한 달음질! 알콩달콩 어울마당!’은 알뜰바자회와 장기자랑, 그리고 축하공연 등이 진행된다. 우리 가족은 이 뜻깊은 행사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였다. 상의 끝에 각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장기를 하나씩 준비하여 어린이날까지 연습해서 선보이기로 결정하였다.
우선 아빠는 아이들에게 아트 풍선을 만들어 주시기로 하셨다. 그래서 벌써부터 퇴근 후 집에 돌아오시면 아트풍선을 삼십 여개 사다놓으시고 강아지, 쥐, 토끼 등 귀여운 동물 모양과 아이들이 쉽게 가지고 놀 수 있도록 풍선 칼을 만드는 연습을 하신다. 아빠는 하나의 아트 풍선이 완성될 때마다 좋아하시며, "아빠도 어린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라며 웃으셨다. 어머니는 바자회에 내놓으실 물품을 정리하고 계신다. 바자회에서 나온 수익금은 장애 아동들의 의료비로 지원되기 때문에 물품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해 준비하신다. 3학년인 내 남동생은 배운 지 한 달 된 클라리넷 연주를 할 예정이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땀을 뻘뻘 흘리며 연습하는 모습이 무척 사랑스럽다.
나는 무엇을 할까 궁리를 하다가 두 가지 이벤트를 생각해냈다. 하나는 나 역시 배운 지 한 달된 기타를 연주하는 것이다. 아직은 기타 연주가 서툴러서 잘 연주할 수 있는 곡이 적지만, 아이들과 어울려 신나게 부를 수 있는 곡을 연습 중이다. 또 다른 이벤트는 아이들에게 색종이로 천사와 제비꽃, 제트기 등을 예쁘게 접어 선물할 것이다.
작년까지 어린이날은 내가 주역이 되어 선물을 받고 놀러 다니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번 어린이날에는 틈틈이 정성껏 준비한 장기로 모두가 하나 되어 기쁨을 함께 나눌 생각에 마음이 봄날만큼이나 따스하고 행복해졌다. 한사랑장애영아원 아이들과 여러 가족들 모두가 그 날만큼은 어린이가 되어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낼 것을 생각하니 어느 때보다도 어린이날이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