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대한민국

5학년이 되어서 드디어 발명왕 시상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발명이라고 하면 뭔가 거대한 것이 숨어있을 것 같아 머릿속이 복잡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담당선생님께서 생활에서 느낀 불편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에어컨 실외기를 이용한 음식물 건조기였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나면 물이 뚝뚝 떨어지는 음식물쓰레기를 손으로 짜서 버리러나가시는 어머니를 보게 됩니다. 귤껍질, 배추, 포도 껍질, 양파 껍질, 계란껍질 등 각기 다른 음식물 쓰레기가 물에 젖어 나쁜 냄새를 만들어내 불쾌했습니다. 그런데 음식물쓰레기의 양은 해마다 점점 더 늘어나 곧 버릴 곳이 사라 질 것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문득 그럼 뜨거운 에어컨 실외기 바람을 이용해서 음식물 쓰레기를 제거하는 방법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냄새나는 음식물쓰레기가 발효가 되면 식물을 키우는 영양이 있는 퇴비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에어컨 실외기에 걸 수 있는 음식물 쓰레기 건조기를 만들어 보자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예전에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에어컨이 가동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에어컨 실외기가 있어야 하는데, 압축가스를 에어컨으로 보낸 뒤 생성되는 더운 열기를 밖으로 뽑아내는 에어컨 실외기는 지구의 온도를 높이는 주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기 위해서 에어컨을 가동시키지만, 실내가 시원해지는 만큼 외부로는 더운 열기가 더욱 생성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에어컨 실외기에서 발생하는 열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음식물쓰레기 건조기는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걸이를 만듭니다. 양 옆과 앞이 망으로 되어야하고, 단단하고 열에 강한 3단 서랍형태가 좋습니다. 15cm 이상의 간격을 두고 3개의 체를 설치합니다. 체는 뒤집을 수 있도록 합니다. 층마다 간격을 두고 음식물 쓰레기를 정돈 할 수 있도록 합니다. 바삭해진 음식물쓰레기를 뒤집어서 음식물쓰레기 조각이 잘 마르게 합니다. 체가 들어오고 나가는 부분 외에는 벌레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망도 설치합니다. 에어컨 실외기가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하여 붙여 둡니다. 건조된 음식물 쓰레기가 완전히 건조되거나 떨어지면 체에서 꺼내서 다른 흙과 섞어서 퇴비로 사용합니다. 실외기를 가동하지 않을 때에는 그냥 햇빛에서 사용하도록 합니다.

이번 발명에서 아쉬운 점은 외부로 새어나가는 냄새를 제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아이디어로 흑석초등학교 대표로 동작구내 발명품대회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아쉽게도 동상에 그쳤지만, 다음에는 더 좋은 발명품을 만들어 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