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은인천부평동초등학교
#5. 진주가 너무 좋아.
재밌고 신나는 주말이 끝나고 다시 월요일이 되었다. 난 요즘 학교가는 게 즐겁다. 바로 별똥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별똥별 단원들 중에서 진주만 나를 반기는 것 같았다.
진주는 항상 날 먼저 생각해주는 착한 친구이다. 그리고 성격이 좋다. 같이 있으면 편안한 느낌이랄까. 그리고 진주는 입이 무거워서 난 진주에게 비밀을 거의 다 털어놓는다. 마치 진주가 고민해결사인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내가 진주를 좋아하는 이유는 진주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옷도 잘 입는다. 거기에 그림도 잘 그린다. 또 피구를 어찌나 잘하는지 모든 아이들은 진주와 같은 팀이 되고 싶어 한다. 진주가 내 친구라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진주가 좋아지게 된 이유는 바로 그날 일어난 일 때문이다. 그날, 별똥별 단원들과 집에 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서희가 말하는 것이었다.
"얘들아, 우리 오랜만에 샘물 팬시에 들리는 게 어때?"
"그래."
한 달 사이에 샘물 팬시에는 예쁜 문구용품이 더 늘어났다. 그 중에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비밀펜’이라는 것이었다. 이 ‘비밀펜’은 신기하다. 펜으로 쓸 때는 보이지 않는데 펜 위에 있는 불빛으로 비추면 글씨가 보이는 펜이었다. 이건 꽤 가격이 저렴한 편이어서 우리는 하나씩 사기로 결정했다.
"와, 예쁘다!"
다혜의 말 한마디에 우리는 우르르 몰려갔다. 다혜가 가리킨 것은 다름 아닌 다이어리였다. 종류는 곰돌이, 토끼, 강아지, 새, 이렇게 네 가지가 있었다.
"근데 이거 너무 비싼 거 아냐?"
소민이가 말했다.
"5,000원이 뭐가 비싸다고. 내 용돈의 삼분의 일도 안 되는데."
다혜가 말했다. 그러자 서희와 소민이도 맞장구쳤다.
"맞아. 그리고 샘물 팬시에서 나오는 건 인기가 너무 많아서 이틀 뒤에 오면 다 없어져버릴걸. 지금 안사면 언제 사니? 그럼 뭐, 사지 말든가. 쳇!"
"음, 알았어. 살게."
민정이는 할 수 없었다. 만약 이 다이어리를 안사면 서희에게 미움을 사게 될 것이니까. 그런데 계산을 하고 돈을 내려고 하니까 지갑에 3,000원밖에 없는 것이었다.
‘어떡하지?’
내가 당황하고 있을 때 눈치 빠른 진주는 벌써 알아차렸는지 나에게 슬그머니 돈을 빌려주었다.
"민정아, 여기."
나는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나올 뻔했다. 역시 진주다! 나도 언젠간 진주에게 꼭 보답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