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욱서울보광초등학교
“엄마, 형이 냄새나게 화장실 문 열고 똥싸!”
“야, 어두우니까 그렇지. 엄마, 비데가 안돼요!”
“어, 정전이라 그래.. 얘들아, 얼른 씻어. 아침은 어떻게 하지?”
갑자기 늘어난 전력사용량에 대비하지 못해 정전이 일어난 사태를 연기한 것이다.
6월 30일 국립과천과학관의 창조홀에서는 14명의 아이들로 구성된 과학노리단의 ‘세상을 바꾼 전기’ 라는 연극이 열렸다. 과학노리단은 극단 사이꾼에서 선생님이 되어 과학과 연극을 함께 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으로 이번 공연이 두 번째 공연이었다. 연기를 맡은 학생들의 가족과 신청을 한 관객들과 국립과천과학관장과 교육과장이 참여한 가운데 공연이 펼쳐졌다.
‘세상을 바꾼 전기’ 의 줄거리는 항상 덤벙대고 호기심이 많은 주인공 안수탄과 그 가족의 아침 시간으로부터 시작한다. 수탄이의 아침은 언제나 많은 전자제품이 함께한다. 핸드폰의 알람부터 토스터기, 텔레비전, 전자레인지 등의 전자제품이 연극에 나온다. 수탄이가 허겁지겁 학교에 가게 되면 무대가 바뀌며 수탄이 할머니인 계봉이 세대, 1950년대가 보여진다. 시골이라서 수탄이 할머니와 가족들이 전기 없이 생활하는 모습이 비춰진다. 숯다리미로 옷을 다리고, 알람은 닭의 울음소리이다. 계봉이네의 아침이 지나고 수탄이네 집으로 무대가 바뀐다. 수탄이는 정전이 되자 하루를 전기 없이 생활해 본다. 새벽부터 정전이 되어 불편하게 학교에 다녀온다. 수탄이는 숙제를 하려다 책상에 엎어져 잠이 들고, 자신이 낮에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꿈속에서 되돌아본다. 꿈속에서 에디슨의 직류와 테슬라의 교류에 대한 논쟁 이야기, 학교에서 손 발전기 실험을 했던 여러 일들을 꿈꾼다. 엄마의 호통에 잠시 일어났다 다시 잠들어 앤씨와 큐씨를 만나 전기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음날부터 전기 절약을 몸소 실천하게 된다는 것이다.
극 중 학교 창의적 체험활동시간 과학실험에서 마찰전기 실험, 손 발전기 실험 등 전기와 관련된 실험들이 나왔다. 마찰전기 실험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실험인 풍선 실험이었다. 풍선을 머리에 대고 막 문질러 머리 위로 떼면 머리카락이 풍선을 따라 올라오는 실험이다. 손 발전기 실험은 발전기 옆에 달려 있는 손잡이를 돌리면 전기가 생겨 전구가 켜지게 하는 것이다. 이 실험들은 극이 끝난 뒤에 체험 코너를 마련하여 관객들이 해 볼 수 있었다.
관객들의 분위기는 좋았다. 웃긴 대사가 나오면 하하하! 하고 웃음을 터트리고, 과학 지식이나 용어가 나올 때는 고개를 아~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도 있었다. 특히 아이들은 웃긴 대사가 나오면 폭소를 터트렸다.
‘세상을 바꾼 전기’는 바로 대본을 주고, 연기 연습을 시켜 하루아침에 완성된 것이 아니다. 과학노리단 2기 14명의 아이들이 모여 6개월간 자신을 소개하는 것부터 시작해 연기 연습, 발성 연습 등을 여러 번 반복하여 무대에 올린 것이다. 어린이들의 연기이기에 서툴기도 하고 조금 부족하기도 했지만 각자 맡은 연기를 열심히 하는 모습이었다.
과학 원리를 재미있는 연극으로 알려주는 과학노리단의 두 번째 공연은 첫 번째 공연보다 학생 수도 늘고 이야기도 복잡해졌다. 첫 번째 공연인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것’에서는 공기나 소리 진동같이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물질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세상을 바꾼 전기에서는 테슬라와 에디슨의 교류, 직류 전기에 관한 이야기와 전기를 너무 많이 써서 블랙아웃이라는 대규모 정전에 관한 이야기도 알 수 있었다. 극 속의 수탄이처럼 모두 전기를 아끼고 전기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과학노리단처럼 과학을 연극으로 배우는 기회를 가져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