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욱서울보광초등학교
7월 23일 아침, 남산공원 안에 위치한 석호정으로 향했다. 바로 ‘도전, 활쏘기 체험’ 프로그램을 하기 위해서이다. 석호정은 1630년대(조선시대 인조)에 만들어진 활터라고 한다. 1970년에 서울시에서 남산 제모습 찾기의 하나로 지금의 남산 국립극장 뒷편 산책로에 자리잡았다고 한다.
석호정에 들어가자 맨 처음 보인 것은 멀리 떨어져 있는 커다란 과녁들이었다. 그 거리에서 활을 쏘아 저 과녁을 맞힐 수 있을까 하는 의문까지 들었다. 그 곳은 145m로 고수들만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옆에는 작은 바구니가 달린 리프트 하나가 있었는데 ‘송시대’라고 했다. 그곳은 멀어서 화살을 주워서 오기 힘드니까 사람이 화살을 실어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안내해 주는 관리자를 따라 밑으로 내려가니 하루 동안 지도해 줄 권무석 (71)선생님이 왔다. 선생님은 활을 쏘기 전, 강의부터 했다.
활쏘기는 집중력과 힘을 길러주는 운동이라고 한다. 활을 쏠 때는 과녁을 보고 맞혀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필요하고, 활을 당기려면 많은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집중력이 길러지면 공부를 할 때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활을 잘 쏘는 민족이라고 한다. 요즘은 운동으로 하지만 예전에는 전쟁에 나갈 때 주로 사용했다고 한다. 또 우리 피에는 활의 피가 흐른다고도 했다. 나라를 세운 위인들도 활을 잘 쏘았다고 한다. 고구려 시대에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동시에 활쏘기도 가르쳤다고 한다.
한편 선생님은 우리나라 활의 우수성에 대해서도 알려주셨다. 우리나라 활은 다른 나라 활에 비해 더 멀리 날아간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에서 똑같이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실패했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나라 활이 우수하단 것이다. 활은 만병통치약이라고도 한다. 활을 쏘는 분들 중에는 90세가 넘은 분들도 있다고 한다. 또 선생님의 눈이 나빴다가 다시 좋아졌다고 한다. 강의가 끝나자 본격적으로 활을 쏘러 앞으로 나갔다.
처음에는 자세도 이상하고 화살을 쏘면 자신이 원하는 곳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 화살이 날아갔다. 한 아이는 화살을 쏘았는데 땅에 박혀버리기도 했다. 선생님이 자세를 잡아주자 자세가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활이 더 잘 쏘아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가끔 바람이 불 때에는 화살이 옆으로 날아가기도 했다. 너무 위로 겨냥해서 쏘아 화살이 과녁 뒤 커튼 위로 날아가 버리기도 했다. 화살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 과녁에 푹 박히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었다. 화살을 다 쏘면 다시 가져오고를 반복하며 한참 활을 쏘았다.
함께 활을 쏘던 서울보광초등학교 한민준(12) 군은 “단순한 활쏘기인데도 뜻이 담겨 있는 것과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는 것 등 활쏘기가 많은 것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 말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권무석 선생님과 인터뷰를 해 보았다.
Q. 선생님 자기소개를 해 주세요.
A. 저는 서울시 인간문화재 궁장(활 만드는 사람) 권무석입니다. 우리 가문에서 활을 만든 것이 300년이 넘었고 제 아들도 과업을 이어받았습니다.
Q. 이 프로그램을 주최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A. 우리 대한민국의 민족의 정기인 활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서 이 프로그램을 엽니다.
Q. 이곳의 이름은 석호정인데 이름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A. 예전에 한 사람이 저녁에 호랑이가 나타나서 활로 쏘아 죽였다고 합니다. 이튿날 그 곳에 가보니 호랑이처럼 생긴 돌에 화살이 꽂혀있었다고 합니다. 거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Q. 이 건물을 언제 지었나요?
A. 건물은 지은 지 약 380년이 됩니다. 원래 활을 쏘는 곳은 밑(장충단공원)에 있었는데 1970년대 초에 공원을 지으며 이곳으로 옮겨왔습니다.
Q. 선생님께서는 활을 좋아하시나요?
A. 과업에서 내려 받았고, 좋아하니까 활을 만드는 거지요.
Q. 마지막으로 국궁을 하고 싶어하는 어린이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해 주세요.
A. 국궁은 우리 민족의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궁을 배우는 것은 운동도 되지만, 집중력이 길러져서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 건강을 잘 지킬 수 있습니다.
활시위를 당기며 팔 힘이 길러지는 것 같고, 건강에도 좋고, 집중력이 향상된다니 정말 일석삼조로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앞으로 우리 민족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국궁을 많은 사람들이 배워 보면 좋겠다. ‘도전! 활쏘기’ 체험 외에 배우는 프로그램도 있으니 문의해 보길 바란다.
- 문의 : 02-2266-0665
- 위치 : 국립극장 안 별오름극장 뒷편 계단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