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욱서울보광초등학교
지난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남양주 종합촬영소에서는 ‘제 2회 꿈나무 필름 아트 캠프’가 열렸다. 2012년 1차 캠프가 7월 27일 제주남원초등학교에서, 2차 캠프가 남양주에서 개최되었다.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한국예술종합학교로 집결한 학생들은 티셔츠를 배부 받고, 명찰을 목에 걸고 강당으로 들어갔다. 작년 캠프를 어떻게 했는지 영상을 보고, 이 캠프를 주최하는 신영균 예술문화재단 설립자인 신영균 씨의 인사말을 들었다. 그는 “어린 꿈나무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그들 중에서 영화 인재가 나온다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그 후, 부모님과 인사를 하고 캠프 장소로 향했다. 도착한 곳은 남양주 종합촬영소의 춘사관이었다. <전우치>나 <7광구>, <도둑들> 등 여러 유명한 영화를 찍은 곳이고, 법정 세트와 판문점 세트를 갖추고 있는 최대 시설의 촬영소이다. 춘사관은 우리나라 영화계의 거장 춘사 나운규 선생의 호를 딴 곳이라고 했다. 실제로 영화를 찍는 스텝들과 배우들이 머문다고 했다. 작은 강당 아리랑실에 모여 주의사항을 들은 뒤, 방 배정을 받고 점심을 먹었다.
간식도 먹고, 각 조의 선생님들과 연극 놀이도 했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재미를 높여주기 위해, 고양이 찰칵 이라는 게임을 했다. 쥐가 두 명이 서서 만든 기둥에 딱 붙으면 반대편 끝에 있는 사람이 도망치는 게임이었다. 살인마 게임이란 것도 했는데 살인마가 악수를 할 때 손으로 살짝 누르면 그 사람은 10초 후에 쓰러지는 게임이었다. 그 외에도 영화를 찍기 위해 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과 배우가 되어 연기하는 연습도 했다. 친구들과 함께 하니까 점점 아이들과 친해지는 것 같았다.
두 번째 날, 7시 30분에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고 전날 끝까지 못한 연극놀이를 한 뒤에 점심을 먹고 나서는 관람객들에게 개방된 전시관을 보러 갔다. ‘폴리(POLY)’ 라는 영화 속의 효과음을 내는 기법을 직접 체험해 보았다. 하이힐 구두 소리나 풀밭을 뛰노는 소리, 차 문을 닫는 소리 등 여러 소리를 내 보았다. 법정 세트도 보았다. 실제 법정에서는 촬영할 수 없기 때문에 종합촬영소에 있는 법정 세트에 들어가 영상을 찍는다고 했다. 역할을 나누어 재판관과 증인, 서기, 피고와 원고 등을 해 볼 수 있었다. 4D 영상이나 블루 스크린을 이용한 특수효과도 체험해 보았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한 장면을 촬영해 보고, 영화에 목소리를 다시 녹음하는 더빙을 해 보았다.
선생님들께서는 콘티 그리는 법과 카메라를 조작하는 방법에 대해 강의해 주셨다. 5개의 조에서 장르에 따라 다시 두 팀으로 나누어져 영화를 만들어보았다. 각 팀별로 숙소에 모여 영화의 시나리오와 콘티를 짠 뒤 취침했다. 시나리오란 영화의 전체 줄거리를 뜻하고, 콘티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연기를 어떻게 할지와 카메라의 줌을 어떻게 잡을지 그림으로 그려 놓는 책이다. 선생님은 영화를 찍기 위해선 팀의 화합이 중요하다고 했다.
셋째 날, 드디어 영화 촬영을 시작했다. 감독, 카메라, 슬레이트, 배우로 나누어 영화를 찍었다. 우리 팀은 친구와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함께 공부하고 노는 모습, 각자를 소개하는 모습 등을 찍었다. 함께 영화를 보는 장면에서는 불을 다 끄고 반대편에서 불을 비추어서 영화를 보는 것처럼 효과를 내기도 했다. 가끔씩 NG도 났는데, 쪽지를 던지는 장면에서는 떨어지거나 카메라에 잡히지 않아 NG가 많이 났다. 이동할 때에 카메라, 가방, 삼각대까지 들고 이동하는 카메라 감독은 무척 힘들어보였다.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이 있듯이 편집과정이 복잡했다. 각 팀에서 편집을 위해 두 명이 편집실로 보내졌다. 나머지는 <건축학 개론> 이라는 영화를 보러 상영관으로 갔다. 편집은 여러 컷으로 나뉜 영화를 하나로 잇고, NG 장면은 삭제한 뒤 내레이션이나 제목 등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촬영보다도 더 어려운 것 같았다. 제목을 쓰고 완성하자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한편 나머지 아이들은 돌아와서 영화 포스터를 만들었다. 상영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레크리에이션 후, 피자와 치킨 등 맛있는 간식으로 캠프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마지막 날, 자신에게 이번 캠프가 어땠는지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가지고, 안성기 신영균 예술문화재단 이사장의 격려사를 들은 뒤, 우리들이 직접 만든 영화를 부모님 앞에서 상영하는 시간을 가졌다. 멜로드라마 장르에서는 다정한 연인을 연기한 장면이 나오면 야유를 보내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공포물 <진정한 친구>라는 작품에서 갑자기 귀신으로 변하는 장면에서는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조금 서툴지만 정성을 다한 작품이었다.
시사회가 끝나고 신영균 문화재단의 안성기 이사장에게 수료증을 받았고, 우리가 만든 영화가 담긴 CD를 받으며 4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우리는 단편 영화를 찍으며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배우를 맡은 학생은 감독을 맡은 학생의 엄한 지시에 울기도 하고, 편집을 하던 중 파일을 잘못 넣어서 모두 삭제하고 다시 하기도 했다. 모두가 힘을 합쳐 촬영하고 편집하고 나니 짧지만 멋진 영화 한 편이 탄생했다. 그 순간만큼은 뭐라 말할 수 없을 만큼 감격스럽고 뿌듯했다. 영화에 관심이 많다면 영화와 관련된 꿈을 가지고 싶다면 ‘꿈나무 필름 아트 캠프’에 참여해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