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욱서울보광초등학교
지난 8월 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제 2기 여름방학 박물관 캠프’가 열렸다. 초등부에서는 ‘고려시대 불교미술’이라는 주제로, 중등부는 ‘조선의 궁궐과 도성’, 고등부는 ‘삼국시대의 성곽과 출토유물’에 대한 주제로 동시에 진행되었다. 기자가 참여했던 초등부에서는 고려시대 불교미술 중에서 불상, 종, 탑에 관해 배우게 되었다.
캠프 첫 번째 날 : 박물관
발대식에서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은 환영사로 ‘박물관이 놀이터처럼 편하게 느껴진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신나는 레크리에이션을 한 뒤, 5일간 입을 티셔츠를 만들었다. 티셔츠에는 런던올림픽의 승리를 위한 금메달 또는 전통 기와의 무늬를 그렸다. 점심을 먹고 유물 관리하는 법과 전시하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듣고, 첫날의 프로그램을 마감했다.
캠프 두 번째 날 : 북한산 승가사
버스를 타고 삼각산(북한산)으로 향했다. 입구에 다다르자, 모두 내려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힘겹게 한 시간 정도 올라갔을 때, 선생님께서 다 왔다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삼각산 승가사. 이 절은 통일신라시대 후기에 지어진 절이라고 한다. 통일신라시대 후기와 고려 초기는 불교문화가 비슷하기 때문에 먼 곳에 있는 고려시대의 절 대신 가까운 통일신라시대의 승가사를 방문했다고 한다. 승가사는 석조승가대사좌상이 있기 때문에 더 유명하다고 한다. 서울이 산자락을 배경으로 한눈에 보였다. 정말 멋진 풍경이었다. 불상을 조별로 다 보고 나니 한 스님이 부처님께 절하는 법을 가르쳐 주시고, 약수를 따라 주셨다. 물이 보통 물인데도 꿀맛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돌아가서 불상의 손 갖춤과 부처에 대해 배웠다. 불상의 손 갖춤 중 가장 기본적인 항마촉지인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왼손은 무엇을 들고 있는 것처럼 다리에 놓고, 오른손으로 땅을 누르는 자세이다. 합장인은 두 손을 모은 자세이고 지권인은 왼손은 검지를 세우고 오른손으로 왼손 검지를 감싸는 모습이다. 또 부처님의 32가지 신체 특징 중 몇 가지를 배웠는데 겨드랑이가 평평하고, 치아는 40개에 팔을 늘어뜨리면 손이 무릎 아래까지 내려온다고 한다. 정말 신비로웠다.
캠프 세 번째 날 : 경기도 화성시의 용주사
종을 주제로 경기도 화성으로 향했다. 도착한 곳은 용주사. 조선시대에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옮기고, 명복을 빌기 위해 만든 절이라고 한다. 아직도 사도세자의 명복을 비는 기도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모두 뙤약볕에 땀을 흘리며 본 건 용주사의 종이다. 천흥사 동종과 보신각 종, 성덕대왕 신종과 함께 우리나라 유명한 종 네 개에 들어간다고 한다. 국보 120호인 이 종은 현재 치지 않고 나무로 만든 작은 종각에 철저히 보관하고 있었다. 맨 위에는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고, 꽃무늬 등 여러 장식들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박물관에 돌아가 한국의 종에 대해 배웠다. 세계의 종은 크게 두 가지의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바로 동양 종과 서양 종이다. 우리나라 한국 종은 다른 나라의 종과 비교해서 특이한 점이 많기 때문에 동양 종, 서양 종 말고도 한국 종이라는 분류가 있을 정도다.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음통이다. 음통은 소리를 더 맑고, 더 길게 내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전시실에서 여러 종을 보고, 야외전시관에 나가 진짜 보신각 종을 보았다. 흔히들 종로에 있는 보신각에 있는 종이 진짜라고 하는데 원래는 진짜 종을 걸고 타종을 하다가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이 위험한 상태에 놓이게 되자 박물관으로 옮기고, 국민의 성금으로 새 종을 만든 것이라고 한다.
캠프 네 번째 날 : 하남의 춘궁리
탑을 보러 경기도 하남의 춘궁리로 향했다. 다보사란 곳에 갔는데 각각 3층 석탑과 5층 석탑이 있었다. 고려시대의 석탑이라고 한다. 돌이 정말 오래되어 보였다. 해설사 선생님께서는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여러 명의 부처가 새겨진 작은 돌도 보여주셨다.
박물관으로 돌아와서는 탑에 대해 배웠다. 보통 탑은 맨 밑에 기단이 2개 있고, 몸통이 3개, 5개 혹은 9개나 10개 등 여러 개의 층으로 쌓여 있다. 상륜부라 해서 위에 장식이 있었다. 탑이란 말은 인도의 불교 관련 용어인 ‘스투파’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불교의 탑들은 종교적 의미도 있지만 정말 아름다운 것 같았다.
캠프 2일째부터 4일째까지는 그날 보고 온 것을 바탕으로 부처님의 세상에 관한 결과물을 만들었다. 어떤 조는 절을, 또 한 조는 불상을 만들었다. 1조는 사람이 전생에 한 일을 바탕으로 다음 생이 결정된다는 불교의 ‘육도’를 만들었다. 천도, 인간세상, 축생, 아수라, 아귀, 지옥이 그것이다. 아수라는 머리가 여섯 달린 포악한 성질의 괴물이고, 아귀는 굶어죽은 귀신이라고 한다. 전생에 나쁜 짓을 하면 아귀나 아수라, 지옥에 간다고 한다. 그렇게 모든 조가 결과물을 만들었다.
캠프 다섯 번째 날 : 박물관 발표와 수료식
아침부터 결과물을 손보기 시작하고, 발표 준비를 했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교실을 이동해 조선의 의궤를 만들었다. 망치질을 해서 구멍을 뚫고 나사로 고정시켜 표지에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 완성한 의궤는 자신만의 일기장이 된 기분이었다. 의궤를 만든 후 해단식이 시작되었다. 모두 모여 조별로 만든 결과물을 발표했다. 여러 결과물 중에 중학생 2조의 결과물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작품명은 ‘들숨, 날숨, 살아 숨 쉬는 종묘’였다. 종묘를 표현하는데 조상들의 위패가 담긴 곳이라 살아있는 곳으로 표현하자고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가 문제였다. 그러자 한 학생이 종묘에 팔, 다리를 붙여보자고 해서 나중에는 눈, 코, 입까지 붙였다고 한다. 그런 발상이 기발해서 기억에 남았다.
수료식을 한 뒤에 다과회로 5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주제와 관련된 유적에 직접 가서 역사적인 유물들을 보고, 학예사 선생님들의 재미있는 불교 관련 강의도 듣고 멘토 선생님들의 알찬 만들기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면서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다. 야외 수업이 끝나고 조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면서 마지막 날 발표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도 재미있었다. 푸른누리 친구들도 역사공부도 하고 추억도 만들 수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여름방학 박물관 캠프에 참여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