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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연대전서원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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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서원초 6학년 전수연입니다. 기자의 역할과 기사의 유형을 알기 위해 푸른누리 기자단이 되었습니다. 평소 이런 일에 관심이 없던 제가 작년 선생님 덕분에 이런 좋은 기자단을 알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푸른누리 기자단에서 1년간의 좋은 시간을 보내면서 정확하고 구체적인 기사를 쓰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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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누리 4기 기자 전수연의 4기 활동 기사를 모아둔 기자만의 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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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연 기자 (대전서원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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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현명, 신뢰, ‘대전고등법원’

억울한 일, 사회 규칙을 어기는 일, 서로 중요한 일에 관해 분쟁이 일어난 일은 수도 없이 발생하는 삶의 걸림돌이다. 처음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일이 커졌을 때는 자신도 모르게 어딘가를 찾고 있을지 모른다. 공정한 재판으로 아무리 큰 일도 현명하게 해결해주는 곳은 어디일까? 맑고 화창했던 8월 20일, 기자의 학급은 학교와 가까운 ‘대전고등법원’을 찾았다.

우리 생활 속에서 ‘법원’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나하고는 상관없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자칫 일이라도 생기면 나의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는 무서운 곳이기도 하다. 보는 게 지겨울 정도로 가까이 있는 법원이었지만 기자는 단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하고 낯설었다. 좌우대칭이 맞는 나란하고 깔끔한 건물에, 동상과 나무가 한데 어우러진 모습이 평안을 주었다.

먼저 법원에 관한 간략한 소개를 듣고, 소개 영상을 시청할 수 있었다. 법원에서 해야 하는 재판도 많은 만큼, 법원의 종류도 다양했다. 서울에만 위치한 우리나라의 최고 법원 대법원 외에도 고등법원, 지방법원 등이 있으며, 특허법원, 가정법원, 행정법원 등으로 나뉜다고 한다. 대법원 다음으로 지위가 높은 고등법원은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에 위치하고 있으며 특허법원은 지위는 고등법원 급으로 특별하게 대전 한 곳에만 위치한다고 한다. 홍보동영상에는 ‘공정한 재판’이라는 말이 여러 번 반복되어 나왔는데, 이로써 법원이 공정한 재판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명료하게 느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직접 형사 재판 모습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다들 서로 간의 분쟁인지라 민사 재판이 더 재미있을 거라고 예상했는지 민사 재판을 보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약간 아쉬워하는 듯했다. 학급 인원수가 많았기에 여자와 남자가 나뉘어져 각각 다른 재판을 보게 되었는데, 기자가 본 재판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 재판은 한 사람이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속여 약 3천만 원 상당의 돈을 빼돌린 사건으로, 증거 조사를 할 때마다 고개를 숙이고 “인정합니다.”를 반복하다가 마지막에 “죄송합니다.”로 재판을 끝마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두 번째 재판은 음주 운전 교통사고에 관한 재판이었다. 음주 후에 운전을 하다가 다른 차를 치고 도망간 사건으로, 다행히 피해자가 다치지는 않았지만 차 손상과 뺑소니에 관한 죄를 묻는 자리였다. 검사는 사고 전에도 음주 운전으로 재판을 받았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반성하지 않고 또다시 같은 죄를 저지른 것을 보아 징역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고인은 재판을 받는 사람치고는 들어오거나 나갈 때에 얼굴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고 오히려 태연해보였다.

재판에 대해 약간 실망한 점이 있다면 분위기와 법조인들의 태도였다. 분위기는 너무 조용해 숨소리까지 들려왔고, 변호사는 영화에서 본 거나 기자가 예상했던 것과 달리 스스로도 죄의식을 갖고 있는 것처럼 목소리가 작고 판사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한 사건에 관한 재판은 여러 번에 걸쳐서 하기 때문에 결과 또한 볼 수 없어 아쉬웠다.

곧이어 학생들끼리의 재판 역할극이 시작되었다. 기자는 증인을 맡았고, 재판장, 두 명의 배심 판서, 참여관, 실무관, 서기, 검사, 변호사, 피고인 등 각자의 역할도 정해졌다. 비록 주어진 대본을 읽는 일이었지만 직접 체험해 보면서 재판에서의 갈등, 느낌 등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이는 물건을 훔친 중학생들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였다.

피고인 나억울을 비롯한 네 명의 중학생들은 서로 어울려 다니는 사이였다. 나억울이 방과 후 군것질 거리를 자주 사주는 편이었기에 더 친해져갔고, 그러던 어느 날 나억울이 슈퍼마켓 도둑질을 제안한다. 하지만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나억울은 학원에 가야 한다며 학원을 마치고 만나기로 하였고, 나머지 3명의 중학생들은 슈퍼마켓에서 초코파이, 사이다, 과자 등을 훔친다. 나억울을 만나 먹던 중 붙잡히게 되었고, 3명의 중학생들은 반성하고 있으나 나억울은 끝까지 자신은 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변명하여 피고인석에 앉게 된 것이다. 실제로 나억울이 도둑질에 가담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매우 애매한 사건이었다.

이윽고 재판 역할극이 끝나고, 대본에 의하면 나억울은 무죄로 인정되었다. 이는 검사의 고소장에 나억울을 유죄로 보고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나와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쉽게 판사들은 검사가 고소한 내용만 검토한다고 한다. 사법부의 규모가 그만큼 작은 것이 흠이라고 하셨다. 이어 민사재판장님께서 나오셔서 학생들의 질문을 받아주셨다. 최대한 자세한 답변을 위해 노력하신 재판장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많은 질의응답이 오고 갔지만 그 중 몇 개만 추려보겠다.

Q. 우리나라에서도 큰 죄를 지으면 사형 선고를 받나요?
A. 네, 그렇습니다. 사형 선고를 받습니다. 하지만 육체를 손상시키는 형벌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집행되지 않고 있어요. 그것은 조선시대까지만 집행되었던 형벌이지요. 하지만 말레이시아와 같은 후진국에서는 곤장을 맞는 처벌이 아직도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곤장을 맞으면 살이 찢어질 정도로 큰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그 현장에 의사도 꼭 와있지요. 예를 들어 곤장 50대를 맞는다고 하면 몇 대를 맞다가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퇴원하면 다시 맞으러 가는 식으로 진행되지요. 그만큼 무서운 형벌이에요. 처음 곤장을 맞으러 갈 때에는 그나마 나을 것 같은데 병원에서 퇴원하고 다시 가려고 하면 정말 무서울 것 같네요. 그런데 사실 법원에서는 사형 선고를 내려 주지만 현재 실제로는 사형 집행이 된지 20년 가까이 되었지요. 그만큼 사형은 받지 않은 사형수들이 많아요.

Q. 집행유예가 뭔가요?
A. 약간 어려운 개념이에요. 그럼 예를 들어봅시다. 어떤 사람이 2년 동안 징역 선고를 받아야 할 죄를 지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법원에서는 2년 징역을 선고하지만 실제로는 감옥에 있지 않은 겁니다. 그 사람은 2년 동안 똑같은 죄를 짓지 않으면 죄인으로서의 허물을 깨끗이 벗게 되지요.

Q. 사법 시험에서 통과하면 그대로 판사가 될 수 있나요?
A. 아니에요. 판사가 되기 위한 과정은 길고도 복잡하답니다. 사법 시험에서 통과한 후에도 사법 연수원이라는 곳을 거쳐야 해요. 저는 사법 시험을 볼 때보다 그 곳에서 연수 과정을 거칠 때에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법 연수원에서 몇 년 동안 공부했다고 판사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지요. 판사가 되기 위해서는 법조인으로서의 경력이 필요해요. 검사든, 변호사든, 법조인으로 몇 년 동안 경력을 쌓은 후에야 비로소 판사가 될 수 있지요. 아마 여러분 때에는 10년 정도 경력을 쌓아야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현재는 로스쿨(law school)이라는 곳이 생겨났지요? 그 방법을 통해서 법조인이 되는 일이 늘고 있어요. 가까운 곳으로는 충남대, 충북대 로스쿨(law school)이 있지요.

Q. 재판정 안에 왜 실물화상기가 있나요?
A. 지금은 ‘국민 참여 재판’이라고 해서 국민도 다 와서 재판을 볼 수 있는데, 재판에서 발표되는 서류나 증거물 등을 국민은 멀어서 보지 못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과학 기술이 발달된 만큼 그에 맞게 이 실물화상기에 증거물이나 서류를 올려놓고, 화면으로 볼 수 있게 되어있지요.

마지막으로 민사재판장님께서 “여러분은 왜 공부를 하나요?”라고 물으셨다. ‘돈 많이 벌려고.’, ‘나중에 어른 되면 자립하려고.’라는 대답이 나왔다. 민사재판장님께서는 웃으시며 공부는 잘하지 못하더라도 돈 많이 버는 사람은 있고,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미래를 위해 노력하라는 말을 들은 뒤 학생들은 아쉬운 마음을 남기고 법원을 나섰다.

조용하던 법원 안이 소란스러워져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친 것은 사실이지만, 걸어갔다가 걸어오는 간단한 현장체험학습인데도 불구하고 매우 유익했던 탐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