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욱서울보광초등학교
2012년 12월 26일,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이 새롭게 개관했다. 아주 오래된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들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개항기 때부터 현재까지 근대사를 주제로 전시해놓은 박물관이었다. 또한 최신식 디지털 기기들을 이용한 전시물이 아주 많았다. 1층에서 어린이박물관인 ‘우리 역사 보물창고’를 함께 체험할 수 있었다.
상설전시관은 총 4개의 전시관이 있었다. 평일이었는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학생들과 가족 관람객들도 있었지만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첫 번째 전시관은 ‘대한민국의 태동(1876~1945년)’ 이라는 제목으로 조선말 고종 임금 때 개항기부터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를 거쳐 1945년 광복까지를 주제로 전시해놓았다. 개항기는 프랑스와 미국이 조선에 들어오고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던 때를 의미하는데, 당시의 몇 가지 외교문서도 함께 볼 수 있었다. 강제로 나라를 빼앗겼던 일제강점기의 전시실은 어두운 통로를 지나는 암흑기로 표현되어 있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태극기와 다른 여러 곳에서 두루 쓰인 다양한 모양의 태극기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대량의 태극기를 찍어낼 수 있게 만든 태극기 목판도 있었다.
두 번째 전시관인 ‘대한민국의 기초 확립(1945~1960년)’에서는 우리 국민이 처음으로 자신의 손으로 투표를 한 5.10 총선거와 6.25 전쟁, 4.19 혁명 등의 주제로 전시되어 있었다. 1951년 1.4후퇴 당시 현재 북한에 있는 흥남부두에서 배에 실었던 모든 군용화물을 버리고 14,000명의 피난민들을 실어 나른 ‘메러디스 빅토리호’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3일 동안 항해해서 거제도에 도착하는 동안 배 안에서 아기가 5명이 태어났고 한명도 목숨을 잃은 사람이 없다고 한다. 기네스북에도 가장 많은 사람을 살린 배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또 전쟁 직후 구호물자로 가루우유를 받아서 먹고 한 반에 60명이 들어가 수업을 받아야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종이인형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놓은 ‘콩나물 교실’이라는 작품도 기억에 남았다.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에 나온 우리나라 최초 자동차인 ‘시발자동차(1955년)’도 전시되어 있어 한층 실감났다.
세 번째인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1961~1987년)’ 전시관은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성장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 군사정변으로 대통령이 되면서 시행한 ‘새마을 운동’에 대한 전시물이 있었다. 집과 지붕도 새로 고치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에서 만든 국산 고유모델 포니와 기아산업(현 기아자동차)에서 만든 세 바퀴 트럭 T-600 자동차도 전시되어 있었다. 컨테이너 전시물 사이로 생산된 여러 차종을 볼 수 있었다. 배를 만드는 조선 기술을 보여주는 코너도 있었는데 모두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한 수출품이었다. 또한 한국의 경제성장을 위해 독일에 파견된 광부와 간호사 이야기도 있었다. 그들이 외국에서 어렵게 일해 번 외화로 나라 경제 성장이 되었다고 하니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 관인 ‘대한민국의 선진화, 미래로의 도약(1988년~)’에서는 세계에 우리 대한민국을 알릴 수 있었던 88서울 올림픽 개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었다. 마스코트였던 호돌이가 전시되어 있었으며 우리나라의 실적이 나오는 영상이 있었다. 2002년의 한일 월드컵 때의 감동을 되살릴 수 있는 영상도 있었다. 붉은 악마의 함성과 노래가 나오며 사물 북으로 치며 ‘대. 한. 민. 국!’을 외쳐볼 수 있는 작은 방도 있었다. 그 외에도 오늘날 눈부시게 발전한 우리나라의 전자기기, IT기술에 대해 나와 있었다.
어린이박물관인 ‘우리 역사 보물창고’에도 직접 들어가 보았다. 관람객들인 어린이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태블릿 PC를 무료로 대여해주었으며, 전시관 곳곳에 키오스크가 있어 게임을 하거나 안내를 들을 수 있었다. 전차 모형에 들어가서는 대한제국 시절 운행되던 전차에 대한 영상을 볼 수 있었고, 천장에는 6.25 전쟁 당시 국군이 사용했던 전투기 ‘부활’ 호와 인공위성 ‘우리별 1호’ 모형이 전시되어 있었다.
비록 안에 들어가 볼 수는 없지만 신진자동차(현 대우자동차)에서 만든 ‘퍼블리카’라는 자동차와 철가방이 뒤에 매달려 있는 오토바이도 있어 대한민국이 발달해 온 과정과 문화를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어린이박물관 ‘우리 역사 보물창고’의 관람시간은 50분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한 후 입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은 첨단 디지털 기기를 많이 사용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도운 것이 특징이다. 근대의 역사만 주제로 삼았기 때문에 조금 친근한 물건들도 많이 있어 색다르기도 했다. 어린이박물관에서도 작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그곳에 들어가 옛날 장난감들과 물건들을 직접 가지고 놀 수도 있었다. 태블릿 PC QR마크로 설명도 쉽게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의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much.go.kr이며,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우리나라의 근대 역사에 대해 알고 싶다면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을 방문해볼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