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소개

고민욱서울보광초등학교

기자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세상이 궁금한 어린이 고민욱입니다. 자동차 디자이너와 수의사가 꿈이지요. 그림그리기와 책읽기, 친구들과 함께 피구와 축구를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3기 푸른누리 기자로 활동하면서 시간을 많이 빼앗긴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만큼 더 보람이 컸답니다. 제가 쓴 기사가 메인기사로 채택되면 기분도 아주 좋았답니다. 기사를 작성하며 글쓰기 실력도 기르고 컴퓨터 문서 작성법과 타자 실력이 향상 되었습니다. 또 부끄럼이 많은 성격이었는데 낯선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용기를 내서 더 씩씩하게 말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교성도 생겨서 학교에서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멋진 기사를 쓰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푸른누리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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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전통과 세계의 공연을 통해 본 그들의 문화를 알려주는 기사를 올리고 스스로 체험한 것들을 박물관,과학관,도전해 본 일들과 신선했던 공연으로 나누어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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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욱 기자 (서울보광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30 / 조회수 : 571
숙영낭자전을 읽다

1월 12일 오후 7시, 기자는 경기도 과천시에 위치한 과천시민회관에 공연 한 편을 보러 갔다. 극단 ‘모시는 사람들’에서 만든 ‘숙영낭자전을 읽다’라는 공연이었다. 극단 모시는 사람들은 1989년 창단되어 어린이극과 창작뮤지컬을 전문으로 하는 극단으로 ‘강아지똥’,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등의 작품이 있다. 과천시민회관에 상주하고 있는 단체로 회관 안에 사무실이 있었다. 숙영낭자전을 읽다는 1월 24일부터 2월 3일까지 대학로에 있는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시작하기 전 과천시민회관 프로젝트와 함께 회관 소극장에서 먼저 초연을 보인 것이었다. 초연 작품이라 기대를 가지고 보러 들어갔다.

공연 시작 10분 전인 6시 50분부터 이미 출연자들이 나와 조선시대의 규방(여자들의 방) 모습을 구현하고 있었다. 관객들이 아직 다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방망이질을 하고 서로 노래도 흥얼거리며 벌써 공연을 시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관객들은 재미있다고 서로 눈치를 보다가 무대도 바라봤다가를 반복했다. 무대 규방 벽에는 남자의 도포와 관복이, 옆에는 여자의 색동저고리가 걸려 있고 안에서는 6명의 출연자가 일을 하고 있었다. 과수댁과 섭이네는 방망이질로 빨래를 펴고 있었고, 어멈과 막순이는 바느질을, 마님과 향금아씨는 인두질을 하고 있었다.

향금 아가씨의 혼례가 며칠 남지 않았기 때문에 손이 더욱 바빠진다. 그러던 규방에서 가장 덩치가 큰 과수댁이 자기 앞에 앉아 같이 일하던 섭이네가 방귀를 뀌었다며 소리를 지른다. 규방 사람들도 웃고, 관객들도 웃음이 터졌다. 인두로 다림질을 하던 아가씨에게 새로 지은 홍색 치마와 저고리를 입혀 보기도 한다. 옷을 만드는 데는 서투른 한 섭이네는 깨진 바가지를 실로 다시 꿰매는 건 잘한다고 웃음을 짓기도 한다. 일을 하던 아주머니들은 시집가시면 곧 못 보게 될 테니 아가씨에게 일 할 때 늘 들려주었던 숙영낭자전을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자 향금 아가씨는 못 이기는 척하며 낭랑한 목소리로 글을 읽기 시작한다.

숙영낭자전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전생에서부터 연분이었던 선군과 숙영이 신선의 마을, 옥연동에서 만나게 되어 서로 결혼한다. 그러나 선군이 숙영에게만 빠져 공부를 게을리 하자, 아버지와 숙영은 과거를 보러 가라고 한다. 하지만 길을 떠나자마자 밤에 몰래 돌아오고 그 모습을 아버지가 봐 다른 남자로 오인한다. 때맞춰 선군을 좋아하던 매월이란 처녀가 모함하고, 숙영은 결백을 위해 자살한다. 선군은 과거에 급제하였으나 그 사실을 알고 돌아와 매월을 처형한다. 그러자 숙영이 다시 살아나 함께 산다는 내용이다.

첫 대목을 아가씨가 읽자, 차례로 출연자들이 따라 읽었다. 주인공인 선군이 신선의 마을이라는 옥연동에 가 숙영 낭자를 만나는 대목을 읽고 나서, 규방의 가장 막내인 막순이가 혼잣말로 시집가는 아가씨를 부러워하며 왜 자신은 알아주지 않는지, 언제쯤 자신은 결혼을 할 수 있을지 말하며 한숨을 쉰다.

그러는 사이, 많은 대목을 읽은 아가씨가 쉬었다 하자며 과자와 물을 떠다 달라고 한다. 기다리면서 과수댁이 규방에 남은 사람들에게 짓궂은 장난을 친다. 관객들도 재미있다고 웃었다. 모두 간식을 먹고 다음 이야기를 읽었다. 절정에 이르자 배우들은 각자가 이야기 속의 인물을 한 명씩 맡아 대사를 빠르게 진행했다. 아가씨는 입 모양을 책 읽는 것처럼 계속 움직인다. 붉은 조명과 극적인 숙영 낭자가 자살하는 장면이 나오고 나서는, 다른 사람들은 정지 상태로 있고 아가씨가 혼자 말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시집을 가면 자신이 서방님에게 사랑 받을까 하는 생각에 걱정을 한다.

어느새 책을 모두 읽고 뒷정리를 한 뒤에 잠이 든 섭이네만 빼고 모두 방으로 간다. 그녀는 꿈에서 옥연동의 선군이 자신 앞에서 춤을 추는 것을 보며 좋아한다. 뒤에서 그림자로만 춤을 추던 선군이 실제로 무대 안으로 들어와 멋들어지게 춤을 추며 막이 내렸다.

밤이 늦도록 여자들이 일을 하면서 힘들었던 고단함을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들으며 풀어나가는 것이 참 지혜롭게 보였다. 이야기를 읽어 달라며 부탁하던 아주머니들은 드라마에 빠져 있는 엄마들의 모습처럼 보였다. 극 중 아주머니들의 재미있는 농담과 캐릭터의 설정으로 관객석에서는 웃음이 많이 터져 나왔다. 숙영낭자전의 이야기도 어떻게 바뀔지 몰라 긴장감 있을뿐더러, 아주머니들이 각자 한 역할을 맡아 역할극을 진행하는 것도 실감났다. 재미있는 고전을 연극을 통해 볼 수 있는 공연 ‘숙영낭자전을 읽다’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