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조몰운대초등학교
4월 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도시농업박람회에 다녀왔습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이번 박람회는 3월 29일부터 4월 1일까지 열렸으며, 전시장은 6개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박람회는 작년에 비해 좀 더 다양해진 느낌이었습니다.
다양한 박람회 전시물들 중 가장 관심 있게 본 것은 식물들이 벽으로 되어있는 구조물이었습니다. 상추가 제 키보다 높고, 두 팔을 힘껏 뻗은 것보다 더 넓은 벽면을 식물이 푸르게 덮은 형태였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들어가 자세히 보니 1.5리터 페트병으로 만들어져 있어 더욱 신기했습니다. 한통에는 흙과 씨앗이 들어있었고, 다른 한통에는 물이 들어 있는 두 개의 페트병을 튜브로 연결하고 이어 붙여 쌓아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을 이용하면 넓지 않은 공간에서도 많은 양의 채소를 재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작품은 도시농업 콘테스트 우수 작품으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초록벽의 원리라는 설명에서처럼, 이 구조물은 각 통으로 흘러 들어간 물이 호스 높이보다 높으면 그 다음 단계인 아래의 통으로 물이 공급됩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물의 양을 일정하게 조절하여 토양에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작품이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난번 책에서 본 자격루의 작동 원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책을 찾아보니 정말로 그러했습니다. 자격루는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는 자동 물시계로, 시계 장치에는 물을 내려 보내는 물통과 물을 받는 물받이 통이 있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일정한 속도로 물이 흘러들어가 2시간마다 구슬을 움직여 인형이 종, 북, 징을 울리게 하는 것이 자격루의 작동 원리입니다.
시대와 쓰임새는 다르지만, 일정한 속도로 물이 흘러들어가는 원리를 삶의 다양한 영역에 적용시킨 것은 참으로 지혜로운 발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이러한 자격루의 원리를 응용해,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떠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