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세현서울돈암초등학교
“작가가 우리 마을로 찾아옵니다!”
성북구에 살며 책을 좋아한다면, 더구나 도서관에 자주 가는 이라면 위의 글이 쓰인 포스터를 도서관에서 한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행사는 성북구청의 ‘2012 One Book Seong Book(책 읽는 성북, 하나 되는 성북)’ 행사 중 하나로 작가가 마을로 찾아오는 독서운동이다. 여러 명의 작가가 다양한 주제로 4월부터 8월까지 학교, 새마을문고, 학부모모임,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관 등을 직접 찾아가 독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지난 7월 4일엔 기자가 다니는 서울돈암초등학교로 노경실 작가가 찾아왔다. 오후 2시부터 3시 30분까지 진행된 이 행사에는 학생, 교직원, 학부모, 지역주민, 도서관 관계자 등 약 100여명이 참석하여 즐거운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특히 돈암초 도서 명예교사 어머니들이 적극 추진하고 준비를 많이 했다.
노경실 작가는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나, 199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당선했다. 20세 전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 23세에 등단해 지금은 한국작가회의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철수는 철수다’, ‘복실이네 가족사진’, ‘상계동 아이들’, ‘우리아빠는 내 친구’, ‘열네 살이 어때서?’등이 있고, 최신작으로는 ‘욕심이 왜 나빠요?’, ‘사춘기 맞짱뜨기’가 있다. 주로 아동과 청소년의 마음을 잘 그려내 공감을 이끌어 내는 작품이 많다.
노경실 작가는 1987년에 3년 정도 돈암동에 살아서, 돈암초등학교에 오니 마치 고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하였다. 이 날 강연의 주제는 ‘책 속에서 꿈을 찾아요’였다.
어린 시절 노경실 작가는 퀴리부인을 존경해서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러던 중 고등학생이었을 때 여동생이 폐렴에 걸렸는데, 당시 1학년이었던 어린 동생이 죽기 전 헐떡거리면서 남긴 말이 “큰언니, 약 좀 줘.”였다고 한다. 놀라서 얼른 동생 입 안에 알약을 넣어주었는데도 그 자리에서 바로 죽고 말았다. 노경실 작가는 동생의 죽음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를 쓰는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하였다. 지금도 가끔 꿈에 동생이 나타난다고 한다. ‘복실이네 가족사진’은 동생이 폐렴으로 죽은 일 말고도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노경실 작가는 작가라는 직업에 대해 책을 잘 읽는 방법도 알려주고, 어린이들에게 끈기와 지속성을 갖고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나만의 가치관과 욕심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또한 어린이들이 무대에 나와서 자신의 꿈을 발표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며 꿈과 진로에 대해 조언을 해주었다. 작가가 살고 있는 일산의 한 방송국에서 해야 할 공부는 안하고 연예인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중고등학생들을 예를 들며, ‘마시멜로 이야기처럼 눈앞의 유혹을 이기고 미래를 위해 꾹 참고 노력하는 아이가 되라.’는 당부의 말씀도 전하셨다. 청소년 에세이 ‘사춘기 맞짱뜨기’를 쓴 작가로서 어린이들에게 애착이 있어 더 따뜻한 조언을 해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노경실 작가의 책을 읽은 후 직접 작가를 만나 작가의 생각과 이야기를 듣고 궁금한 것을 물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꿈에 대한 조언도 듣고 꿈에 대해 발표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작가가 우리 마을로 찾아옵니다!’ 프로그램은 노경실 작가 외에도 김혜연, 고정욱, 이정모, 이권우, 신경림, 윤구병 작가 등 약 12인의 작가가 성북구로 찾아오는 프로젝트다. 독서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소통할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니, 가까운 곳을 찾아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을 것이다. 책을 더 즐겨 읽게 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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