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세현서울돈암초등학교
과학기술 청소년 박사를 뜻하는 ‘주니어 닥터’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대덕연구개발특구내 지정 연구기관을 방문하여 과학 강의를 듣고 직접 실험하며 과학기술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7월30일부터 8월18일까지 선택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마다 여권에 도장을 받는다. 도장을 5~9개 모으고 감상문을 쓰면 ‘주니어 닥터’로 인정되고, 10개 이상의 도장을 모으고 감상문을 쓰면 ‘수퍼 주니어 닥터’로 인정된다.
나는 올해 ‘2012 주니어 닥터’를 처음으로 신청했다. 지금까지 총 5개의 프로그램을 수강했고 서울에서도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대부분이 대전에서 진행되어서 두 번이나 대전에 다녀왔다. ‘에너지 그리고 우리생활’, ‘내 입속의 미생물 탐구’, ‘사계절 별자리 탐험’, ‘미생물은 청소부’, ‘붕붕 헬리콥터 만들기’라는 다섯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그 중 지난 8월 3일 대전에 있는 ‘한국수자원공사(K-water)’내에서 진행된 ‘미생물은 청소부’가 가장 인상 깊었다. 환경공학과를 나와 상하수도연구소에서 하수도 처리 연구를 하고 있는 김홍석 연구원님이 강의를 해 주셨고, 김홍석 연구원님과 함께 일하는 곽지훈 연구원님이 실습을 도와주셨다. 먼저 수자원공사의 소개로 강의가 시작되었다. 수자원공사는 산업단지조성, 댐 관리, 시화호조력발전소 관리 등을 하고 있다. 그리고 깨끗한 수돗물을 만드는 곳이기도 한데, 우리나라의 인구의 50%는 수자원공사의 물을 사용한다고 한다.
다음은 미생물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종류는 약 5천만종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재 정확히 알려진 미생물은 170만종으로, 전체의 3%밖에 안 된다. 밝혀진 종류는 많이 없지만, 미생물은 우리에게 아주 고마운 역할을 한다. 생물체가 썩어서 자연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도 바로 미생물인데, 만약 미생물이 없다면 생물체가 썩지 않을 테고 그러면 온갖 시체들이 널려있고 계속해서 쌓이기만 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생활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미생물은 또한 김홍석, 곽지훈 연구원님이 연구하고 있는 하수도 처리 관련해서도 도움을 준다. 하수 안의 오염물질을 미생물이 먹어서, 우리가 깨끗한 수돗물을 마실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생물은 청소부’인 것이다.
미생물이 좋아하는 조건은 물, PH7의 중성, 온도 20도이다. 폐수를 처리할 때 쓰이는 ‘활성슬러지’라는 용액이 있는데 각종 미생물이 들어있는 흙탕물 색의 용액이다. 이 용액에서 미생물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위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그래서 미생물이 좋아하는 조건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바로 각 액체의 산성도를 알아보는 실험을 해보았다. 수돗물, 비눗물, 사이다, 사과주스, NaoH용액, 활성슬러지 이렇게 여섯 종류의 액체를 준비한다. 먼저 리트머스 종이로 실험해 보고 다음은 BTB(브롬티몰블루)용액으로 실험해 보았다. 결론은 ‘활성슬러지’만 중성이었다. 미생물이 좋아하는 조건에 맞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2000만 원대의 고가의 슈퍼 현미경으로 미생물을 관찰해 보았다. 그리고 현미경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머리카락 두께를 재어보는 실험도 하였다. 머리카락 굵기의 평균은 70마이크로메타인데, 나는 86마이크로메타가 나왔다.
‘주니어 닥터’를 통해 여러 가지 재미있는 과학기술들을 배우고, 직접 만들고 실험하며 체험까지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에서 대전까지 가느라 힘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재미있었고 해박한 과학 지식을 얻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 더불어 도장도 다섯 개를 받아 ‘주니어 닥터’로 인정되어 기쁘다. ‘주니어 닥터’ 프로그램은 8월 18일까지 진행된다. 미리 신청을 받아 공식적인 접수는 마감되었지만, 일부 프로그램은 결원이 생길 경우 현장접수도 받고 있으니 확인해 보고 직접 찾아가 ‘주니어 닥터’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