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윤성성남신기초등학교
탄천에서 걷기 운동을 하면서 탄천 주변에 버려진 생활용품도 휴대용 비닐 봉지에 담아 보았다. 생수병, 담배꽁초, 비닐봉지가 아직도 탄천 주변에서 뒹굴고 있어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탄천은 우리 사람을 비롯한 생물들에게 아름답고 유익한 환경을 제공해 주려고 애를 쓰고 있는데 우리도 사용한 생활용품은 꼭 다시 집으로 가지고 가서 정리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런데 또 다른 탄천 모습이 울적한 나의 마음을 바꾸어 주는 것이다. 멋진 가을의 정취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여기 저기에서 마지막까지 자기만의 삶의 의미를 담은 낙엽들이다. 개성있는 빛깔로 땅에 사뿐히 내려 앉아 아름다움을 발하고 있었다. 은행나무길, 자작나무길, 아까시나무길, 떡갈나무길, 느티나무길 ...등을 쉬엄쉬엄 걷다 보면 가지고 간 종이 가방에 낙엽이 한 잎, 두 잎... 쌓이고 쌓였다. 생명의 끝에서 애쓰는 이 친구들에게 뜻깊은 선물을 해 주고 싶어서 가볍고 경쾌한 발걸음에 장단을 맞춰가며 집으로 함께 돌아왔다.
거실에 놓여있는 만들기 보물상자속을 살피다가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멋진 낙엽들로 전등갓 생활용품을 만들자! " 축구공을 가운데 두고 쓰다 남은 작품용 구리 철사로 둥글게 축구공 주변을 윗부분에서 아랫부분으로 돌려서 기초 조형물 만들기를 시작했다. 중간 부분에서 조금 더 아랫쪽까지 뼈대를 만든 후에 축구공을 조심스럽게 아래로 살짝 벌려서 빼 낸다. 나머지 부분은 조금 더 돌려서 둥근 갓 모양을 만든 후 멋스러운 한지로 옷을 입혀 주었다. 이제 기본 전등은 완성되었다.
한지가 구리 철사에 꼭 붙을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에 주워 온 낙엽들을 닦고 말렸다. 마른 전등에 다시 한지를 조금씩 잘라서 붙이고 그 위에 양면 테이프를 붙이고 낙엽으로 꾸미기 작업을 했더니 나의 마음속 느낌과 생각이 작품으로 보여진 것이다.
" 낙엽 한지 전등갓을 한 친구가 나를 보고 있네 ! " 낙엽은 더 이상 쓸모없는 것이 아니었다. 굴러다니고 결국 불에 태워지는 것이 아니라 낙엽도 디자인 소품이 되어 또 다른 의미있는 생명을 간직한 예술품으로 제 몫을 야무지게 하고 있는 것이다.
생명을 불어넣은 ‘낙엽 왕관을 쓴 가을 친구’가 가을, 겨울, 봄 그리고 여름 그 이상까지 나의 방에서 또 다른 친구가 될 것이다. 늦게까지 잠 자지 않을 때 호통을 치는 똑 소리나는 친구의 목소리가 들릴 것이다. "왜 안 자는 거야. 시계를 봐! 어서 잠 자야지!" 슬픈 일이 일어날 때면 다정하게 말할 것이다. "걱정하지 마. 내일은 오해가 풀릴거야. 너의 마음을 꼭 알꺼야 !" 기쁜 일이 있어서 깡총 깡총 뛰고 싶을 때, 근엄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겠지! " 겸손 해야지. 네가 행복해 할 때, 어디선가 슬퍼하는 이가 있을 수 있으니 주변을 살피면서 봉사와 도움을 주도록 해. 그러면 더욱 더 행복해 질꺼야! " 아침에 기분 좋게 일어나면, 아주 상쾌한 목소리로 말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오늘도 좋은 아침! 유익하고 보람차게 하루를 보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