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원광주삼육초등학교
기자는 어릴 때부터 무척 싫어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물놀이다. 아기 때부터 물을 무서워한 점도 있고, 또 약간의 비염도 있어 수영장은 기자에게 멀게 느껴지는 곳이었다. 그런데 물을 싫어하게 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6살 때의 기억 때문이다.
기자가 6살 때, 리조트에서 아빠가 어른들이 타는 물놀이 기구에 기자를 태워 정말 아찔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기자가 물에 뜨는 수영복을 입고 있어서 위험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머리가 무거워 자꾸 물속으로 들어가고 몸이 기울어져 물을 많이 먹었다. 물 안으로 머리가 들어간 순간에도 출구를 찾기 위해 물속에서 눈을 크게 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안전요원은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였고, 기자는 가까스로 물속에서 계단을 찾아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모니터를 보던 아빠가 급하게 계단으로 뛰어왔지만, 이미 스스로 물 밖으로 나온 후였기 때문에 아빠는 두고두고 엄마에게 혼이 나야만 했다.
사실 수영을 할 수 있었더라면 그런 일쯤은 아무 것도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날 이후 우리가족은 물놀이를 피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하면 그러니까 더더욱 수영을 배워야한다고 말하곤 하지만, 막상 물 가까이 가자면 여전히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학교에 가게 되니 친구들과 물놀이를 가야할 일도 생기고, 또 여름이 오면 자연스레 물을 만나게 된다. 이제 더 이상 물을 피할 수만은 없는 때가 온 것이다.
수영의 종류, 멋진 폼, 그런 것은 중요치 않다. 기자에게는 물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생존의 수단으로써 수영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에게는 수영장이 즐거운 장소이겠지만 기자에게는 비장한 결심을 하게 하는 장소다. 그래서 이번 여름 방학 때는 수영을 꼭 배우겠다고 결심했고, 이를 위해 벌써 수영강습을 신청해놓았다.
이제 어릴 적 나쁜 기억과는 작별 인사를 할 것이다. 수영을 배워 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되고나면 그땐 물놀이를 즐길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비장한 각오로 수영장으로 향하게 될 기자에게 힘찬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