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즐기는 전통 세시풍습

이제 곧 추석이 다가온다. 음력으로 8월 15일인 추석은 일년 중에 달이 가장 밝다고 해서 한가위라 부른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만큼만’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한가위에는 먹을 게 많은 데다 즐거운 놀이로 밤낮을 지내므로 늘 한가위 때 같았으면 좋겠다는 뜻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만큼만 한 추석을 어떻게 보낼까?

우선 한가위에는 조상께 올리기 위해 송편을 빚는데 송편을 빚을 때 예쁘게 빚는다. 그래야 예쁜 여자를 혹은 잘생긴 남자를 신랑, 각시로 맞이할 수 있다고 한다. 혹은 예쁜 자식을 낳을 수 있다고 하니 정성을 다해 예쁘게 송편을 빚는다.

추석에는 햇곡식으로 만든 떡과 햇곡식으로 빚은 술, 새로 수확한 햇과일들을 올려놓고 차례를 지낸다. 며칠 전 할아버지 산소에 다녀왔는데 추석이 되기 전에 산소에 가서 풀을 깍는 일을 벌초라고 한다. 옛날에는 벌초가 잘 되었으면 그 후손들을 효성스럽다고 했고, 벌초가 잘 안되었으면 불효 자손이라고 손가락질을 하였다고 한다. 그러므로 추석 차례를 마친 뒤 산소에 찾아가 술과 과일, 포를 차려 놓고 정성껏 성묘를 하자. 효성스런 후손이 되자.

반보기는 옛날에 결혼한 여자들이 바쁜 시집살이와 교통도 발달되지 않은 것 때문에 친정에 갈 수가 없어서 친정 어머니와 딸이 서로 날짜를 잡아서 중간 지점에서 만나는 것이다. 그동안 만나기 힘들었던 엄마와 딸이 만나서 맛있는 음식도 같이 먹고 정을 나누는 것이라고 한다.

추석 명절을 맞이해서 농촌에서는 한가할 때에 소놀이라는 것을 한다. 두 사람이 허리를 굽힌 뒤에 등에 멍석을 씌운다. 앞사람은 방망이 두개를 들어서 소의 뿔처럼 만들고 뒷사람은 새끼줄로 소꼬리 모양을 만들면 소의 모습과 비슷하게 된다. 이 소를 앞세워서 농악을 치면서 부잣집이나 농사 잘 지은 집을 찾아다니면서 한바탕 신나게 놀면 집 주인은 술과 음식을 대접했다고 한다.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해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추석 명절을 맞이하면 연휴동안 학교에 가지 않는 것처럼 옛날에도 추석 명절을 맞으면 서당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 서당에 가지 않는 동안 학생들은 가마를 만들어 이웃 마을 서당의 가마와 싸우면서 놀았다고 한다. 가마를 끌고 달려가서 가마끼리 부딛치게 해서 부서지는 쪽이 지는 놀이이다. 옛날에는 승리한 서당에서 과거에 합격자들이 더 많이 나온다는 말이 전해져서 가마를 열심히 튼튼하게 만들고 온 힘을 다 해서 가마싸움에 참가했다고 한다. 열심히 놀고 이기면 과거에 합격도 하니 얼마나 흥겨운 놀이였을까?

마지막으로 추석명절에는 강강술래라는 놀이가 있는데 이 놀이는 전라 남도 남서 해안 지방에 전승되어 온 여자들이 하는 놀이이다. 추석날 달이 뜨기 시작하면 젊은 여자들이 넓은 마당에 모여서 서로 손을 잡고 둥글게 원을 그리면서 춤을 춘다. 맨 앞사람이 소원을 말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강강술레’를 후렴으로 반복하는 데 밝은 보름달 아래에서 여자들이 모여 강강술레를 하는 모습은 굉장히 아름답다고 한다.

지금은 이런 놀이들을 실제로 하기는 힘들지만 사진이나 텔레비젼으로 본 기억이 있다. 내가 실제로 해 보고 싶은 것은 가마싸움이다. 친구들끼리 모여서 큰 가마를 만들고 이웃 학교 학생들과 가마싸움을 해서 이기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생각만 해도 입가에 웃음이 돈다.

추석날이 되면 아침 일찍부터 친척들이 모두 집으로 와서 차례상을 차리고 차례를 지낸다. 차례를 지낼 때는 조용히 해야 해서 동생과 장난치고 놀 수는 없지만 먹을 것도 많고 온 가족들이 다 모이기 때문에 정말 신이난다. 평소에는 공부를 열심히 하다가 추석 명절에는 학교를 쉬니까 그것도 정말 좋은데 친척들이 모두 모여서 모두 웃고 놀아주는 사람도 많아서 추석은 정말 기대되는 명절이다.

공윤환 독자 (명지초등학교 /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