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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우 독자 (서울구로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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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추석 옛날이야기

- 온 동네가 시끌 벅쩍

할머니의 옛날 추석이야기를 들어봅니다. 11살, 당시 내 나이에 할머니(김행도)는 군산 미원동에 사셨습니다. 여덟 형제가 북적대는 집에서 추석이 다가오면 어머니가 먼저 옷을 만들 준비를 하셨습니다. 지금은 추석 빔으로 예쁜 색동 한복이나 새 옷을 사주시지만 그 때는 어머니가 손수 한복을 만들어주셨답니다. 그것도 여자 아이만 만들어주셨습니다.


할머니는 세 자매 중 장녀인 할머니의 한복부터 만들기 시작해서 맨 마지막에 막내의 한복을 만들었답니다. 그때는 다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손바느질하는 어머니 옆에 찰싹 달라붙어 앉아서 저고리와 치마를 다 만들어서 옷걸이에 걸어놓을 때까지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또 기다렸답니다.


추석 때면 늘 갑사란 옷감으로 한복을 만들었는데 저고리는 하얀색으로 하고 치마는 보통 하늘색이나 분홍색으로 했습니다. 저고리깃과 끝동에는 치마색과 같은 색으로 단을 대서 멋을 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요즘 제가 입는 색동저고리와는 좀 다르지만 사 입는 것보다 엄마가 만들어준 옷을 입는 느낌이 다르겠지요.


추석이 되는 날 동네 아이들이 모두 추석 빔을 입고 나와서 온 동네를 아름답게 물들였습니다. 그 때의 여자 아이들은 널뛰기와 그네놀이, 강강수월래를 하면서 밤새워 신나게 놀았습니다. 요즘 같으면 마을에서 밤새워 노는 신나는 일은 드문 일이라 참으로 부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머니도 다시 그 때로돌아간 듯 신나게 이야기를 이어나가셨습니다.


널뛰기놀이는 주로 아버지의 몫입니다. 아버지는 추석 전에 대청 마루 밑에 두었던 넓다란 널판지를 준비해두었다가 추석날 앞마당으로 꺼냅니다. 물론 그전에 커다란 가마니를 준비해서 양 끄트머리를 단단히 묶은 후 마당에 홈을 파고 가마니를 올려놓습니다. 마당에 홈을 파는 것은 가마니가 움직이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지요.

그리고 그 가마니 위에 널판지를 올려놓습니다. 마지막은 널판지 양 끄트머리가 땅에 닿는 부분에 홈을 파놓습니다. 그것은 널을 뛰다가 착지할 때 부드럽게 널판지가 내려앉도록 하기 위해서 입니다. 널뛰기를 하는데 엄청나게 뛰어오르면 맞은편 집 앞마당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간혹 뛰어 아주 높이 뛰어오르다 내려올 때면 다치기도 하는데 안전을 위해 오늘날 빨래줄처럼 널뛰기 옆에 안전 손잡이를 만들어놓고 널을 뛰면서 내려올 때 안전하게 잡도록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요즘 어린이 놀이터처럼 안전을 생각해서 만든 장치라고 할 수 있지요.


학교에서 널뛰기를 몇 번 해봤는데 한번도 안전줄을 본 적이 없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하나 얻게 되었습니다. 학교에 제안을 해봐야겠어요.


사내 아이들은 동네 입구에 만들어 놓은 초소에 올라가서 놀기도 하고 자치기, 윳놀이를 편 갈라서 많이 하고 놀았습니다. 마을 입구 초소에는 커다란 가로등이 있어서 마을 입구를 밝혀주고 있어서 저녁 늦게까지 노는데 안성맞춤의 장소였답니다.


추석날 또 하나의 이벤트는 집집마다 송편을 나르는 진풍경입니다. 온동네 사람들이 서로 친척인 듯 이웃끼리 집에서 만든 송편을 쟁반에 싸들고 뛰어다니는 한복 입은 여자아이들을 생각해보세요. 송편나르기는 여자 아이들 손에 늘 들려 있었답니다. 이집 저집 서로 만든 송편을 맛보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당시 할머니의 할아버지는 그 마을 농감이셨답니다. 추석이 되어 한해 농사를 지은 햇곡식이 모아지면 말과 소가 끄는 마차에 쌀가마니를 한가득 실어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돼지를 잡아 동네잔치를 벌였답니다.

특히 추석 때는 마을 집집마다 가장들에게는 옷 한벌씩 선물을 하고, 집밖에 서성이는 거지들이 있으면 불려 들여 배불리 먹여 보내곤 했습니다.


할머니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추석은 요즘처럼 집에서 송편을 빚어 성묘를 하고 친척들이 모여서 오순도순지내는 추석이라기보다는 동네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시끌벅적하게 한바탕 노는 신나는 축제였답니다.


할머니께 추석의 옛날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그시절 추석축제에 다녀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지우 독자 (서울구로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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