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진경덕초등학교
“내가 맞장구를 쳐주면 애들은 나도 너에게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 테니, 너를 신경 쓰지 않고 네 얘기도 별로 하지 않겠지. 그래서 일부러 맞장구를 쳐준 거야. 내가 너의 험담을 왜하겠니? 내 친군데 말이야."
나는 순간 울컥했다.
‘친구’
그 한마디 말을 간절히 듣고 싶었던 것이었는지 감정이 복받쳤다.
"미안해."
"주변 친구들이 뭐라 그러던지 상관하지 마! 네 곁엔 내가 있잖아!"
"어...? 어, 그래. 그럼 내일보자."
나는 순간 마음이 복잡해져 대충 얼버무리고 집에 돌아왔다. 자려고 침대에 누워도 자꾸만 하교시간 때의 일이 생각났다.
‘걔는 정말로 나와 진정한 친구가 되고 싶은 걸까?’
아직은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생겼다. 내 장애를 극복하고 전수진과 친구가 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화를 낸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하고 혼자가 되기 일쑤다. 전수진도 쉽게 짜증을 내는 내 모습을 보면 날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해 걱정이 되었다. 여러 가지 고민 때문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렇게 밤새 고민하는 사이 다음날이 되었다.
하늘은 맑고 화창했다. 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엄마가 차를 타고 나를 데려다 주었다. 몇 분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학교에 도착해 있었다.
교실 문을 열고 자리에 앉으니, 수진이가 반가운 얼굴로 웃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