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현 독자 (대구대덕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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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먼저 잘못 한 거잖아요!"
"당신이 먼저 나한테 화를 낸 건 맞잖아!"
희범이네 집에서는 오늘도 우당탕 싸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여보, 회사 잘 다녀오세요~"
"아빠 다녀오세요~"
소영이네 집에서는 오늘도 온 가족들이 아빠께 합창 인사를 하네요.
여러분의 가정은 희범이네 집인가요, 소영이네 집인가요? 푸른누리 기자분들과 독자분들은 아마 소영이네 집일 것이라고 생각 됩니다.
가족, 가족의 사전적 의미는 ‘부부와 같이 혼인으로 맺어지거나, 부모ㆍ자식과 같이 혈연으로 이루어지는 집단. 또는 그 구성원’ 입니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의미는 이 보다 훨씬 많은 사랑의 의미를 담고 있지요. 여러분은 가족구성원들의 사랑의 근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가족구성원들의 사랑의 근원은 바로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과 오해가 생겼다면? 진지한 대화를 통해 풀 수 있고, 부모님께 꾸중을 들었을 때는 애교섞인 대화로 잘 풀어가고, 그러면서 사랑이 생기고... 솔직한 자기 마음을 이야기 하며 더욱 친밀한 사랑을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모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따로 정해 놓지 않습니다. 사실 저 역시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간을 정해놓지 않아도, 함께 있을 때에는 부모님과 함께 솔직한 대화를 나눈답니다.
학교 마치고는 1번을 꾸욱~
학교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가 들리고, 저는 신발장에서 신발주머니를 꺼내며 휴대폰을 듭니다. 그리고 바로 전화를 거는 곳은, 단축번호 1번, ‘엄마’입니다. 그리고 엄마가 전화를 받으면, 학교에서 일어났던 이야기, 그리고 전달사항 등을 모두 이야기 합니다. 엄마가 직장을 다녀서 그런지 엄마와 통화를 하면 뭐가 그렇게 할 말이 많은지 모른답니다.
저녁 7시 15분의 내 머릿 속 자명종!
저녁 7시 15분이면 어김없이 울리는 제 머릿 속 자명종! 왜 꼭 저녁 7시 15분이냐고요? 그 시간은 제가 학원에서 돌아오는 시간과 엄마가 직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같아서입니다. 학원을 마치고, 엄마가 집에 오는 길로 쪼르르 마중을 달려 나가 엄마 손에 들려 있는 짐들을 같이 들어주며 나란히 걸어 오는 시간 입니다. 나란히 걸어오면서도, 엄마와 저는 사랑과 진심어린 대화를 나눕니다. 그러면 엄마는 "이렇게 예쁜 우리 딸이 어디에서 나왔지?"하며 장난을 치곤합니다.
엄마와 충돌이 생겼을 땐...
혹시... 오늘 엄마와 의견이 맞지 않아 충돌이 생기신 분 계신가요? 저는 제 의견과 고집이 강한 편이라 엄마와 충돌도 많답니다. 그럴 때면 나중에 흥분을 가라앉히고, 서로에게 자신이 잘못 했던 점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엄마께서는 그 때면 제가 엄마에게 바라는 점을 묻기도 합니다. 그리고 엄마도 어른이지만 잘못한 점이 있을 수 있고, 실수가 있을 수 있다고 제가 마음에 상처를 입었던 엄마의 말에 대해서는 사과를 해 주십니다. 그래서 저는 엄마가 너무 좋은가 봅니다.
야심한 밤의 솔직한 대화
밤에 둘만 깨어 있을 때 나누는 대화도 사랑을 더욱 돈독하게 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답니다. 저희 엄마는 직장에 다녀와 힘든 몸이지만 제가 잠드는 12시쯤까지 옆에서 기다려 줍니다. 그리고 제가 잠에 들기 직전 가장 조용한 시간에 대화를 나눕니다. 밤에 어울리는 조용한 목소리로요. 그리고 잠 들기 전, ‘안녕히 주무세요, 사랑해요.’, ‘그래, 엄마도 사랑해, 피곤하다. 빨리 자.’하는 말도 잊지 않습니다.
아빠의 미소
저희 아빠는 직장에서 늦게 들어오신답니다. 그래서 저와 제 동생은 아빠 얼굴을 보는 시간이 엄마 얼굴을 보는 시간보다 적습니다. 그렇지만 저희 아빠는 피곤한 일요일에도 꼭 저희와 함께 놀아 주고, 조금 쉬고 싶은 마음도 있으실 텐데 내색없이 항상 자상한 미소를 지으며 저희와 함께 해 주신답니다.
부모님과 저와의 사랑은 이런 ‘대화’ 덕분이 아닐까요? 대화를 하면서도 서로의 사랑 가득한 눈빛 속에 빠지며 눈을 마주치는 우리 가족. 이렇게 가족과 눈을 마주치는 것 만으로 상대방의 속마음을 헤아릴 수 있고, 더욱 깊고 진실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답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사랑이라는 끈끈한 줄로 연결 되어 서로를 더욱 따스하게 감싸주는 ‘가족’. 지금, 부모님이 계시는 방으로 쪼르르 달려가 부모님께 안기며 이야기 해 드리세요.
‘사랑해요, 엄마 아빠.’
그러면 부모님의 얼굴에는 활짝 핀 코스모스처럼 환한 미소가 번질 거예요.
이채현 독자 (대구대덕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