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지 독자 (서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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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7일 수요일, 엄마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부엌이 온통 분주해졌다. 커다란 양재기가 나오고 상큼한 냄새가 감돌고 있었다.
◇ 기자: 무엇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 어머니: 김치를 담으려고 한단다.
◇ 기자: 오늘은 무슨 김치를 담으시나요?
◆ 어머니: 배추김치와 열무김치, 그리고 겉절이를 담으려고 하지!
◇ 기자: 지금은 김치의 어느 단계인가요?
◆ 어머니: 이미 배추와 열무를 절여 놓았고 김치 속도 만들어 놓았으니 이제 담기만 하면 된단다.
◇ 기자: 김치를 담는 일은 무척 번잡하고 어렵지 않은가요?
◆ 어머니: 나도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단다. 그리고 처음 책을 보고 김치를 담기 시작할 때에는 실패하기도 많이 했지. 배추 김치를 담았는데 간이 맞지 않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질리도록 김치찌개만 해 먹은 적도 있어. 하지만 경험이 늘어갈수록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 기자: 언제부터 김치를 담기 시작하셨나요?
◆ 어머니: 너희들이 어릴 적에 3년 반 정도 외국에 살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파는 김치의 맛이 마음에 들지 않고 어릴 적 어머니가 담가 주시던 시원하고 깊은 맛이 그리워 담기 시작했지. 그리고 또한 사랑하는 우리 집 아이들에게 조미료가 없고 깨끗하게 요리된 김치를 먹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직접 담기 시작했어.
◇ 기자: 요즘은 파는 김치도 많은데 힘들게 왜 직접 담그시지요?
◆ 어머니: 김치는 지방마다 가정마다 맛이 다른데, 파는 김치 중에 내 입맛에 딱 맞는 김치를 고르기는 정말로 어렵더구나. 또한 공장에서 대규모로 진행되는 과정의 청결함도 보증할 수 없지 않겠니! 그리고 사는 김치 값으로 배추를 사서 담으면 양이 무척이나 차이가 난단다.
◇ 기자: 김치의 좋은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어머니: 김치가 우리의 전통 발효식품으로 건강에 좋다는 얘기는 익히 들어 알고 있겠지? 직접 김치를 담가 보면 참 묘한 생각이 든단다. 김치는 단시간에 만들어지는 음식이 아니기에 하루 종일 또는 길게는 이틀은 머릿속에 계획이 잡혀 있어야 하지. 하룻밤 배추를 절이고 무채를 썰어 준비하는 과정과 김치를 담은 후 익어가는 과정은 참 흥미로워. 처음에는 김치를 담아 통에 담아 놓고는 양념한 배추에서 조금씩 국물이 생기는 것이 신기하여 밤새 들여다 본 적도 있단다. 직접 김치를 담가 보면, 아니 오늘 옆에서 구경만 해도 김치가 얼마나 과학적인 음식인지 깨닫게 될 거야. 열무김치를 담을 때도 국물이 많은 물김치를 먹고 싶으면 열무를 절이지 않고 담기도 한단다. 이제 겨울이 되니 한동안 열무 김치는 먹기 힘들겠구나! 또 김치는 창의성을 요구하는 음식이기도 하지. 김치 속을 만들 때 기분에 따라 계절에 따라 굴이나 생새우, 낙지 등을 넣기도 하고, 요즘 같은 김장철에는 갓을 넣기도 해! 그리고 새우젓으로 사용할 때도 있고 액젓으로 할 때도 있고 심지어 소금만으로 담기도 하지. 과일을 넣을 때도 있을 뿐만 아니라 고구마순, 가지 등 여러 야채로 다양한 김치를 담기기도 해! 또한 그 비법과 방법이 끝도 없어 무한하게 재미있단다.
◇ 기자: 아! 그렇군요. 이제 무얼 하실 차례인가요?
◆ 어머니: 이제 배추 속을 넣어야겠구나. 도와주지 않으련?
기자는 생전 처음 배춧잎 사이에 빨간 배추 속을 넣으며 김치가 더 친근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여러 통 김치를 담아 놓으니 부자가 따로 없을 만큼 뿌듯한 마음이 가득이었다. 그리고 바쁜 와중에 친절하게 질문에 답해주신 어머니께도 감사드린다.
신윤지 독자 (서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