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정 독자 (인천창신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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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6일, 엄마의 손을 잡고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이날은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나눔의 달콤한 향기가 솔솔 퍼지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가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뉴스에서 날씨가 무척 춥다고 하여 온 몸에 갑옷을 입은 듯이 두툼하게 입고 왔는데 날씨가 풀려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서울 시청 앞 광장에 도착했을 때 처음 눈에 들어온 광경은 넓은 광장을 가득 메운 하얀 테이블이었습니다. 그 위에는 분홍 바가지와 넓은 쟁반, 앞치마와 토시, 장갑들이 들어있는 뭉치가 올려져 있었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한 터라 저는 한국야쿠르트에서 준비해 둔 따끈한 빵과 두유를 맛있게 먹고, 인터뷰를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는 한국야쿠르트에서 2001년 부산에서 시작하여 2005년 전국 6개 도시로 확대된 국내 최대, 최고 규모의 행사로 10년 동안 77만 포기를 담갔다고 합니다. 사랑의 김장은 홀몸 노인, 소년소녀 가장, 장애인 25,000여 가구에 12만 포기를 담가 10L씩 전달한다고 합니다.
1시가 다 되어가자 푸른누리 기자들은 앞치마를 하고 머리엔 위생모자, 손에는 면장갑과 토시, 고무장갑을 차례로 착용하고 한국야쿠르트의 과장님께서 배정해주신 테이블로 갔습니다. 무대에 사회자가 나와서 시작을 알리는 개회식을 했습니다.
먼저, 양기락 한국야쿠르트 사장님과 오세훈 서울특별시장님의 인사 말씀이 있었습니다. 양기락 한국야쿠르트사장님께서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한국야쿠르트 여사님과 동참하는 푸른누리 기자단에게 감사 인사를 하며 "나눔은 나눌수록 커지는 것처럼 사랑을 김장김치에 담아 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님께서는 시청광장을 가득 메운 여러분께 고맙다는 인사 말씀을 시작으로 날씨가 따뜻해서 다행이라 하셨습니다. 또 "6박 8일 동안 출장이 있는데 김치생각이 날까봐 아침에 설렁탕과 김치를 먹고 나왔다."고 하며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선물이 될 것 같아 3만 서울시민을 대표해서 감사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2,000여 명의 한국야쿠르트 아주머니와 푸른누리 기자들은 다 같이 "2010년 사랑의 김장, 파이팅!"을 외치고 김장김치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조 아주머니들께서는 친절하게 손녀를 대하시듯 저희들을 챙겨주고, 예쁘다는 말도 자주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사실 ‘열심히 해야지’하는 결심은 했지만 처음 해보는 김장이고 또, 혹시 방해나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했었는데, 아주머니들께서 먼저 시범을 보이고는 노란 배춧잎에 굴 하나 집어넣어 저의 입에 넣어 주셨습니다. 김치 맛이 그토록 달콤한지 처음 알았습니다.
아주머니들께서 하는 대로 배추를 꺼내어 배춧잎 사이사이에 양념을 발랐습니다. 처음엔 서툴렀지만 할수록 속력이 붙고 간간히 먹는 김치는 피로회복제였습니다. 아주머니들께서 너무 크게 김치를 싸서 제 입에 넣어 주셔서 저의 입주위는 빨갛게 양념들이 묻어 주위에서 저를 보며 웃으셨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는 아파왔지만 한통 한통이 채워질 때마다 제 마음 속의 행복이 가득 차는 것 같았습니다.
김치통 한개에는 포기 7개에서 9개가 들어갔는데 아주머니들께서는 조금이라도 더 꽉 채우려하는 모습은 정이 넘쳐나는 것 같았습니다. 신나는 음악에 맞추어 어깨춤을 추기도 하고 엉덩이를 실룩거리는 아주머니들을 보며 시간가는 줄 몰랐는데 거의 10통쯤 채웠을 때 푸른누리 기자들은 철수한다고 방송이 나왔습니다. 더하고 싶고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무언가 모를 아주 큰 행복이 저의 가슴에 자리잡았습니다.
봉사라는 것은 그리 힘든 것이 아니라 나의 작은 희망의 씨앗을 다른 사람에게 심어 주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 더 큰 행복을 얻게 된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모두가 나누는 행복한 세상으로!!
장유정 독자 (인천창신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