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경 독자 (중대부속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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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님도 일부러 찾아갔다는 세계문화유산 안동 하회마을. 그 멋진 모습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지난 11월 14일 일요일 경상북도 안동으로 향했다.
올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양동마을과 함께 등재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은 하회마을은 풍산 류씨가 600년전통을 이어 내려오는 마을이다. 하회마을로 들어가는 데는 여러 가지 코스가 있지만 매표소로 직접 들어가는 길을 택했다. 매표소 입구에는 엘리자베스 여왕 기념관이 있는데 방문 당시 차려드린 생일상을 재현해놓아 흥미로웠다.
마을버스를 타고 입구에 도착해 작은 골목길을 지나 눈길을 끄는 큰 집이 바로 하회마을의 가장 부잣집인 북촌댁이다. 단순한 부자에 그치지 않고 마을에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부를 나누고 베풀었다고 한다.
그 다음 눈길을 끈 곳은 삼신당의 느티나무이다. 아기가 잘 자라기를 기원했다는 이곳은 하회마을의 광장 같은 곳으로 ‘하회별신굿 놀이’가 원래는 이곳에서 열렸었다고 한다.
하회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양진당, 서애 유성룡 선생의 종가인 충효당, 이 두 건물 모두 보물로 지정돼 있고 아직까지 후손이 살고 있다.
그렇게 한 바퀴 마을을 돌아 나오면 서애 유성룡 선생의 형님이 만드셨다는 소나무 숲 만송정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만송정 아래 백사장을 지나 배를 타고 건너면 유성룡 선생이 책을 썼다는 옥연정사가 보이고 가파른 절벽을 오르면 바로 유명한 부용대이다. 64미터의 높이에 있어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하회마을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부용대를 내려와 서쪽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퇴계이황 선생이 현판을 썼다는 겸암정사도 있다.
안동하회마을 여행에서 꼭 보아야 할 ‘하회별신굿놀이’에 늦지 않기 위해 부랴부랴 공연장으로 향했다. ‘별신굿’이란 ‘별나다’, ‘특별나다’의 의미에서 비롯되었고 마을신을 달래기 위해 드리는 제사 중 쓰였던 탈이 바로 하회탈이다. 고려 때부터 이어져 현재 국보 121호이기도 하다. 인간문화재 선생님들도 참가한 이날 공연은 휴일이라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고 탈 하나마다 각기 다른 표정들이 참 재미있었다.
나오는 길에는 한지체험 학습장에 들러 한지 뜨기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닥나무를 미리 불려놓은 것을 뜰채로 떠서 나뭇잎을 넣어 누른 뒤 전기로 만드는 간단한 체험이었지만 교과서에 등장할 한지 만들기를 미리 체험한다는 것이 즐거웠다.
하루 종일 걸어 다녔더니 다리도 아프고 출출하여 안동 헛제사밥을 먹어보기로 하였다. 제사를 지내고 남은 나물과 전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낸 우리의 조상들. 재활용의 의미와 맛이 어우러진 밥상이었다. 고춧가루가 들어간 안동식혜 또한 특이한 이곳만의 별미이다.
이렇게 하회마을을 돌아보는데 무려 다섯 시간이 넘게 걸렸다. 타박타박 걸어 작은 돌담길을 지나고 하늘같이 높이 솟은 대문을 지나 낙동강 변을 걸어 나오기까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 들었다. 참 조용하고 여유로운 풍경. 그 안에서 들려올 것 같은 글 읽는 소리. 유명한 학자와 많은 책들, 그리고 지금의 학교에 해당하는 서원들이 많은 이유도 알 것 같았다. 글을 읽다가 힘들면 강변을 산책했을 우리의 조상들. 그 여유로운 마음을 느끼기에 충분했던 11월의 하루였다.
김영경 독자 (중대부속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