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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호 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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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주영 독자 (문화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26 / 조회수 : 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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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의 달빛처럼 넉넉한 시장을 소개합니다!

해마다 음력 1월 15일이 되면 시장에 등장하는 특별한 음식이 있다. 바로 부럼이다. 밤이나 호두처럼 딱딱한 껍질을 가진 열매를 ‘딱’소리가 나게 깨무는 것을 뜻하는 부럼 깨기는 대보름만의 전통 풍속이다. 여기에는 일 년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고, 치아도 튼튼해져 건강한 한 해를 보낼 수 있게 해달라는 소망이 깃들어 있다고 한다.


이같이 대보름은 재미도 있고, 깊은 뜻도 담긴 전통놀이와 세시 행사들이 가장 많이 행해지는 날이다. 각 마을에서는 마을의 신께 올리는 제사와 회의 등도 이뤄진다고 한다. 집에서는 시루에 찐 찹쌀에 흑설탕, 대추, 밤, 참기름 등을 섞은 뒤 다시 쪄낸 약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설날 때처럼 친지와 이웃들이 모여 마을 행사에 참여하거나 달맞이, 달집태우기 등의 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민족 최대의 명절은 아니지만 가족과 함께 풍성한 음식을 나누는 것만은 똑같은 대보름! 기자는 대보름에 먹는 음식을 조사해보기 위해 기자의 집에서 멀지 않은 ‘일산시장’에 가보기로 했다. 장날이 아니어서 조금은 한산 했지만 재래시장의 모습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온 것은 바로 보름 음식인 호두와 땅콩이었다. 기자도 부럼을 깨물어 한 해를 건강하게 지내고 싶은 소망에 땅콩을 샀다. 그리고는 시장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닭을 파는 가게에서 생닭을 잡는 모습도 보게 되었다. 처음 보는 장면이어서 한참을 지켜보았는데 약간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두 번째로 발견한 보름음식은 모둠나물이었다. 옛 부터 우리 조상들은 보름날 새벽이면 찰밥에 나물을 곁들여 먹는 풍습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무 아홉 짐 하고 찰밥 아홉 그릇 먹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만큼 그 음식에서 힘을 얻었다고 한다. 기자도 참기름에 조물조물 무친 시금치와 고사리, 구수한 냄새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시래기 나물을 보며 군침을 꼴깍꼴깍 삼켰다.

마지막으로 기자가 찾아낸 보름음식은 바로 약식이었다. 쫄깃쫄깃하고 달고 짭조름한 맛이 좋아 평소에도 기자가 즐겨 먹는 음식이지만, 보름에 먹는다면 더 맛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일산 시장에는 보름음식 말고도 갖가지 생선과 주전부리, 곡물, 야채, 정육 등이 있어 구경하는 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기자도 몇 가지 음식과 부럼을 샀는데, 덤으로 조금 더 주시는 상인들의 모습에서 정겨움을 느낄 수 있었다. 취재 중에 만난 ‘제일 청과상회’의 사장 아저씨로부터, 시장의 이런 저런 모습을 자세히 전해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그 인터뷰 내용이다.

기자: 일산 시장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해 주세요.

사장 아저씨: 일산 시장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다고 합니다. 6.25전쟁 때도 있었다고 해요. 재래시장이 점차 사라져 가는 가운데, 경기도에서는 성남의 모란시장과 이곳이 5일장으로서 명맥을 이어간다고 볼 수 있어요. 또한 파주, 문촌 등지에서 재배한 농산물도 직접 판매 하거나 위탁 도매 시장에서 들여오는 물건이 많아서 싱싱한 농산물을 싸게 구입할 수 있지요.


기자: 대형 마트와 비교해 일산 시장은 현재 어떤 상황을 겪고 있나요?

사장 아저씨: 사실 곳곳에 위치한 대형마트 때문에 위협을 받고 있어요. 그래서 5일장이 서는 날 이외에는 손님도 많이 줄어든 상태입니다.


일산시장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기자는 점점 삭막해져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재래시장은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비해 우리가 자주 찾는 대형마트는 전자저울을 이용하여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물건을 판매하는 곳이다. 판매원 또한 그저 상품을 판매하는 일에만 열정을 쏟는 모습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일산 시장은 나물을 사도 한 움큼 더 주고, 두부를 사도 더 큼직한 쪽으로 쓱쓱 잘라 주는 곳이다. 그 모습을 보니 재래시장은 소비자와 상인이라는 삭막한 관계가 아닌, 이웃으로서 서로를 만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건 값을 흥정하며 나누는 대화는 시장을 더욱 활기차고 친밀한 분위기로 만들어 주었다. 대보름의 풍성함과 넉넉함을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는 곳이었다.


달빛이 모두에게 넉넉하도록 고루 비추듯, 대보름을 맞이한 재래시장의 풍경은 참 넉넉하고 좋았다. 2012년 올 한 해도 사회의 구석구석까지 어두움은 사라지고 밝고 행복한 일만 가득한 해가 되길 두 손 모아 기원해 본다.

곽주영 독자 (문화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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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규
대명중학교 / 1학년
2012-02-22 09:12:35
| 시장에 먹음직스러운 것들이 참 많네요. 잘 읽었습니다.
곽주영
발산중학교 / 1학년
2012-02-22 15:32:30
| 감사합니다~^^
정은교
서울창도초등학교 / 5학년
2012-02-27 13:11:30
| 꼭 저희 동네의 ‘도깨비 시장’같네요.^^
손해수
숭신여자중학교 / 1학년
2012-02-27 15:58:19
| 시장모습이 풍성하네요 이번에 집에서조용히 보낸게 후회되네요 덕분에 대보름을 다시 보는듯해요 기사 추천합니다.
박재원
불광중학교 / 1학년
2012-02-27 20:52:42
| 시장에 많은 음식들이 있네요. 저는 대보름날 부럼을 먹었지만 따로 특별히 보내지 못했어요. 주영 기자님의 기사가 아쉬움을 달래주네요. 기사 추천 드려요^^
구연주
운봉초등학교 / 4학년
2012-02-27 23:52:14
| 평소에 그냥 지나가는 모습인데 기자에 의해서 다시 한번 보니 시장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런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은빈
호성중학교 / 1학년
2012-02-27 23:58:45
| 시장보자 대형마트를 자주 이용하다보니 시장에 가면 어리둥절해요.
외할머니와 재래시장 구경가면 정말 재미있어요. 이번기회에 할머니댁 재래시장도 얼마나 다양한 것들이 있는제 자세히돌아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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