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소중한 부엌
본 기자는 항상 방학이 되면 만들기 숙제를 해왔다. 도자기도 만들어 보고, 주름지를 이용한 인형도 만들었으며 광고 전단지를 재활용해서 바구니도 만들었다. 기자는 남자이지만 솜씨가 좋아 바느질로 곰 인형을 만들어 본 적도 있다.
이번 겨울방학 역시 무엇을 만들어 볼까 고민 하던 중, 민속촌에 갔을 때 사온 미니어처 소품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미니어처를 만들어보기로 했는데, 여기서 미니어처란 ‘축소 모형’을 말한다. 실제 모습과 똑같은 것을 아주 작게 만들어 놓으면, 아기자기한 그 모습에 실제 크기의 사물보다 더 흥미롭게 보인다.
‘그땐 그랬지!’라는 제목으로 소박한 옛날 부엌의 모습을 재현해 보았다. 황토 부뚜막에는 장작불을 지핀 아궁이가 있고, 그 위에는 가마솥이 있다. 선반에는 그릇 몇 개와 소쿠리, 조리, 삼태기도 있으며 도마와 칼, 달걀 꾸러미, 시루와 항아리 그리고 짚신도 만들어 보았다.
부엌은 피자박스를 재활용하여 접어 만들었고, 나머지 부분은 황토색 한지로 만들었다. 부엌 바닥은 사포를 붙여 땅의 느낌을 표현하였다. 부엌 선반은 아이스크림 막대기로 만들었고, 도마는 전에 목조 집을 만들었을 때 남은 자투리 목재를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다 재활용했다. 문은 연을 만들 때 쓰는 대나무 살과 이쑤시개를 이용하여 만들었다.
소품 중 그릇, 시루, 가마솥, 항아리는 데코 찰흙을 이용하여 만들고, 말린 후에 각각의 색에 어울리는 한지를 풀로 발랐다. 데코 찰흙은 일반 찰흙에 비해 마르고 난 후 갈라지지 않고 가벼우며, 칼이나 가위로 모양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소쿠리, 조리, 삼태기, 짚신, 달걀 꾸러미 등은 지끈(1mm)을 이용하여 만들었는데, 만드는 방법은 인터넷이나 책을 참고하면 특별히 배우지 않아도 쉽게 만들 수 있다. 달걀은 노란 콩을 이용하였다. 어떤 것은 마르는 데 시간이 꽤 걸려서, 하루에 모두 다 만들지 않고 시간이 되는대로 조금씩 만들었다. 정성스레 다 만들고 나니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작은 부엌이 되었다.
방학이 되어 좋은 점이 있다면, 전부터 만들고 싶었던 것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학기중에는 무언가 만들어 보고 싶어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에, 늘 생각만 하고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방학을 이용해 생각에만 그치지 않고 시간을 들여 무언가를 실제로 만들어 보면, 이렇게 멋진 작품이 나올 수 있다.
최정서 기자 (서울영등포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