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호 12월
 
왜곡되는 역사, 위안부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 470 2009-12-07 26

20일 일요일, 엄마와 함께 첫 봉사활동에 나섰다. 장소는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나눔의 집’. 교과서에서만 배웠던 ‘정신대’ 피해를 겪으셨던 할머니 7분들께서 모여사시는 곳이다.


때는 태평양 전쟁 후기, 일본군은 조선여성들을 마구잡이로 잡아 데려갔다. 공장에 취직 시켜준다느니 편안한 곳으로 데려다 준다는 등의 말로 한창 꽃이 필 순수한 처녀들을 세계 각지에 보내 ‘일본군 위안부’로 삼았다. 그리고 그 분들은 일본군들에 의해 무참히 희생당하셨다.


엄마와 나는 우선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부터 차례대로 둘러봤다. 할머니들의 그림 작품을 비롯해서 무서운 위안부 건물까지 재연되어 있었다. 큰 상처를 받으셨을 위안부 할머니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할머니들께서 계신 생활관으로 갔다. 처음엔 할머니들께서 낯설어 하셨지만 청소나 식사준비 등을 하고 나니 몇몇 분들께서 마음을 여셨다. 내가 안마를 해드린 박옥선 할머니께서 역사 이야기를 해주셨다.


김채은 기자: 할머니께서 당시 어떻게 위안부로 가게 되셨나요?

박옥선 할머니: 아유…그땐 형편도 어렵고 지금 같지가 않았어. 한 18살 땐가? 친구랑 물 길으러 갔는데 저쪽에 일본 군인이 버티고 서 있었어. 우리가 집 쪽으로 갈라고 하니까 우리를 불렀어. 우리가 그냥 못 본 척하고 걸어가니까 막 와서 우리를 힘으로 끌고 가, 우리가 싫다고, 싫다고 집에서 밥 지어야 된다고 울면서 말해도 질질 끌고 갔어. 항아리는 다 깨지고 군인 같은 사람이 여자들을 데려와서 큰 차에 실었어. 우리도 실렸어. 그리고 우리가 밖을 못 보게 커다란 보재기 같은 걸로 확 덮어 씌웠어. 가는 동안 아무것도 안 먹고 도착하고 보니까 허름한 집이 하나 있어. 군인들이 사납게 굴면서 울지 마라 했어. 우리가 밥도 안 먹고 보내달라고 하니까 화를 내. 나는 집에 갈 거라고 하니깐 어떤 군인이 딱딱한 군인 장화로 내 정강이를 뻥 찼어. 아직도 남아있는데,(흉터자국을 보여주셨는데, 할머니 정강이의 한복판이 쑥 들어가 있었다.) 그때 피가 철철 나고 앞으로 고꾸라졌어.


김채은 기자: 위안소에 있으면서 어떤 기분으로 그 고된 하루하루를 보내셨나요?

박옥선 할머니: 죽을 만큼 괴로웠어. 그런 데에서 22살까지 있었으니…….군인들이 하도 많이 괴롭혀서 안 우는 날이 없었지. 중국 외진 땅에서 그런 날들을 너무도 많이 보내버렸어. 점점 친구들이 하나둘씩 없어져서 너무너무 무서웠어.

  

김채은 기자: 해방 후 한국에 언제 오셨나요?

박옥선 할머니: 일본군들이 우리도 갈 곳이 없으니 같이 가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같이 갔어. 가다가 산 몇 개를 넘었는지……. 일본인들은 다가고 나는 조선 사람들 모여 있는 데에 도착했어. 한 영감님 집에서 살다가 어떤 부인 잃은 남자랑 결혼했어. 거기서 한 44살까지 살았나? 그리고 서울에 있는 조카 집에서 살다가 여기 2002년에 왔어.


김채은 기자: 앞으로 자라날 아이들에게 부탁하는 점들을 말해주세요.

박옥선 할머니: 아무리 힘이 세고 강한 일본이지만 제대로 된 것을 가르쳐주고 우리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돼. 일본사람들이 용서를 빌면 평생의 한이 풀리고, 니들이 커서 꼭 역사를 알아야 우리 같은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어.


할머니께서는 내 손을 꼭 잡으며 위인으로 자라서 잘못된 역사를 빨리 고쳐달라고 말씀하셨다. 일본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머니들의 가슴 속의 응어리가 풀린다. 이제는 평생 동안 할머니와의 약속을 가슴 속에 새기며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잇페이씨 콘도우씨라는 일본분을 만났다. 그분은 나눔의 집 직원과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웬만한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더 투철한 역사의식을 지니고 있는 분이었다. 일본인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할머니들께서 사과를 받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계신다. 정말 정직하고 남다르신 분이다. 일본에도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야 한다. 역사의 중요성에 대해 이제 한번 경험 해봤으니, 앞으로는 한달에 한번씩 봉사활동을 하며 역사를 머릿속에 새길 것이다.

"나눔의 집의 할머니들! 건강하시고 장수 하세요^^"

나눔의 집-http://www.nanum.org/main.htm

김채은 독자 (서울남산초등학교 / 6학년)
 

위의 기사는 편집진 추천기사입니다. 각 호 푸른누리 메인 머릿기사 및 메인 인터뷰 기사로 발행된 기사들을 추천 기사로 등록하였습니다.

 
편집진 [kidadmin]  
 
김민경 2009-12-17 17:48:32 축하해~~~~~~~~!!
부럽다~!!!!!!
오정민 2009-12-17 20:59:06 역시 남산쵄^^
정고은 2009-12-28 23:49:48 그런곳에 끌려가신 분들은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을까요? 그런 분들의 수모를 알고 우리도 나라에 대한 애국심을 길러야 할 것 같습니다.
최서연 2009-12-29 22:27:07 와~~~ 퓰리처 상을 받으실 만 하네요~~ 그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상상이 안될 만큼이네요.
대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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