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진 독자 (판교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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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6일 한국야쿠르트와 함께하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푸른누리 기자들이 서울 시청 앞 광장에 모였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무지개색 풍선을 달고 하늘 높이 펄럭이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 깃발이었다. 그 깃발에는 배추 천사가 여러 개의 하트를 가슴에 품고 귀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우리들이 할 일을 그림으로 잘 표현한 것 같아 그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멀리서도 시청 광장에서 하는 행사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듯했다.
우리에게 친근감을 주는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야쿠르트 아주머니들과 청와대 어린이 기자 친구들, 그리고 많은 분들로 시청 앞 광장이 가득 찼다. 좋은 일을 하기 위해 모여서인지 모든 사람의 얼굴이 행복해 보였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님도 오셨고 한국야쿠르트 양기락 사장님도 오셨다. 그리고 언론사 기자들도 많이 모였다. 외국 사람들도 꽤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보며, 우리나라의 대표 음식인 김치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다. 갑자기 어깨에 힘이 쑥 들어갔다.
드디어 야쿠르트 아주머니들과 푸른누리 기자단이 잘 절여진 배추에 양념을 바르기 시작했다. 한국야쿠르트에서 미리 준비해준 위생모와 주황색 앞치마, 하얀 장갑과 고무장갑, 그리고 팔토시로 무장한 모든 사람들이 먹음직스런 빨간 양념을 열심히 바르고 통에 담았다. 6만 포기라는 어마어마한 양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해서 힘든지도 몰랐다. 평소 요리하는 걸 좋아해서 집에서 잘 돕던 터라 어렵지도 않았다.
정말 열심히 양념을 바르고 있는데 옆에 계신 야쿠르트 아주머니께서 “어린데 잘 하네.”라고 칭찬하며, 작고 노란 배추에 굴과 양념을 얹어 내 입에 넣어 주셨다. 나도 똑같이 만들어 아주머니 입에 넣어 드렸다. 아주머니와 나는 서로 방긋 웃었다. 집에서 먹던 맛과는 조금 다른 맛이었다. 엄마의 사랑으로 만들어진 김치보다 더 진한 맛이라고 할까? 정말 맛있었다. 아마도 서울에 사시는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에게 전해지는 사랑의 김치라 더욱 맛있었던 것 같았다.
모든 기자들이 김장을 열심히 해서인지 옷과 이름표, 앞치마에 얼굴까지 고춧가루로 뒤범벅되었지만 그들의 얼굴은 정말 밝아 보였다. 나 또한 온 몸에 양념이 튀고 묻었지만, 땀이 날 정도로 열심히 했다. 앞에서 진행하는 사회자 분이 야쿠르트 아주머니들이 힘드실까봐 신나는 노래도 틀어 주셨다. 아주머니들은 그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하셨다. 양손에 배추를 흔드며 춤 추는 모습에 더욱 신이 났다. 나는 아주머니들의 춤을 보며 그 춤을 ‘김장춤’이라고 이름을 지어드리고 싶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방송에서 청와대 어린이 기자들은 처음 모인 장소로 다시 모이라고 했다. 어른들은 끝까지 하고 우리들은 어려서 힘들까봐 주최한 분들이 배려해 주신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아주머니들과 끝까지 하고 싶었다.
아직도 나는 그날 노란 유니폼을 입고 김장춤을 추던 아주머니들과 매콤한 김치 냄새가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공부보다 더 중요하고 보람찬 것을 배운 날이었다. 사랑은 나눌 때 더 크다는 게 무엇인지를 몸과 마음으로 배운 시간들이었다. 앞으로 ‘나눔’의 행사에 적극 참여하여 이 마음을 또 느껴보고 싶다. 다행히도 12월에는 그런 행사들이 더 많을 것 같아 벌써 기대가 된다.
이예진 독자 (판교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