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리아 기자 (서울길음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122 / 조회수 : 1676
현충원에 피어난 노오란 꽃이 바람에게 물었어요. 6월의 하늘은 파랗기만 한데 왜 이렇게 슬프냐고요. 바람이 대답을 했죠.
“6월의 하늘에는 아주 큰 아픔이 남아있기 때문이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노오란 꽃은 너무나 궁금했어요. 그래서 자신의 꽃잎을 흔든 다음 조용히 떠나려는 바람에게 다시 물었어요.
“그 아픔이란게 어떤 거죠”
바람은 가만히 노오란 꽃을 바라보다가 눈을 감았어요. 한참이 지난후에야 바람은 다시 눈을 떴죠.
"1950년 6월, 이 땅에는 아주 무서운 전쟁이 일어났었단다."
"무서운 전쟁요?"
노오란 꽃은 천둥이 치던 어느 밤이 생각났어요.
"바람아저씨, 전쟁은 천둥이 치는 밤보다 도 무섭나요?"
"그럼. 훨씬 더 무섭지."
"그럼 번개가 치는 밤보다 더요?"
"그럼, 번개가 치는 밤보다 더 무섭지."
"뭐가 그렇게 무서운데요?"
"사랑하는 사람이, 다정하던 사람이 떠나니까."
"어디로요?"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저 하늘 위로 말이야."
"저 하늘 위로요?"
"영원히 헤어진다는 말이다. 소중한 사람을 두고 세상을 떠나는 거지."
"왜, 그런 일이 일어나야 했나요?"
"한민족이 갈라져 서로가 적이 되어야 했으니까."
"그러면 그렇게 떠나간 사람들의 영혼이 저 하늘에 있는 건가요?"
"그렇지. 그래서 해마다 6월이 되면 하늘이 온통 슬픔으로 뒤덮이는 거란다."
노오란 꽃은 그때서야 알았어요. 왜 6월의 하늘이 그렇게 슬프게 느껴졌는지 말이예요.
"그럼 또다시 이 땅에 그런 아픈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건가요?"
"아니, 그렇지 않을 거야. "
"어떻게요?"
"모두가 그들의 가슴 아픈 죽음을 기억하니까 말이다. 그들을 위해 꽃을 바치고, 그들이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지키려했던 이 땅을 다시는 그런 아픔으로 물들이지 않겠다고 모두가 다짐을 하고 있으니까."
"다짐을요?"
"그래, 다짐이지. 이 나라를 언제까지나 평화롭게 만들겠다는 아주 큰 다짐이지."
노오란 꽃은 그때서야 모든 걸 알았어요. 왜 6월의 하늘이 슬퍼보였는지, 그리고 왜 많은 사람들이 6월이 되면 이곳을 찾아왔는지 말이에요. 바람은 그런 노오란 꽃을 바라보다가 소리없이 어디론가 사라졌어요.
최리아 기자 (서울길음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