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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호 8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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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 기자 (인천송월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82 / 조회수 :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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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으로 올라온 참게들

이 이야기는 한강으로 최근 올라온 애기참게들의 모험을 상상해서 써 본 것이다.


우리는 내일 이 바다를 떠나기로 했다. 무리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으신 우리의 우두머리인 회색갑옷 할아버지와 다른 어른들이 정하고 오늘 발표가 났다. 우리는 한국이란 나라의 큰 강인 한강이란 곳으로 나가기로 했다.

우리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까 옆에서 우리 동생이 다가왔다. 우리 동생들은 2월13일에 부화했다. 우리 게들은 바로 게처럼 태어나지 않는다. 우리와 전혀 다르게 생겼는데 인간들은 ‘조에아’라고 부른다. 어른들 몇몇은 이 결정이 못마땅하신 것 같다. 인간들이 우리를 잡아먹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걸 잘 아시는 분이 또 가냐며 계속 그러신다. 사실 나도 들은 이야기인데 회색갑옷 할아버지는 젊었을 때 강으로 돌아갔다가 가족들을 모두 잃고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생겼다고 한다. 할아버지의 등갑에 있는 깊은 칼자국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 일에 대해 회색갑옷 할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결국 어른들이 반대하던 한강으로 가는 날이 되었다. 우리 무리는 300여 마리가 한 무리라서 꽤 큰 무리다. 3일 뒤 우리는 한강으로 통하는 기수역에 도착했다. 그동안 5마리의 어른들이 저인망에 걸려 잡혀갔다. 우리는 3일을 적응해 다시 나아갔다. 나는 아직도 알을 낳으러 다시 내려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민물에서만 살면 우리들과 어린 유생들이 다시 갈 필요가 없을 텐데. 물을 기어오르는 것은 굉장히 힘든 여정이었다.

마을이 보였다. 그때 이미 저녁놀이 어스름하게 내려앉았기에 이 마을 근처의 잔잔한 여울에서 하룻밤 쉬어가기로 했다. 저기 어둠속에 따뜻한 짚더미가 보인다. 나도 모르게 홀린 듯이 그곳으로 가고 있었다. 저곳에는 따뜻한 집이 있을 것이다. 그때 이 환상을 가른 회색갑옷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 돼!”
“참게다!”
이미 늦어 30마리의 참게들이 희생되고 말았다.

살아남은 자들은 새벽의 신이 차가운 대기를 몰고 와 잠을 깰 때 이동을 시작했다. 갑자기 물이 깊어졌다. 드디어 도착하였다. 바로 그때 멀리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말로만 듣던 자라였다. 거의 우리의 10배는 되는 자라였다. 어른들 몇몇은 맹렬히 싸우고 있었다. 그리고 몇몇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저 어스름한 강바닥 속에 다리 몇 개만이 뒹굴고 있을 뿐……. 그러나 더 이상 무엇을 볼 겨를도 없이 나는 도망가야만 했다. 또 다른 몇 마리가 헤엄쳐 왔기에 살아남은 자들은 빨리 도망가야 했다. 나는 바위 뒤로 간신히 숨었다. 주변에도 나와 비슷하게 숨은 참게가 많았다.

자라가 다 돌아간 것을 확인하고 남은 자들은 더 빨리 이동하기 시작했다. 우리 무리는 200마리 정도 밖에 안 남았다. 살아남은 참게들도 다리가 잘리고 어른들은 대부분 집게발의 한쪽을 잃었다. 다리도 잘린 어른도 있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목적을 이루어 한강까지 왔다. 이렇게 여기까지 왔으니 조금 더 힘을 내어 가야만 했다. 그리고 나아가고 있는 도중에는 별 일이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했는데 뭔가 이상했다. 우리의 원래 목적은 논이 나오는 곳 까지 가서 터전을 잡을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이것은 단단한 콘크리트 벽이 아닌가? 이곳은 잠실수중보라고 하는 곳이라고 한다. 옆에는 길이 있었다. 우리는 별 생각 없이 그 곳으로 올라갔다. 그곳에는 이미 수많은 참게가 와 있었다. 몇 천 마리의 참게가 있었다. 그들은 위로 올라가려 하고 있었다. 우리도 위로 가기로 했다. 미끄러지고 떨어지고 다시 악착같이 기어오르기를 반복하면서 드디어 50마리만 위로 올라왔다. 회색갑옷 할아버지는 이곳은 할아버지조차 와 본적이 없는 새로운 세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 사람이 우리를 보았다. “어? 참게네. 게장 해먹으면 맛있겠다. 그런데 이런 포획불가잖아?” 그 위에는 한강 참게 포획금지 벌금 30만원 이라고 써져 있었다. 나는 ‘인간이란 존재가 이렇게 착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처음 했다.

그때 자전거가 휙 지나갔다. 그런데 방금 전까지만 해도 같이 있던 회색갑옷 할아버지가 안보였다. 할아버지는 바닥에 꽉 눌려 이미 돌아가셨다. 놀랍도록 익숙하지만 놀랍도록 많이 변형된 그의 시신에 우리 애기참게 무리가 모였다. 그리고 아까 그 자전거가 다시 돌아오더니 시신을 발견하고 말없이 구덩이를 파서 묻어주었다. 그리고 우리들을 전부 풀밭으로 옮기고 옆에 물을 뿌려 웅덩이를 만들어 주었다.

작은 사랑은 어떤 때엔, 더 큰 사랑을 가져오는 때가 있다. 인간이 지구를 향해 베푸는 작은 온정하나하나가 더 오래 오래 지구와 사람의 유대를 이어가게 할 수 있다. 인간들도, 우리 참게들도, 다른 모든 동물들도 이 사실을 끝까지 알았으면 한다.


한강은 처음에는 모래사장이 있는 이상적인 피서지였다고 한다. 사람이 진짜 많이 모여 어떤 때는 10명이 익사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리가 생기고 수자원 확보를 위해 댐이 건설되고 둑이 놓아지는 등의 개발이 이어졌고 결국 우리 생물들은 한강을 등졌다. 그러나 그들은 다시 복원의 손길을 우리에게 내밀었고, 차디찬 인심에 마음을 닫았던 우리 생물들 역시 다시 돌아오기로 했다. 아직은 서툰 면도 많지만 우리는 그런 인간들을 다시 한 번 믿어보기로 했다. 우리가 처음에 서로 도움을 받고 도와주며 살아온 그런 삶을 꿈꾸며 새로운 무리의 대장 털 집게 아저씨와 우리 남은 무리들은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다시 돌아올 것이다.


인간이 오랜 시간동안 자연과 다른 생물을 바라본 태도는 개발의 대상, 우리의 창고 등 부정적이고 돈으로만 따지려는 태도가 많았다. 태초의 인간이 생겨나 지금껏 살아온 것도 자연을 이용하면서 부터였다. 인간은 불을 이용하면서 강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기의 발견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 자원이 파괴되고 생물들이 쫓겨났다. 태초의 자연은 어머니 같은 존재였고, 인간 역시 서로 공생하며 살았었다. 그러나 무기로 인해 이 공생의 고리가 깨졌고 전쟁을 통한 무역의 발달은 외래종의 유입을, 외래종의 유입은 토종생물 몰살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러한 파괴는 인류의 발전을 위해 어쩌지 못하는 결과이다. 사람이 자원에 눈뜨면서 지구는 개발해야만 하는 곳이 되어버렸다. 지구는 그런 모든 것들을, 자신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인간에게 안겨주었고 날이 갈수록 허약해 졌다.

이제 오랫동안 깨져 아주 부식되어 녹슨 공생의 고리를 서서히 다시 고치고 있다. 이것은 어느 한 사람만 나서는 게 아니라 모두가 녹을 벗기고 다시 용접하여 튼튼한 고리를 만드는 과정이다. 우리는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전기 사용을 줄이고, 석유사용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 그것이다. 전기를 1분 끄면 공생의 고리가 고쳐지는 시간이 1분씩 서서히 앞당겨 진다. 이용을 안 하는 방법은 이미 안 될 일이 되었지만 친환경적인 생활을 하며 이용을 줄일 수는 있다. 자연은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을 가진 자의 것이다. 자연을 파괴하거나 이용하는 자에게는 결코 아름답게 다가가질 않는다. 다만 파괴한 대가만큼 앞날을 살아갈 후손들에게 재앙으로 내려갈 뿐이다.

김현준 기자 (인천송월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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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효
인천논현초등학교 / 4학년
2012-07-21 17:34:58
| 항상 자연을 아끼고, 사랑해야겠어요. 또 신기한 동물이나 바다생물이 있다고 막 잡지 말아야겠네요. 추천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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