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창서울구일초등학교
6월 동안 서울구일초등학교 6학년 7반에서는 우리 동네 생태 조사가 한창이었다. 기자가 살고 있는 동네인 구로1동은 안양천이 가까이 있어서 저녁이나 주말이면 산책, 운동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주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기자는 이 동네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는데, 기자의 부모님은 해가 갈수록 동네가 깨끗해지고 안양천 정비도 잘 되어가고 있다고 하셨다.
그러나 올 여름은 유난히 비가 오지 않고 더운 날이 계속되고 있어 지구 환경 오염에 따른 기후 변화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자의 반에서는 생태 신문을 만들어 모둠별로 발표를 하기로 했다. 생태 신문의 네 가지 주제는 다음과 같다.
1. 길거리에 나 뒹구는 쓰레기
2. 자동차 배기가스
3. 점점 늘어나는 음식물 쓰레기들
4. 우리 동네의 생태계
한 모둠당 2명씩 짝을 이루었는데, 각자 맡은 임무는 다르다. 기자는 몇 가지 생태 관련 질문을 테마로 이웃 주민들을 인터뷰하기로 했고, 기자와 같은 모둠인 예현이는 신문 기사를 쓰기로 했다. 그러면 관련 사진을 찍은 본 기자가 ‘prege’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예현이의 기사를 바탕으로 발표를 하기로 했다. 공동 작업이라 서로 이메일을 통해 계속 정보를 주고받으며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우리는 2주 동안 열심히 우리 동네 주변을 탐색했다. 그 결과 아파트 단지나 개인 공간은 모두 깨끗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동네 주변에 있는 쓰레기통은 늘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쓰레기 통 주변도 늘 쓰레기가 한두개씩 나뒹굴고 있는 모습이었다. 무심코 길에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어린 아이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이런 현상을 ‘님비현상’이라고 한다고 어머니께서 설명해주셨는데, 님비 현상은 혐오 시설 또는 쓰레기는 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고 하면서, 그 외의 구역은 돌보지 않는 이기적인 상황을 뜻하는 용어라고 했다.
음식물 쓰레기통 역시 쓰레기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매일 저녁 11에서 12시쯤 음식물 쓰레기차가 와서 회수해가는데도, 음식물 쓰레기통은 늘 음식물로 가득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현대 사회가 너무나 풍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안양천변은 많은 정비로 인해 예전처럼 냄새도 잘 나지 않고, 예쁜 새와 작은 동물들을 발견할 수도 있는 곳으로 변화했다. 자연 생태계가 인간의 힘으로 다시 복원되고 깨끗해진 것에 대해서는 기분이 좋다.
그러나 서부 간선 도로를 보면 늘 차가 들어오는 도로, 나가는 도로를 많은 차들이 가득 메우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다보니 도로 위 하늘이 뿌옇게 느껴졌다. 여기서도 우리의 삶이 지나치게 풍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인데 차가 너무 많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자원도 아끼고 환경도 생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는 본격적인 인터뷰를 위해 옆집으로 향했다. 우리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였다. 옆집 아주머니와 고등학생인 정은이 누나가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Q. 길거리에 쓰레기가 있으면 안 좋은 점은 무엇일까요?
A. 보기도 안 좋고, 신발에 뭐가 많이 묻을 수도 있고, 애완동물 산책시킬 때 동물들이 쓰레기를 먹어 탈이 날 수도 있습니다.
Q. 음식물 쓰레기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A. 많이 만들어 냉장고에 보관하고 제때 먹지 않아서입니다. 그리고 외식을 자주해서입니다.
Q. 배기가스가 생태계 또는 우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 있을까요?
A.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가 오염되고 그와 관련된 질병이 많아지겠지요. 아토피나 천식과 같은 질병이요.
Q. 안양천으로 산책 갔을 때 새나 작은 동물들을 보았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요?
A. 안양천의 수질이 몰라보게 좋아졌고 냄새도 나지 않고 새무리도 보게 되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산책하면서 여유로움도 느꼈고요. 해질 무렵이면 늘 산책 나가고 싶어요.
옆집 아주머니와 누나의 답변을 들어보니 우리 가족의 생각과도 비슷했다. 되살아난 안양천의 깨끗한 환경에 대해서는 행복해했고 감사함을 느꼈지만, 생활쓰레기가 넘쳐나는 것과 음식물 쓰레기 쌓이는 것에 대해서는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기자의 반에서 후원하고 있는 아프리카, 케냐의 플로렌스는 한 달에 3만원이면 가족이 한 달 동안 생활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가치를 모르고 너무 과소비, 또는 낭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태신문을 만드는 과정을 거치며 기자 자신부터 반성하게 되었다. 그래서 쓰레기는 보이는 대로 주어서 쓰레기통에 넣고, 음식은 적당히 만들기를 실천하기로 했다. 외식도 줄여야겠다는 다짐을 하였으며, 우리 자연 생태계에도 좋은 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사는 지구를 지키는 일이 우리 스스로를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