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소개

곽채원한양초등학교

기자소개

한양초등학교 6학년 곽채원입니다.

푸른누리 2기, 3기에 이어 초등학교 최고 학년인 6학년에도 푸른누리로 활동하게 되어 기쁩니다.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며, 장래 희망은 외교관 겸 작가입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Lemony Snicket은 가장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푸른누리는 꿈의 마차라고 할까요...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푸른누리 화이팅!!!

신문소개

지난 6월 푸른누리의 출범식은 저에게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었습니다. ‘우리가 쓰는 작은 글이 내일의 역사가 된다’는 말은 저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We are the 푸른누리’는 ‘위풍당당 푸른누리’, ‘꿈을 키운 푸른누리’, 그리고 학교 소식, 우리 주변 이야기, 음악, 사진 등을 담은 ‘추억 가득 푸른누리’로 구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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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채원 기자 (한양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39 / 조회수 : 1437
‘빨간 화살표 오빠’ 이민호

서울에 사는 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보았을 버스 노선도에 붙어 있는 빨간 화살표! 기자는 처음부터 버스 노선도에 빨간 스티커가 붙어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신문을 통해 이 빨간 스티커를 붙이는 것이 이민호 오빠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8일, 빨간 스티커를 붙이는 봉사활동을 한 덕에 ‘화살표 청년’이란 별명을 얻게 된 이민호 오빠(24세)와 이메일로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질문과 답변입니다.

Q. 조금 이기적인 질문 같지만 서울시에 민원을 넣으면 굳이 힘들여서 하지 않아도 되는데, 왜 버스 정류장에 있는 버스 노선도에 직접 화살표 스티커를 붙이는 봉사를 하게 되었나요?
A.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고 계시는데요. 제가 서울시에 있는 모든 빨간색 방향표시를 한 건 아니랍니다. 서울시에서 시작했던 것이 맞는데요. 버스 노선 개편으로 새로 제작된 정류장이 설치된 이후 사후 관리가 잘 안 됐어요. 그래서 방향 표시들이 많이 떨어져 나가고 불법전단 스티커, 심지어 노선들이 훼손된 경우도 많이 보게 됐어요. 민원도 넣어봤지만, 처리시간이 28일 정도 걸린다고 했고 신고 된 특정 정류장만 처리하는 방식이었어요. 저 같은 젊은 사람들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지만, 공공장치에 의존을 많이 하시는 어르신들이 길을 몰라 헤매시는 모습을 보고 빨리 고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28일이면 ‘242만 초’잖아요. 그런데 제가 직접 방향표시를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10초’예요. 그래서 직접 자전거를 타고 정류장을 돌며 시작하게 됐어요.

Q. 언제부터 스티커 붙이시는 것을 하셨나요?
A. 작년 여름에 계획하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11월부터 시작하게 됐어요.

Q. 그렇다면 서울의 모든 정류장에서 오빠가 붙이신 빨간 화살표 스티커를 볼 수 있나요?
A. 서울에는 약 6,400여 개의 버스 정류장이 있다고 해요. 인간의 혈관 길이가 지구 두 바퀴 반이라 하잖아요? 처음에는 일주일 정도면 모두 끝낼 거로 생각했었지만, 두 갈래 길, 삼거리, 사거리, 오거리, 교차로와 골목, 사이길. 중앙차로정류장과 가변차로 정류장들을 하나하나 확인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이 필요했어요. 완성도로 따지자면 약 30% 이상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저의 방향표시는 아직도 진행형이랍니다.

Q. 하루 보통 어느 정도의 거리(몇 정류장)를 다니셨나요?
A. 한번 시작을 하면 12시간 정도 계속합니다. 한 번에 200정류장 정도 작업을 하고 있어요.

Q. 버스 정류장은 엄청나게 많은데, 오빠 혼자 다 하기에는 버스 정류장이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같이 스티커를 붙이러 다니거나 주변에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계셨나요?
A. 이런 활동을 하는 걸 보시고 같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분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잠시나마 도와주셨지만 저에게는 그런 말 한마디만이라도 참 고마웠어요. 또 서울시 디자인 대학생 서포터즈 분들은 빨간색 화살표 대신 서울시의 마스코트 ‘해치’가 방향을 알려주는 스티커를 디자인하여 직접 참여해주셨답니다. 관심과 참여 속에 더 좋은 아이디어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Q. 지금까지 스티커를 붙이시면서 가장 힘드셨던 때는 언제였습니까?
A.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지만, 정신적으로 힘든 것은 체력으로 버틸 수 없던 것 같아요. 자전거는 원래 차도 가장자리로 다닐 수 있지만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또 자전거라는 이유만으로 위협운전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 정류장에 가서 방향표시를 하고 있을 때 취객분이 오셔서 시비를 걸기도 했답니다. 이런 상황들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가장 보람을 느끼셨던 때는 언제였습니까?
A. “아! 나도 이게 어디로 가는 방향인지 몰라서 많이 헤맸어! 참 고맙네.”라는 말을 들을 때입니다. ‘대중’ 교통이라는 이름처럼 수많은 분이 제가 하는 활동에 공감하시고 고마워하실 때 가장 힘이 납니다. 그러면 ‘아, 오늘은 그만해야지.’ 생각하다가도 그런 말을 들으면 ‘조금만 더 해야겠다!’고 생각한답니다.

Q. 요즘 대부분의 버스 정류장은 금연 구역으로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동네 버스 정류장만 보더라도 상점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그런지 상점 직원들이 많이 나와서 담배를 피웁니다. 또한 버스 타기 전에 먹던 과자라든지 아이스크림 봉지를 그냥 버리고 타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됩니다. 버스 노선도가 훼손된 것을 보는 것도 흔한 일이지요. 오빠는 많은 버스 정류장을 돌아다니셨는데, 버스 정류장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요. 처음 이 활동을 시작할 때는 누락된 화살표를 붙이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하지만 활동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점들을 경험하게 됐습니다. 화살표 스티커가 누락된 것뿐 아니라 노선도 자체가 찢어져있었고, 낙서나 각종 불법전단, 청 테이프로 더럽혀져 있는 정류장들도 자주 목격하게 됐습니다. 유리 혹은 아크릴 재질의 보호 장치가 있는 정류장은 그나마 상태가 양호했지만, 그렇지 않은 정류장들은 이와 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버스는 정상적으로 오지만 노선도가 누락되어 있는 경우, 버스 정류장 명칭이 바뀌었는데도 새로 부착되지 않은 경우, 폐선 되거나 노선번호가 바뀌었는데도 그대로 게시되어 있는 때도 있었어요.

또 노선 민원처리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가 생깁니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가는 서울 버스, 경기도에서 서울로 오는 경기버스가 있는데요. 서울시에서는 경기버스이기 때문에 경기도에 문의하라는 말을 했고, 경기도 또한 서울시 담당 위치에 있기 때문에 서울시에서 하는 게 맞는다는 업무이관이 생깁니다. 그래서 상당수 서울에 오는 경기버스는 민원처리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에게 그 불편이 전가되고 있습니다.

명동을 돌고 있었을 때, 일본분이 저에게 “동대문으로 가려면 어떤 버스를 탑니까?”라고 물어보셨어요. 사실 한국어로만 표기되어있는 노선도는 외국인들에게 큰 불편이었어요. 시각장애인분들은 버스 도착정보를 음성으로 안내해주지만, 노선이 많은 곳은 동시다발적으로 버스가 오기 때문에 어떤 버스를 타야 할지 알 수가 없다고 하셨어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사실 젊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큰 불편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길눈이 어두우신 어르신 분들, 또 여행자 분들,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과 앞을 보지 못하는 장애인분들까지, 우리가 모르고 지내왔던 부분에서 많은 분들이 각자의 불편을 안고 있었죠.
이러한 다양한 경험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게 됐는데요. 외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주요 정류장에 외국어 노선표기, 민원처리 통합관리 및 업무이관 금지, 정류장 해당 담당 구청 교통과에서 월간 관리, 노선 보호 장치 설치, 불법광고물 벌금수위 강화, 시민게시판을 늘려서 공정한 광고 설치, 정류장마다 쓰레기통 설치, 경기와 마을버스 상세노선과 명칭 디자인 재조정 필요, 같은 위치에 경유 시 서울, 경기, 공항, 마을버스 등 정류장 아이디 통일, 교통약자 대중교통 이용 시 해당 버스 기사에게 호출 등 직접 이용해보고 경험해보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들을 경험하게 됐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요?
A. 저는 모든 사람이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예요. 사실 수도권 외의 다른 지역도 불편을 겪고 계신 분들이 많이 있어요. 누구나 제2, 제3의 화살표 청년들이 생길 수 있다고 믿어요. 전국적으로 이런 불편들을 개선할 수 있는 캠페인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그러면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국민의 이러한 불편들을 알고 개선하리라 믿어요!

Q. 마지막으로 푸른누리 기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A. 참 바쁜 세상이 된 것 같아요. 어떤 활동을 하게 될 때 자신에게 올 이익부터 먼저 생각하게 되는 사회를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어요. 누군가에게 무엇을 해주는 게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해보시길 바랍니다. 주는 것보다 뭔가 더 큰 것을 갖게 될 거에요. 아주 작은 것이라도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세요. 한 개인이 이 사회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이민호 오빠는 지난 6월 서울 시민의 대중교통 이용을 편리하게 해주고 안전을 위한 봉사를 했기에 서울시로부터 표창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민호 오빠와의 인터뷰는 우리 주변의 문제점을 인식하게 해주었고, 더 나아가 단지 인식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꼭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습니다. 지난 푸른누리 4기 기자단 출범식에서의 ‘내가 쓰는 글이 내일의 역사가 된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말은 저의 가슴 속에도 고이 간직되고 있는데, 이민호 오빠의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 행동은 서울 시민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베풀어 준 작은 나눔이 더 큰 기쁨으로 돌아오는 것이 봉사의 참 의미라는 생각을 하게 된 소중한 인터뷰였습니다.

이민호 오빠는 많은 자료 사진을 제공하며 푸른누리 기자단을 위한 PPT도 직접 제작해주셨습니다. 기자가 동영상으로 변환하여 ‘youtube’에 올려두었으니 관심있는 독자들은 꼭 한 번 보시길 바랍니다.

동영상 주소 : http://youtu.be/tGkhFvfaJ2s

이민호 오빠와 인터뷰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동아일보 강경석 기자님과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정수민 주무관님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