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벌말초등학교
저의 외할머니는 올해로 86세이십니다. 성당에서 하는 노인대학도 아주 열심히 다니실 만큼 건강하십니다. 그 옛날에 고등학교까지 졸업하신 신여성이었다고 합니다. 얼굴도 아주 곱고 책도 많이 읽고 제가 어릴 때는 함께 그림도 그려주시고 수학을 가르쳐 주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런 할머니도 휴대폰을 처음 접할 때는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 휴대폰을 구입하고는 전화 통화밖에 하지 않으셨습니다. 가족들을 단축번호에 넣어 놓고 단축키 사용 밖에 안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2학년 때 휴대폰을 구입하였습니다. 휴대폰을 처음 구입하고 이 사람 저 사람과 전화도 해 보고 문자도 주고받고 사진도 찍어서 저장하고 하다가 할머니와 문자를 주고받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머니께 문자로 안부를 묻곤 했는데 처음에는 답이 없었습니다, 얼마 후에 안 사실이었는데, 할머니께서 문자를 확인은 할 수 있었지만 문자를 보내는 것은 복잡할 것 같아 엄두도 못 내고 그냥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외가에 간 어느 날, 할머니께 문자 보내는 방법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처음에는 문자를 보내도 답이 한참 후에 오기에 문자를 잘 안보시나 보다 했는데 그것이 아니라 문자를 보내는 것이 서툴러서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한참 문자를 주고받다 보니 이제는 아주 빨리 답을 주십니다. 물론 제가 보내는 속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친구처럼 문자로 할머니께 안부를 여쭐 수 있어서 재미도 있고 참 좋습니다.
아직 할머니께서는 스마트폰을 갖고 계시지는 않지만, 만약 스마트폰으로 바꾸게 된다면 이제는 카카오톡이나 카카오스토리 사용법을 알려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할머니와 친구처럼 소통하는 것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할머니와 문자를 주고받은 후에 전화를 드려서 몇 가지 질문을 하였습니다.
Q. 할머니께서는 문자를 처음 받아 보았을 때 느낌이 어떠셨나요?
A. 이모들이 문자를 보내기도 하고 광고 문자도 들어오고 해서 문자가 어색하지는 않았는데 지은이가 할머니한테 보낸 문자는 다른 문자에 비해 정감가고 기분이 매우 좋았단다.
Q. 문자를 받기만 하다가 문자를 보낼 수 있게 되었을 때의 기분은 어떠셨나요?
A. 문자를 보내는 것이 어려울 것 같고 눈도 잘 안 보이는데 자판도 작고 해서 처음에는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단다. 그런데 지은이가 가르쳐 주고 간 후에 혼자서 연습해 보니 그것도 꽤 재미가 있더구나. 그래서 다음에 지은이가 문자를 보내면 얼른 답을 해야지 하고 생각했지. 뭔가 배웠다는 것이 참 기분 좋고 게다가 어린 손녀딸하고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어서 아주 신이 났지.
Q. 요즘은 할머니가 쓰시는 휴대폰보다 더 많은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나왔습니다. 혹시 할머니도 그 휴대폰으로 바꾸고 싶은 생각이 있는지요?
A. 이제 할머니는 나이도 많고 활동량도 적어서 그리 새로운 휴대폰은 필요가 없단다. 하지만 네 이모들이나 너희들이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을 하는 것을 보니 편리한 세상이구나, 세상이 참 좋아졌구나 하는 생각은 든단다. 게다가 휴대폰 화면이 커서 사진이나 동영상 등이 크게 보이는 것은 참 좋더구나.
Q. 저는 할머니와 이렇게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참 좋아요. 앞으로도 계속 건강하시고 곧 뵈러 가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A. 그래 지은이가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으마. 그 때 보자꾸나. 잘 있어라.
이번 기사를 작성하면서 할머니와 또 하나의 추억거리를 만들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할머니께서 앞으로도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서 늘 우리와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