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리빈상당초등학교
지난 2월 6일은 정월대보름날이었다. 정월대보름은 신라시대 때부터 지켜온 명절이며 가장 큰 보름이라는 뜻으로 음력 1월 15일을 뜻한다. 정월대보름은 우리들에겐 좀 낯설지만, 우리 할머니는 정월대보름을 아주 큰 명절이라 하시며 매년 정월대보름이면 오곡밥을 해주시고 부럼 깨기도 하라고 하신다.
올해 정월대보름은 비가 와서 보름달은 볼 수 없었지만 정월대보름 행사를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었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열린 ‘제30회 해운대 달맞이 온천 축제’에 다녀왔기 때문이다.
해운대 달맞이 온천 축제는 전국에서 많은 정월대보름 행사가 열리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행사로 꼽힌다. 정월대보름날 오후 2시부터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된 특설무대에서 달집 노래방을 시작으로 온천 전설 무용극, 길놀이 지신밟기, 월령기원제, 달집태우기, 강강수월래, 오륙귀범, 먹거리 장터, 축하 공연 등이 진행되었다.
해운대구청 앞 온천비 앞에서 신라말 진성여왕 시절 나라의 평안을 기원하는 ‘태평성대무’와 풍어를 기원하는 행사인 ‘오륙귀범(五六歸帆)’이 재현되었다. (해운대 팔경 가운데 하나인 ‘오륙귀범’은 해운대 앞바다를 떠난 어선들이 고기잡이를 끝내고 오륙도를 지나 다시 해운대로 돌아오는 풍경을 말한다.)
월출시각인 오후 4시경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달집태우기가 시작되었다. 5층 높이의 소나무로 만든 달집 안에는 많은 시민들이 달집 속에 소망을 담은 종이와 액운을 없애기 위한 물건을 달아놓고, 그 달집을 태우며 묵은 해의 액을 모두 털어 버리고 새해소원을 빌었다. 미처 달지 못한 사람들은 타고 있는 달집에 물건들을 던져 넣기도 했다. 달집을 태우면서 강강수월래로 달집 주위를 돌며 한해 동안의 건강과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강강수월래 특별 공연이 있었고 대동놀이를 끝으로 행사를 마무리 했다.
비가 오는 날씨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행사장 주변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둥글게 떠오르는 보름달을 보았다면 행사는 더 뜻 깊었겠지만,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빗속에 우산을 받쳐 들며 제각기 소원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