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의 여름방학 이야기-1

푸른 하늘 아래로 내리쬐는 뜨거운 여름 햇살 우리들의 검은 머리위로 황금빛 길을 내어준다.

“ 하하, 너 여름방학 때 뭐 할꺼야?”

“당연히! 계곡으로~ 산으로~ 바다로~.”

여름방학에 신이 난 남자아이들은 더운 줄도 모르고 이야기를 이어간다. 내 이름은 ‘한여름’ 조금 특이한 이름을 가진 자신만만 6학년 여학생이다. 엄마께서 태몽으로 뜨거운 여름속에서 나를 만났다는 꿈인가... 먼가... 그건 그렇고! 나는 여름 방학계획표를 철저히 정리해 놓았다. 누구 못지않게 신나는 여름방학을 보낼 것이다.

파란 지붕으로 푸른 잔디밭사이에 위치한 우리집은 나만의 아지트이다. 우리 가족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집 인테리어(소품)들을 계절에 맞게 꾸민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몸을 맞기고 간식을 먹는 기분! 그게 바로 나만의 여름 매력이다.

“엄마, 저 왔어요.”

집안에 들어온 나에게 처음 보인 것은 짐가방이다.

“오? 여름아!”

시골에 사시는 고모의 목소리가 내 귀에 울린다.

“여름아, 많이 컸구나.. 덥지? 자! 이거 마셔.”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스 한 잔을 마셨다.

“엄마!,. 고모가 무슨 일로?”

“아.. 여름아! 이번 여름방학 때 너는 시골 할머니 댁에 좀 묵어야 되겠다.”

나는 놀라 그만 벌떡 이러나다 주스를 엎었다. 내 여름방학 계획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린 것이다.

“아니! 엄마 저는 제 계획대로 집에서..”

“집에서 뒹굴 거리다가는 살쪄! 할머니 댁에가서 살도 좀 타고, 땀도 좀 빼고 와, 오늘 고모 따라서 가는거다! 알았지?”

순간 내 말꼬투리가 잘리고 엄마의 말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왔다.

“네엣? 오늘부터요? 너무 갑자기 잖아요! 어떻해..”

“탁”

탁자 위에는 갈색봉투가 올라와 있었다.

‘여름방학 과제

1) 빨간 키 작은 병장들을 데리고 둥그런 판에 올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서 할머니와 나누어 먹는다.

2) 머리긴 초록 처녀들을 뽑아서 차곡차곡 마당에 쌓아놓기

3) 좋아하는 아이 생기기‘

입이 떡벌어질만한 엄마의 과제가 내 손에 들어왔다. 엄마께서는 이 과제를 모두 해결하면 내가 갖고 싶어했던 강이지를 사주신다고 하셨다.

“이 과제만 하면 강아지를 사주신다구요? 좋아요! 갈께요.”

나는 엄마의 속임수에 넘어왔다.

이제부터가 나의 여름방학 스토리가 시작되는 것이다. 한달동안 우리집을 떠나 다른 곳에 있다는 건 내게는 무척 특별한 일이다. 파란 손잡이 짐가방에 내가 아끼는 옷들과 썬크림, 인형들을 마구 집어넣었다. 보름달처럼 커진 내 가방을 이끌고 나는 엄마와 마주보며 한달 뒤에 만날 것을 약속했다.

고모 차안에서 나는 어마가 내어준 과제 봉투를 다시 들여다보았다.

“고모, 빨간 키작은 병장들이 뭘까요? 그리고 머리긴 초록 처녀들은? 우리 엄마의 상상력은 끝도 없어요, 휴!”

고모는 생긋 미소를 지으시면서 내게 대답을 해주셨다.

“그래, 네 엄마의 상상력은 끝도 없어, 그래서 더 재미있잖니?”

넓게 포장된 도로 길을 달리는 차안에서 콩닥거리는 마음을 안고 잠시 꿈속으로 빠져들었다.

“넌 누구니?”

한 낯선 어린 남자이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른 몸에 큰 키 하얀 피부에 검은머리, 똘망한 눈망울..

“ 나.. 나는 하..한..여름이야.”

나도 모르게 말을 떨었고, 그 남자아이가 점차 내 눈 속으로 흐려졌다.

소혜진 독자 (안룡초등학교 / 6학년)

소혜진 남수원중학교 / 1학년 2010-08-05 15:13:27 | 여름이의 여름방학이야기2편은 다음페이지에 있습니다*^^* 정고은 용수중학교 / 1학년 2010-08-17 21:05:52 |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