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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 08월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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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혜진 기자 (안룡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47 / 조회수 : 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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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의 여름방학 이야기-2

“한여름! 일어나! 도착했어!”

우렁한 고모 목소리가 나를 깨웠다.

“어? 고모.. 그 남자아이는..”

“무슨 소리야? 꿈인가보다, 자 이제 정신차리고, 짐 내려!”

아마도 꿈을 꿨나보다 하지만 그 남자아이가 아직도 걸린다.

“할머니! 안녕하세요? 저 여름이 왔어요~”

할머니께서는 넓은 마루에 모기향을 피우고 얇은 이불을 깔고 수박을 준비해 두셨었다.

“아이고, 우리 예쁜 손녀 여름이 왔구나, 자! 모기 물릴라, 들어와라.”

“엄마, 저는 일이 있어서 서울에 가봐야 해요, 여름아! 집에 갈 때는 아빠가 오실꺼야, 잘 지내렴”

고모는 나를 시골에 대려다 놓고 다시 서울로 떠나셨다.


“할머니, 제가 이제부터 농사일도 도와드리고, 말동무도 되어 드릴께요.”

할머니는 내가 기특하신 듯 웃으셨다.

“우리 여름이가 벌써 다 컸구나, 부모님 호강했겠네.”

밤새도록 할머니와 이야기를 한 뒤 졸린 이끌고 졸린 몸을 이끌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부터 부엌이 소란스러웠다.

“탁.탁.탁.”

“지글.지글”

나는 눈꼽 낀 눈을 비비며 스르륵 일어났다.

“할머니, 뭐하세요? 이른 아침부터.”

할머니께서는 부엌에서 처음보는 할머니와 식사준비를 하고 계셨다. 그 옆에는 나와 비슷한 또래 소녀가 보였다.

“여름이 일어났구나, 자 인사 드려라 미은이 할머니이시다.”

나는 얼굴 주름을 펴고 활짝 웃으며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할머니? 전 여름이라고 합니다. 한 달동안 할머니 댁에 묵게 되었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미은이 할머니께서도 내게 인사를 건네셨다.

근데 미은이라는 이름이 무척 친근하였다.

“여름아!, 나야 네 친구 미은이! 7살 때 만나서........”

그래, 그아이는 7살 때 만난 둘도 없는 내 친구였다.

6년만에 보니 어색하지만 즐거웠다.

“미은이구나! 6년 만에 보내? 와~.”

할머니들께서는 신기하신듯 우리들의 대화를 엿들으셨다.

“할머니, 아침식사 준비 다 될 때까지만 미은이랑 산책 갔다 올께요. 오랜만에 보 니까 너무 반가워요.”

나는 할머니의 허락을 받고 미은이와 상쾌한 아침 공기 속으로 산책을 갔다.

“너 많이 예뻐졌다.! 남자애들한테 인기 많겠는 걸 미은양?~”

나는 장난스러운 말투로 미은이와 함께 이야기했다.

“인기는 없지만, 좋아하는 아이가 있어! 비오는 날! 고백 할꺼야.”

눈 높은 미은이에게 좋아하는 아이가 생겼다는 것은 그 남자아이는 틀림없이 잘생겼을 것이다.

“비오는날? 비는 많이 왔는데 혹시 매번 실패한 거야?”

“아니, 내가 기분이 좋고 예뻐 보이고 내가 원하는 비오는 날!”

미은이가 워하는 비오는 날? 나는 곰곰이 생각했다.

그때 한 남자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우리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왔다.

“어? 여름아! 위엄해!!”

“쿵!”

나는 자전거를 탄 남자아이와 부딪쳐 넘어지고 말았다.

“아야. 너 뭐야! 조심해야지!! 너 같은 애는...”

나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는 멍해졌다.

“미안해, 많이 다쳤어? 자, 내손 잡고 일어나.”

그 남자아이는 어젯밤 고모차안에서 졸다 꾼 꿈의 남자아이였다.

“어?.. 어.. 괜찮아,”

나는 얼굴이 붉어지고 말을 더듬었다..

"여름아, 괜찮아? 무릎 다쳤네.“

미은이가 나를 걱정해 주었다.

“괜찮아. 넌 안 다쳤지?”

똘망한 눈망울에 큰 키, 하얀 얼굴, 검은머리, 갑자기 가슴이 콩닥거린다.

“이름이 여름이구나, 난 김선우 잘 부탁해, 다음에 보자.”

선우라는 아이와의 첫만남이었다.

“여름아! 쟤 멋있지? 내가 좋아하는 게 쟤야..”

미은이가 나에게 고백했다.

“ 그.. 그래? 축하해 아 왜 갑자기 어지럽지? 미은아 이따가 또 만나자, 머리가 끈거려. 안녕.”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리는 탓에 미은이와의 만남은 뒤로하였다.

“할머니, 저 왔어요.”

문 앞부터 내 코를 찌르는 맛있는 냄새가 흘려 나왔다.

나는 기운은 없었지만 뱃속에서 내 친구 거지가 배고프다고 소리를 질러대서 은빛숟가락을 들어 보슬보슬한 밥과 침이 흘러 나올듯한 맛있는 반찬들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식사가 끝난 뒤 엄마가 내어주신 과제 봉투를 가지고 할머니께 물어보았다.

“할머니!, 빨간 키 작은 병장들이 무엇일까요? 또 긴 머리의 초록 처녀는요?”

할머니는 갑자기 기억이 나셨는지 손뼉을 치시며 말씀하셨다.

“ 그 키 작은 병장들은 미은이와 함께 찾으러 가야 될거다. 그리고 그 처녀들은 마당에

널렸고 키 작은 병장들은 통통한 것으로 골라서, 시원한 냇물에 행궈 와라 이 할미가 맛있

는 거 해줄테니.”

나는 신발을 허겁지겁 끼워신고 미은이를 찾으러 갔다.

“미은아.!!”

기다란 나무막대채로 잠자리를 잡고 있던 미은이가 활짝 웃으며 내게 다가왔다.

“여름아, 이제 괜찮아? 근데 왜?”

나는 주머니에 쑤셔 넣은 과제봉투를 미은이에게 건내면서 대답했다.

“이건 엄마가 여름방학동안 해결하라고 한 과제들이야. 첫 번째 과제는 너와 함께 찾으라고 할머니께서 알려주셨어.”

미은이는 재미있다는 듯 내손을 잡고 느티나무 그늘 속으로 달려갔다.

“땡볕은 너무 더워, 여기서 이야기하고 출발하자, 음 키 작고 빨간 병장들?”

“응, 할머니께서 통통한 것으로 골라서 냇가에서 씻어오라고 하셨어.”

나와 미은이는 동시에 소리치며 손을 들었다.

“에잇 몰라! 그냥 가자!!”

“여름아! 너는 나랑 잘맞는 것 같아! 하핫!!”

나와 미은이는 할머니 집 근처 텃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미은아, 우선 빨간색 병장들을 찾아보자.”

고추잠자리들이 푸른 하늘을 날아다니며 보금자리를 찾고 있었다.

아직 어린 우리들에게는 30분 동안 뜨거운 햇빛 속에 묻혀 있는 것은 불가능 했다.

“어? 여름! 미은!”

낯익은 목소리가 가벼운 발걸음 소리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선우잖아?”

선우는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막대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은 체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이런 더운 여름날에 뭐하고 노는거야? 자! 이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해.”

“고..고마워..”

미은이는 선뜻 받아먹었지만 나는 우물쭈물 거리다가 녹은 뒤에 입에 물었다.

“선우야, 너 혹시 빨간 키 작은 병장알아? 지금 여름이가 찾고 있거든 시간이 있다면 우리 좀 도와줄래? 괜찮지 여름아?”

나는 조금 멋대로 행동한 미은이가 얄미웠지만 조금은 기분이 좋았다.

“뭐.. 시간 만 많다면 좋아.”

그렇게 빨간 병장 찾기 부대원이 한명 더 늘었다.

“음 빨간색이니까 토마토나 고추, 피망, 당근, 그리고 키가 작다고 했지? 그럼 토마토나 고추인데.”

선우가 곰곰이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 과제 용지에 할머니와 함께..라는 부분이 있잖아? 그럼 할머니가 좋아하는 채소는

매콤하고 키 작고 통통한 고추병장이야!”

나와 미은이는 놀란 듯 소리쳤다.

“너! 대단하다!!”

“꼭, 탐정 같아. 다음에도 도와줘, 자! 이제 냇가로 가자”

나는 강아지는 잊어버리고 친구들과의 즐거운 시간만 생각했다. 초록빛 풀속 뒤에 검은빛 돌로 꾸며진 투명한 냇가는 내가 도시에서 평소 보던 강과 예쁘게 꾸며진 장식용 냇가와 많이 달랐다.

여름 햇빛에 지쳐 연잎에 기대어 졸고 있는 개구리 은빛비늘로 투명한 강 사이를 헤쳐 나가는 물고기들 여러 예쁜 목소리로 노래하는 새들 모두 자연의 친구들이다.

나도 이 순간 만큼은 자연과 친하게 지내고 싶었다.

나와, 미은이, 선우는 바지를 무릎 위까지 올린 후 뛰어들었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송사리들...

“우리, 아지트 만들까? 집이 아닌 자연 속에서.”

내말에 모두가 찬성했다.

오직 집만이 내 아지트라고 생각했던 나에게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기분 안 좋을 때 곳에 오면 마음이 확 트일 것 같아.”

미은이가 두 손을 벌리고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맛있는 것도 가져와서 서로서로 나누어 먹기도 하고!”

선우도 좋다는 듯이 흥얼거렸다.

우리는 새끼손가락을 걸고 우리들만의 비밀 아지트를 만들기로 약속했다.

“그럼, 내일부터 공사 시작이야 되도록 자연한테 폐 끼치지 말자, 자연도 우리들의 친구이니까.”

벌써 하늘이 주황빛으로 변하고 붉은 파도가 둥그런 해를 껴안고 우리를 반겼다.

“잘 가! 내일 보자.”

나는 친구들과 함께여서인지 마음이 무척 따뜻하고 두근거렸다.

집에 들어와서 시원한 냇물에 행군 고추들을 할머니께 두손 모아 전해드렸다.

“우리 여름이 잘 찾아왔네! 할머니가 매콤한 고추김치전해주마!”

나는 부엌에서 할머니를 도와 고추김치전을 만들었다.

‘오늘은 정말, 기뻤어.’


하루하루가 이렇게 보내졌으면 좋겠다.

매일 밤 모기들과 다툼을 했지만 오늘은 모기들을 그냥 나두고 싶었다.

그렇게 하루가 또 즐겁게 지나갔다. 밤 하늘 속에 눈을 감고 내일을 상상했다.

“여름아! 일어나거라.”

포근하고 정겨운 목소리가 나를 깨웠다.

“아 , 맞다.!”

오늘은 우리들의 아지트를 만드는 날이기도 하지만, 두 번째 과제를 해결해야 되는 날이기도 하다.

“할머니.. 벌써, 해가.”

할머니는 나에게 호미를 내미며 말씀하였다.

“그래, 해가 벌써 중천에 떴구나, 자 아침 먹고 씻은 후 마당에 있는 처녀들을 뽑아라 이건

여름이가 혼자 할 수 있는 것 같구나.”

내 귓가에 시골파리 가족의 윙윙거리는 날개소리가 신경 쓰여 다가오던 달콤한 잠을 더 이상 다가오게 할 수 없었다.

“네, 아 맞다! 할머니 못 쓰시는 천 있으세요? 오늘 친구들과 아지트를 만들어야 하거든요.”

나는 서서히 일어나며 물었다.

“아지트? 군인들이 모여서, 혹시 여름이..!!!”

나는 푸훗 하고 웃음이 나왔다.

“하하핫, 할머니! 그럴리가요! 아이들끼리 비밀기지 같은 장소를 만드는 거예요. 기분 나쁠 때와서 기분 풀거나 맛있는 거 나눠먹는 장소요.”

할머니께서는 이제 이해가 되셨는지 말씀하셨다.

“아지트라. 할머니도 왕년에 친구들과 함께 만들었었지. 그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나는구나. 이따 다시 할머니에게 오렴, 낡은 천 여러 장 줄테니, 허허허.”

나와 할머니는 짧은 대화를 마치고 각자의 할 일을 하러 걸어갔다.

오늘은 하늘에서 잠자리 친구와 매미친구들이 뜨거운 햇빛아래서 즐겁게 꼬리잡기 게임을 하고 있었다.

“아, 역시 여름이어서 너무 더워~, 시원한 풀바람이라도 불어왔으면 좋겠다.”

마당에는 길쭉한 초록색 잔디들이 길게 자라 있었다.

“헤헤, 이번 과제는 쉽네, 머리긴 초록 처녀들 잔디 처녀를 뽑아 마당에 높으면 된다고 했지? 끝나고 아지트 만들러 아이들에게 가야겠다.”

나는 고운 땅 사이에 나있는 잡초들을 뽑아 마당 구석에 쌓아놓았다.

“여름아! 나 미은이..”

“쿵!”

“어머! 미은아!! 넘어지면 어떻해..”

나는 들고 있던 호미를 내던지고 미은이에게 달려갔다.

“여름아, 나.. 좋은 소식..”

‘미은이에게 좋은 소식? 뭐지?. 아 궁금해?’

나는 궁금해서 미은이를 재촉했다.

“아.. 여름!! 오늘 내가 원하는 비가와 드디어 고백할꺼야!”

미은이가 고백한다는 말에 난 쿵하고 넘어져버렸다.

왜 갑자기 가슴이 콩닥거리지? 내가 선우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그.. 그래? 좋은 소식 있길 바래.”

나는 잡초 뽑는 것을 마무리하고 할머니께 낡은 천을 받아 냇가로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었다.

“여름아!!.”

선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옆에는 미은이가 히죽 웃으며 서 있었다.

“너 혼자 어디 가는 거야? 그 낡은 천은 뭐고? 냄새난다.”

선우 옆에서 깔끔하게 보이려는 미은이가 너무 얄미웠다.

“이건 내 일이야 네가 신경 쓸 일 아니라고! 다신 나한테.......”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미은이에게 소리를 질렀다.

“아지트 같은 건 없었던 일로하자. 그리고 미은 너 친구한테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말하는 거 아니야.”

나는 가던 길을 돌려 다시 걸어갔다.

“쟤 뭐야? 갑자기 소리를 질러대고, 그렇지 선우야?”

미은이는 얄밉게 톡 쏘아 말했다.

“미은아 이번 일은 니가 잘못한거야. 아지트 만들기 너도 찬성했었잖아, 그리고 우리 지금 여름이 도와 아지트 만들러 가는 거 아니였어? 너 정말.. 실망이다.”

선우는 미은이의 손을 뿌리치며 달려갔다.

“선우야.. 여름아.. 내가.. 뭘 잘못한거야? 응?.......”

할머니 집에 도착한 내 눈에는 눈물이 약간 고여 있었다.

그렇게 오늘 처음 미은이와 싸웠다.

“여름이 왔구나, 비 온다던데, 자 저녁이 되니까 좀 서늘해 졌구나 이거 마셔라.”

할머니는 내게 따뜻한 차를 내어주시며 말씀하셨다.

“아까도 말했었지만 할머니도 친구들과 아지트를 만들었었단다. 근데, 그 아지트를 만들던 도중 친구와 다툼을 했지.. 기분 나빠 토라져있는 상태로 하늘을 쳐다보니.. 내 잘못도 있었더구나. 몇 분 뒤 할머니와 그 친구는 화해를 했단다.”

할머니의 말씀을 들은 나는 문뜩 미은이가 생각났다.

“친구와 싸웠으면 먼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라? 내. 잘못. 잘못.......”

나는 그냥 미은이가 얄밉고 기분 나빠서 막말을 해버렸다.

미은이보다 내 잘못이 더 컸었다.

“할. 할머니 저.. 잠시만 밖에 나갔다 올께요.”

밖에는 이미 비가 거칠게 쏟아지고 있었다.

나는 우산을 챙겨들고 냇가 주변으로 뛰어갔다.

너무 바빠서 우산도 쓰지 못해서 온몸이 빗물로 젖어있었다.

바지가랑이에는 흙이 튀어 더러워져있고 얼굴은 눈물 범벅이었다.

“미은아! 미은!”

느티나무 뒤에 기대 울고 있던 미은이가 젖은 몸으로 눈물을 흘리며 나를 쳐다보았다.

“여..여..여름이? 여름아..”

나는 우산을 내던지고 미은이에게 달려갔다.

“흐흑.. 여름아 미안해.. 아무 생각 없이 .. 정말 미안해.. 미아.안..”

나와 미은이 모두 눈이 빨개지고 덜덜 떤 상태였다.

“아니야.. 미은아.. 내가 더 미안해.. 미은아.”

우리 둘은 서로 손을 잡았다. 그리고 다시 우정의 화해를 했다. 그렇게 깨졌던 미은이와 나의 우정이 다시 합쳐졌다.

나는 그동안 궁금했던 미은이의 고백에 대해 물었다.

“저기.. 미은아 고백은?”

미은이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포기하려고 선우도 날 별로로 생각하는 것 같아. 더 멋진 아이를 찾으면돼! 그 전에 남을 더 생각하고 이해하는 배려심을 키울꺼야. 여름아, 너도 나 도와줘야해!”

한 쪽으로는 외롭지만 기운내고 있는 미은이의 생각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좋아! 더 멋진 남자아이를 찾아보자고 파이팅!!”

비속에서 미은이와 나는 웃으며 걸어갔다.

미은이와 화해한 후 비는 한 번도 오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둘은 선우와 함께 즐거운 여름방학을 보냈다.

즐거운 여름방학을 보내면서 한 가지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있다. 좋아하는 아이 생기기 정말 어려운 문제이다.

미은이가 선우 이야기만 꺼낼 때 자꾸만 가슴이 콩닥 거린다.

나에게도 잘해주고, 혹시 내가 선우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다.

여름방학이 일주일이 남았다.

며칠동안 친구들과 즐겁게 노느랴, 할머니와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했다.

그래서 일주일 동안은 할머니와 함께 보낼 예정이다.

“할머니, 제게 바느질하는 방법 좀 알려 주세요.”

미니 인형을 만들어서 소중하게 간직할 것이다.

여름방학 때 보낸 즐거운 일들을...

처음 바느질 할 때는 손에 찔리고 피가 나고, 바느질도 엉망이었는데 계속 하다보니 3일 뒤에는 꽤 능숙해졌다.

“분홍치마 입고 양쪽으로 머리 묶은 여자아이 인형은 미은이, 머리가 길고 당당해 보이는 인형은 나, 그리고 하얀 피부에 키가 큰 남자아이는 .. 선우.”

또 가슴이 콩닥거린다?. 애들한테 하나씩 주면 기뻐하겠지?.

“할머니, 이거 받으세요. 노리개예요. 그동안 보살펴 주셔서 감사해요.”

나는 노란 노리개를 할머니께 드렸다.

“우리 여름이.. 정말 고맙다. 할머니는 해준 것도 없는데 아이고 .. 여름아. 집에 돌아가서 여름방학동안 한 일을 생각해보면 참 보람 있었다고 생각하게 될기다. 자, 내일이 집에 가는 날이니까 이 할머니랑 손잡고 자잤구나.”

나는 초승달빛에 비춰진 할머니 집에서 할머니와 손을 꼭 잡고, 잠에 빠졌다.

다음날 바로 집에 가는 날이다.

벌써 한 달이 지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빠께서 어느새 나를 데리러 할머니 댁으로 오셨다. 아빠를 만나서 즐겁긴 하지만 시골친구들과 할머니와 헤어져야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웠다.

아쉬운 아침식사를 끝내고 나와 아빠는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할머니께서는 매콤한 고추장, 된장, 각종채소들, 김치, 반찬 등을 정성껏 가득 싸주셨다.

나는 할머니께서 아쉬워하시는 모습을 보기 싫었다. 그 모습을 보면 왠지 눈물이 흐를 것 같아서 할머니도 속상하실까봐 차에 타기 전 나는 아빠에게 말씀드렸다.

“아빠! 30분만 시간내주세요, 마지막으로 만날 친구들이 있어요.”

나는 미은이와 선우가 있는 그곳으로 달려갔다.

“어? 여름아!!”

선우와 미은이가 나 몰래 아지트를 만들고 있었다.

“애들아. 오늘 나 집으로 돌아가 .. 가기 전에 주고 싶은 게 있어."

나는 미은이 인형, 선우인형을 미은이와 선우에게 건내 주었다.

“이건 너희들이야 봐봐 꼭 닮았지? 여기 내꺼도 있어. 서로 보고 싶을 때 이 인형을 갔고

있자.”

우리 셋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나는 선우에게 고백했다.

“선우야, 나 사실 너를 좋아했어. 우리 영원한 친구로 남자. 미은아, 너도 무척 고마웠어.

흐흑...”

결국 내가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나, 미은이, 선우는 잊지 못할 친구들이다.

미래에 우리가 서로 만나서 서로를 몰라봐도 느낌으로 안다. 여름방학의 추억들을.. 우리들의 우정들을.....

“할머니. 애들아 안녕! 다음에 또 올께! 안녕!.”

아쉬웠던 만남을 뒤로하고 나는 차안에 올랐다.

차안 유리에 비추는 할머니, 친구들 모습.. 나도 활짝 웃으며 손짓했다.

집으로 가는 차안에서 아빠와 여름방학 이야기를 했다.

집에 도착한 후까지 이어졌으니, 얼마나 즐거웠는가?

“엄마!~ 저 집에 왔어요! 한여름이..!”

거실에 앉아계시던 엄마께서 후다닥 달려 나와 나를 껴안으셨다.

“우리 여름이 많이 컸네, 건강해진 것 같아!”

엄마가 의심하듯 물으셨다.

“그럼요 고추 따서 고추 김치전도 만들어서 할머니랑 함께 나눠 먹고 마당에 잡초도 뽑아

서 정리했어요. 그리고 좋아하는 아이도 생겼구요.”

엄마께서는 활짝 웃으셨다.

“여름아, 엄마가 과제를 내준 까닭은 여름이가 여름방학을 보다 더 즐겁게 보내는 것을 원했기 때문이야 자 약속대로 강아지 사줄게.”

내가 원하던 강아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니요, 괜찮아요. 전 강아지보다 더 소중한 여름방학 추억들을 얻었으니까요.”

내 방으로 돌아와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딱 네 개의 별만이 빛나고 있었다.

내게 가장 소중했던 친구들과 나의 마음속의 선생님 할머니...

갑자기 시작됐던 나의 여름방학 스토리는 나 한여름의 깊은 추억 속에서 끝이 났다.

안녕! 내 새로운 추억들아!.


소혜진 기자 (안룡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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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서농중학교 / 1학년
2010-08-05 17:55:52
| 감동입니다.
강유로
호남삼육중 / 1학년
2010-08-05 20:51:07
| 잘 읽었습니다. ^_^
최은서
상일중학교 / 1학년
2010-08-06 20:47:59
| 정말 감동적이고 교훈이 있는 것 같네요.
강예린
장산중학교 / 1학년
2010-08-08 17:54:41
| 재미있네요^^
이지혁
우신중학교 / 1학년
2010-08-09 13:34:20
|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성서연
도곡중학교 / 1학년
2010-08-09 15:42:11
| 잘 읽었어요^_^
이예림
세류중학교 / 2학년
2010-08-10 11:53:53
| 우와... 정말 글 잘 쓰시네요^^
감동적이예요...
이정훈
서울도곡초등학교 / 5학년
2010-08-11 17:11:38
| 글이 많은데 이번 신춘문예에 적극 참여 하셨군요




































































































































































민유원
한양초등학교 / 6학년
2010-08-11 19:14:34
| 내용이 훈훈하네요 .. 재미있어요
강희원
용강중학교 / 1학년
2010-08-11 19:20:05
| 위엄->위험
재밌어요...신춘문예되신거 축하드려요
임서연
용강중학교 / 1학년
2010-08-16 14:50:35
| 으정말길어요~수고하셨어요! 잘읽었습니다
정고은
용수중학교 / 1학년
2010-08-17 21:07:50
| 잘 읽고 갑니다. 베리굿입니다요~
이예은
동학중학교 / 2학년
2010-08-18 18:06:52
|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손재원
천안용곡초등학교 / 6학년
2010-08-27 09:46:53
|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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