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라 독자 (서울보라매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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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에도 없던 비가 쏟아졌습니다. 도로 위의 사람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허둥지둥 뛰어다녔습니다. 진이도 갑작스러운 비를 피하기 위해 눈에 띄는 한 건물의 좁은 처마 밑으로 뛰어 들었습니다. 여름 장마가 시작된 어느 날 저녁, 고3 수험생인 진이가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습해지면서 수험생의 고단한 삶을 아버지에게 불평하고 있었습니다. 풀리지 않는 문제들에 치여 진이의 몸과 마음은 지칠대로 지쳐 있었습니다.
요리사인 아버지는 진이를 얼른 부엌으로 데리고 가서 세 개의 냄비에 물을 붓고는 뜨거운 불에 올려 놓았습니다. 진이는 그런 아버지를 시큰둥하게 쳐다보았습니다. 진이의 아버지께서는 아주 특별한 실험을 해 보시겠다며, 첫 번째 냄비에는 감자을 넣었고 두 번째 냄비에는 달걀을, 그리고 세 번째 냄비에는 커피 한스푼과 설탕을 넣었습니다. 20여 분 후, 불을 끈 아버지는 딸에게 물었습니다.
“진이야, 지금 네 눈에는 무엇이 보이니?”
“네, 감자 계란 그리고 차가 보여요.”
그는 딸에게 더 가까이 오게 한 후 다시 물었습니다.
“감자와 계란 그리고 커피와 설탕이 어떻게 되었지?”
진이는 자세히 살펴보며 대답했습니다.
“음, 감자은 물렁물렁해졌고 계란은 단단한 삶은 계란이 되었어요. 그리고 차는 달콤하며 향긋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아빠, 제게 무엇을 보여 주시려는 거예요?” 짜증이 난 듯 물었습니다.
아빠는 딸에게 대답했습니다.
“당근 계란 차가 뜨거운 물이라는 똑같은 역경을 맞이했지만 반응은 각각 다르단다. 감자는 강하고 단단했었지만 뜨거운 물 속에서 무르고 약해졌고, 달걀은 깨지기 쉬웠지만 단단해졌으며, 더욱 독특한 건 커피와 설탕인데 이들은 물 자체를 변화 시켰잖니?“
“진이야, 너는 어때? 어려움이 널 조여올 때 너의 반응은 어떤 거니? 감자처럼 약해지는 거니? 달걀처럼 도리어 단단해 지는 거니? 아니면, 차와 설탕처럼 역경 자체를 극복하고 이겨내 너 자신만의 향기를 지닌 행복으로 변화시킬 거니?
그제야 진이의 얼굴엔 밝은 미소가 가득 번졌습니다. 진이는 앞으로 열려있는 자유로운 생각과 새로움에의 도전은 인생을 더욱 아름답고 푸르게 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오늘따라 별은 밝게 빛나고 있었고, 매미의 합창소리는 경쾌하게 느껴졌습니다.
이아라 독자 (서울보라매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