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린 나누리기자 (서울영중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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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곡선사박물관은 두 개의 언덕 위를 다리처럼 연결한 모양인데 타임머신처럼 생겼다.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 학예팀장님께서는 타임머신을 타고 구석기시대로 여행을 떠난다는 뜻을 담아 건물 모양을 타임머신처럼 지었다고 하셨다. 박물관 속의 모습은 선사시대 사람들이 생활한 동굴 모양을 하고 있다. 또한 동굴 느낌을 더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투명 플라스틱 막대들로 종유석을 표현했다. 계단을 타고 위로 올라가면 박물관 1층이 나온다. 박물관 1층 중앙에 서면 박물관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박물관 1층은 상설전시실, 고고학체험센터, 카페테리아로 이루어져 있었다.
상설전시실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것은 아슐리안형 주먹도끼이다. 이 주먹도끼가 유명해진 이유는 동양에서 가장 처음으로 발견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이기 때문이다. 1978년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한국에서 출토되기 전까지 모든 사람들은 동양인들이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믿었다. 하지만 전곡리에서 이 주먹도끼가 발견되면서 고고학계가 발칵 뒤집혔단다.
그렇다면 뗀석기처럼 생긴 것을 발견했을 때 뗀석기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 방법은 스트라이킹 볼트를 찾는 것이다. 자연적으로 돌이 깨졌을 때에는 스트라이킹 볼트가 생기지 않지만 인위적으로 강한 힘을 가하여 돌을 깨뜨렸을 때에는 스트라이킹 볼트가 생긴다. 그러므로 스트라이킹 볼트가 있는 것은 구석기 시대 사람들이 사용하였던 뗀석기인 것이다.
다음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진화해가는 인류의 모습이다. 이곳에서는 14가지의 화석인류를 복원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화석인류는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투마이)이다. 투마이는 고릴라와 비슷한 형상을 하고 있다. 다음은 파란트로푸스 보이세이다. 보이세이는 딱딱하고 질긴 음식을 먹어서 턱이 상당히 발달하였다. 보이세이는 턱 근육이 머리끝까지 뻗어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만나본 화석인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이다. 두 가지 복원 모양이 있는데 한 개는 여자(루시)이고 다른 하나는 남자(루시앙)이다. 이 화석인류가 유명한 이유는 똑바로 일어선(직립 보행이 가능한) 화석인류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인류는 어떻게 나무 위에서 땅으로 내려와 지금처럼 살게 되었을까? 이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옛날 아프리카는 열대우림이었을 것이라고 추측됩니다. 그런데 아프리카에 있는 화산이 폭발하여 열대우림이 아닌 지금의 사하라 사막의 모습으로 변하게 된 것입니다. 인류는 달라진 자연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나무에서 내려와 살게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됩니다. 그러면 구부리고 다녔던 허리는 왜 빳빳하게 펴게 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등을 구부리면 햇빛을 받는 면적이 많아지기 때문에 햇빛을 덜 받기 위하여 허리를 편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다음은 호모 하빌리스다. 호모 하빌리스는 석기를 가장 처음 만들어서 사용한 화석인류이다. 다음은 호모 에렉투스이다. 호모 에렉투스는 최초로 불을 사용한 인류이다. 그 뒤에 나오는 네안데르탈인, 신정용인, 호모 사피엔스 등은 현생 인류와 비슷한 생김새를 하고 있다. 이곳에 전시된 14가지의 화석인류 중 가장 독특한 화석인류가 있다면 바로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호모 플로렌시스일 것이다. 호모 플로렌시스는 키가 매우 작다. 해리포터에 나오는 집 요정 ‘도비’와 키가 흡사하다. 반면 이빨은 성인 이빨의 크기와 비슷한 특이한 신체를 가지고 있다. 호모 플로렌시스가 이렇게 진화한 이유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한 가지 설은 섬에 고립되어서 독특하게 진화했다는 설이고 다른 한 설은 요오드 결핍으로 인한 병이라고도 한다.
다음으로 본 전시는 불에 관련된 전시이다. 이곳에서는 불의 역할에 대하여 설명해주고 있다. 불을 이용해 인류는 무서운 동물들을 쫓아낼 수 있었고 동굴 또는 움집 안을 따뜻하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고기를 익혀서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있다. 고기를 익혀 먹으면 날 것을 먹는 것보다 영양가가 더 좋아진다고 한다. 이런 것들을 볼 때 불은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정말 소중한 것이다.
다음으로 본 것은 동굴 벽화를 재현해 놓은 공간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발전해가는 인류의 미술 실력을 볼 수 있다. 가장 처음 그린 그림들은 돌로 긁어서 그린 듯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검정색으로 테두리 선을 그리더니 나중에는 여러 가지 색깔로 색칠까지 하는 섬세함을 보여 주기도 하였다. 인류가 그림에 색칠을 한 때는 약 20만 년 전부터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벽화에 그린 그림에 나타나 있는 동물들은 올빼미, 펭귄, 해파리, 사자, 바이슨(거대 물소) 등이 있다.
이곳에서 드는 의문하나 ‘구석기 시대 사람들은 현생 인류처럼 악기를 연주했을까?’ 이다. 놀랍게도 구석기시대에도 악기가 있었다고 한다. 구석기시대의 악기는 리소폰이다. 리소폰은 돌로 만든 실로폰 같은 것이다. 과연 리소폰에서 실로폰처럼 다양한 소리가 날까? 이런 궁금증은 발로 밟고 있는 박물관 바닥에서 해결할 수 있다. 리소폰이 전시되어 있는 부분의 바닥은 발로 밟으면 리소폰의 다양한 소리가 들리도록 되어 있어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사람들은 ‘움막’ 하면 흔히 가죽과 나무로 만든 것을 떠올린다. 하지만 나무와 가죽으로 만든 움막이 아니라 조금 독특한 움막이 있다. 바로 우크라이나에서 발견된 매머드 뼈로 만든 움막이다. 박물관에는 실제 매머드 뼈로 만든 움막은 아니지만 모양을 똑같이 재현해서 움막을 만들어 놓았다. 움막에 뼈가 많이 들어간 걸로 봐서는 움막을 짓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움막에서 발견할 수 있는 원시인들의 세밀함은 턱뼈로 울타리까지 만들었다는 것이다.
상설전시실을 나와서 고고학체험실로 이동했다. 고고학체험실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미라이다.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미라는 이집트의 미라처럼 내장을 제거하여 인위적으로 만든 미라가 아니라 온도가 떨어지면서 자연적으로 생긴 미라이다. 이 미라의 이름은 웨찌이다. 이 미라는 알프스 산을 등산하고 내려오던 사람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다. 웨찌가 발견되면서 웨찌의 소지품들도 함께 발견되어 고고학의 발전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웨찌는 왼쪽 어깨에 화살을 맞아서 과다출혈로 사망하였다고 한다. 웨찌의 직업은 옷에서 이가 나온 것을 보아 사냥꾼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웨찌의 몸에서 다양한 무늬의 문신이 있는 것을 보아 몸을 치장하기 위해서 문신은 선사시대부터 존재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으로 구석기시대로의 방문을 마친다. 독자 여러분도 구석기 시대의 역사를 직접 체험해 보러 전곡선사박물관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이하린 나누리기자 (서울영중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