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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호 6월 7일

문화속으로 추천 리스트 프린트

정재욱 기자 (북경한국국제학교 / 6학년)

추천 : 41 / 조회수 : 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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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양,집안,단동의 우리 역사 유적을 찾아서

북경에 있는 우리 학교는 4학년 때부터 역사 탐방을 시작한다. 4~5학년 때에는 비교적 가까운 승덕이나 산동 같은 중국의 유적지를 탐방한다. 그러나 6학년이 되면 하루에 대략 8시간 이상을 이동하여야 하는 먼 곳에 가서 고구려 유적지를 탐방하면서, 그 부근의 중국 유적지도 함께 둘러보게 된다. 이렇게 해서 우리 6학년은 5월 8일부터 11일까지 3박 4일 동안 고구려 역사 탐방이라는 주제로 중국의 유적지를 탐방하였다. 중국에 사는 나에게는 고구려 유적지에 간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3박 4일 일정에서 36시각 즉 하루반나절을 이동해야 한다는 것은 여행 전부터 나를 질리게 만들었다.


새벽 5시까지 학교에서 모여 단체로 북경 역에 도착한 후 장장 8시간이 걸리는 기차를 타고 심양에 도착하였다. 도착한 후 우리가 처음 간 코스는 압록강변에 있는 호산장성이었다. 1469년에 세워져 40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많이 훼손된 장성이었다. 장성의 동쪽 시작이라는 것 외에는 특별하게 얽혀있는 이야기가 없어서 실망스러웠다. 북경 외곽에 있는 팔달령 장성 보다 폭도 좁았고, 관광객도 많지 않아 우리에게 어떤 깊은 인상을 주기에는 부족했다. 가장 오래된 장성에 다녀왔다는 그 것에 의미를 두었다.


장성에서 내려와서 우리가 간 곳은 일보과였는데 압록강 상류로부터 하류로 흐르는 곳 중 제일 좁은 폭이 50cm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곳이었다. 일보과란 의미는 한 걸음에 넘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일보과를 넘는다는 것은 국경을 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보과를 한걸음으로 넘는 장난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장난삼아서라도 건너는 흉내를 내지 못했다. 멀리에 마른 느낌의 논과 드문드문 있는 집들이 보였다. 이 모습들이 무언가 안정 되고 편안해 보이지 않고, 그저 황량하고 척박하게 보일 뿐이었다. 북한은 우리나라와는 전혀 상관없는 다른 나라로만 느껴졌다.


다음으로 간 곳은 압록강 단교(조중철교)였다. 유람선을 타면서 다시 북한 마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멀리에 보이는 마을 입구에 붙여진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혁명 사상 만세’라는 빨간 글씨만이 같은 글자를 쓰는 민족인 것을 말해주고 있을 뿐이었다. 지금은 김일성 주석도 죽은 지 오래 되고 그 아들 김정일도 이미 죽었고 손자 김정은이 정권을 잡고 있는데, 아직 김일성 수령 만세라는 글씨가 쓰여 있는 것이 조금 의아했다. 사진으로 찍은 현수막 글씨가 선명하기만 한데, 우리는 저 땅을 밟을 수가 없다는 사실이 뭔가 안타까운 느낌이었다. 소를 몰고 가는 사람도 보이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도 보였는데, 알려진 것처럼 북한이 그렇게 가난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국경 근처라서 보통의 시골보다는 잘 사는 것인지, 아니면 중국을 통해서 북한을 보는 관광객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일부러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이렇게 하루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을 때, 우리는 모두 라면 파티를 열고 나서,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곯아 떨어졌다.


둘째 날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약 4시간을 이동한 후 고구려를 세우며 주몽이 최초로 수도로 삼은 오녀산성에 도착했다. 오녀산성의 중턱에서 내려다보니 비류수 강이 흐르는 것이 보였다. 장관이었다. 아래는 강이 흐르고 주변에 산이 있는 천연의 요새였다.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주몽이 왜 이곳에 터를 잡아 나라를 세웠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경사가 가파른 산성에서 내려오고 나서 우리는 모두 기진맥진하였다. 그리고 다시 4시간동안 차를 타고 집안(도시이름)으로 이동, 이렇게 둘째 날이 지났다.


셋째 날에는 어김없이 일어나자마자 버스를 타고 같은 집안에 있는 국내성터에 갔다. 성터 주변에 아파트가 많이 보였고, 거리에 시장이 펼쳐져 있어서 상상했던 웅장한 성터의 느낌이 아니었다. 성터를 따라 길게 가다가 광개토대왕비를 볼 수 있었는데, 이끼가 가득한 비의 모습이 보기 흉했다. 이전에 이끼가 생기기 시작하자, 관리하는 부서에서 그 이끼를 없앤다고 불로 태웠다고 하는데, 그 태운 자리에 오히려 이끼가 더 많이 생겼다고 한다. 이끼를 닦아내는 섬세한 또 다른 방법을 쓸 수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이끼를 없앤다는 이유로 역사 유적을 불로 태울 생각을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진도 찍지 못하게 했는데, 그 유명한 광개토대왕릉비의 사진 한 장 찍지 못하고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씁쓸했다.


한참을 걸어서 이번에는 장군총이라고 불리는 장수왕릉에 갔다. 장수왕릉은 동방의 피라미드라고 불릴 정도로 피라미드를 생각나게 하였고 남아 있는 무덤 가운데 완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유일한 돌무지 돌방무덤이었다. 무덤의 주춧돌은 자연석 3개씩 4면을 쌓는데 그 중 1면의 자연석 1개가 사라져서 그 부분은 무너지고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넘어지지 말라고 아래쪽에 몇 개의 큰 돌로 받쳐놓고 있었다. 자연석으로 받쳐놓아서 그런지 우스꽝스럽게 여겨지지는 않았다. 동방의 피라미드라고는 하지만, 예상보다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시절의 사람들이 이렇게 멋진 돌무덤을 만들었다는 것이 대단하게 여겨졌다.


장군총을 보고 나서는 고구려 2대 왕인 유리왕이 국내성으로 환도한 후에 쌓은 환도 산성에 갔다. 우리는 성벽 내부의 모습에서 고구려의 대단한 건축기술을 볼 수 있었다. 성벽에 적군들이 외곽성벽을 무너뜨려도 외곽성벽 뒤에 뾰족한 돌이 있어서 적군이 올라 올 수 없게 만들었다. 역시 설계 자체가 군사적으로 매우 훌륭하였다. 이어서 간 곳인 오회분오호묘는 고구려 유적의 꽃이라고 할 만한 분묘이지만, 벽화의 보석들이 거의 모두 도굴을 당한 모습이 초라해 보였다. 그나마 벽화가 남아 있어서 고구려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다행이었다.


마지막 날인 넷째 날에는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고궁이라는 심양고궁에 갔다. 자금성의 12분의 1이라고 하였는데 첫 번째로 큰 궁과 두 번째로 큰 고궁의 차이가 너무나 커서 의아했다. 고궁 가운데에는 누루하치와 그의 아들인 황태극이 세운 V자 형태의 건물이 보였다. 화려하고 장엄한 건물이었다. 이런 건물이라면, 능히 왕의 존귀함을 느끼게 할 만하다고 여겨졌다.


다음으로 간 곳은 요녕성 박물관이었다. 박물관에는 중국 역사에 관련된 유물이 많이 있었지만 고구려에 관한 유물이 조금 밖에 없었다. 중국 유물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별로 없었을 뿐만 아니라, 관심도 크게 가지가 않아서 그저 대충 보고 그만이었다. 여행의 마지막 날이어서 그런지 모두들 조금씩 피로한 모습이 역력했다. 다들 박물관에서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대충 한 번 훑어보는 정도였다. 박물관처럼 세세하게 유물 한 점 한 점 관찰해야 하는 곳을 이렇게 보낸 것에 아쉬움이 남지만, 그 때에는 오히려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이 지루하게 여겨지기까지 했다.


이번 테마학습은 고구려의 건축기법이나 유적 등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살고 있었다면 이렇게 고구려 역사 유적을 직접 탐방하러 오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동 시간이 길어서 힘들긴 했지만, 덕분에 버스 안에서 친구들과도 마음껏 놀 수 있었다. 또 기회가 있어 다시 한 번 찾아보게 된다면, 그 때에는 짧은 일정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유적 곳곳을 좀더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역사 속에 전해져 내려오는 고구려의 기상을 더 깊게 느껴보고 싶다. 물론 통일이 되어서 북한의 땅도 한 번 내 발로 밟아 볼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정재욱 기자 (북경한국국제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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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일
서울논현초등학교 / 5학년
2012-06-10 10:07:02
| 와! 정재욱 기자님 정말 좋은 체험을 하셨네요. 부럽습니다. 자세한 기사내용 잘 읽었습니다^^
기종관
대선초등학교 / 5학년
2012-06-11 15:17:20
| 고구려의 역사탐방이라니 부럽습니다. 먼곳이지만 기사로 잘 만나보았습니다. 잘 읽고 추천드립니다.
곽사라
오산초등학교 / 5학년
2012-06-12 19:28:07
| 꼭 가보고 싶어요. 고구려의 역사도 만나고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정최창진
서울교동초등학교 / 6학년
2012-06-14 18:19:05
| 와~~ 정말 가고 싶어지네요. 고구려의 기상을 느끼는 듯 하네요. 기사도 자세하게 잘 정리해 주셨구요. 추천도,,,,
박성호
서울개일초등학교 / 5학년
2012-06-16 11:17:00
| 정재욱 기자님, 중국에서의 역사 공부 내용을 알려주셔서 정말 유익했어요. 기회가 된다면 저도 꼭 고구려 유적지를 돌고 싶어요. 특히 장군총도 꼭 보고싶구요. 도움되는 기사 주셔서 감사합니다.
황지희
덕도초등학교 / 4학년
2012-06-20 17:23:48
| 새벽부터 고생하셨네요. 너무 잘 읽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곡 가보고 싶네요.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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