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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호 8월 2일

동화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심유민 기자 (서울선사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131 / 조회수 : 1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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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주현 씨의 눈물

"연혜야, 일어나 봐. 완전 좋은 소식이 하나 있다니까."

엄마는 내 등을 마구 흔들어 깨웠다.

"뭔데."

"탤런트 인주현 씨가 너 좀 만나겠대. 네가 피겨 여왕이라 그런지. 어쩜, 영광이지 않니? 어쩜."

나는 눈을 확 떴다.

"뭐? 인주현? 인주현 씨는 내 광팬인데. 어렸을 때부터 줄곧 인주현 씨 브로마이드만 걸어 놨잖아. 또망똘망 걸그룹 활동할 때, in the 주현으로 솔로 가수로 활동할 때부터 알아봤다니까."

엄마와 나는 손을 맞잡고 뛰었다.

"엄마, 연혜 언니. 뭐 해?"

동생 서진이가 묻자 나는 망설임 없이 얼른 말했다.

"응, 탤런트 주현이 나를 찾......"

"쉿. 서진이는 모르는 줄 아니?"

서진이는 평소 크던 눈이 개구리 왕눈이처럼 커져서 울 것 같아졌다.

"윤연혜, 그러게 누가 말하래."

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내가 뭐 어쨌다는 건데. 엄마는 못 살겠다는 듯이 서진이를 타이르며 말했다.

"서진아, 사실은 탤런트 주현 있지. 인주현 씨."

"인주현 언니가 왜? 인주현 언니가 우리 언니 찾아온대? 그럼 싸인 부탁하......"

"조용히 해. 누가 인주현 씨 본대? 인주현 씨 브로마이드 사러 간다는 거야."

서진이는 발을 굴렀다.

"나, 나, 나도."

"서진이는 안 돼. 그게, 서진이는 예쁜 캐릭터 브로마이드 사 줄게."

엄마가 진땀 빼는 모습을 보고 나는 생각했다.

‘1학년짜리가 무슨 이렇게 의심 많아.’

서진이가 만세를 부르며 가자 이번엔 또 언니가 침입했다.

"난 안 본 줄 알아? 나도 봤어. 난 알아. 인주현 씨가 연혜 보러 온 다는 거. 난 뭐 안 본 줄 아나. 내가 서진이한테 말하면 끝이야."

사춘기가 되어 버린 소린이 언니가 크게 소리쳤다. 그러자 엄마도 덩달아 소리쳤다.

"엄만 뭐 못 나서는 줄 아니? 그래서 엄마가 뭐랬어? 서진이한테 캐릭터 브로마이드 사 준다 그랬잖아."

소린이 언니는 울먹이면서 큰소리로 외치며 나갔다.

"연혜만 차별대우 하고. 난 뭐야. 그럼 진작에 나도 시켜 줬으면 연혜처럼 이렇게 유명인사도 만날 수 있는 거잖아."

"소, 소린아, 윤소린."

"엄마, 참아요. 기분 좋은 날 왜 이래. 언니 보면 참 못됐어. 누군 사춘기 아닌 줄 아나."

나는 엄마 팔을 붙잡았다. 엄마는 화장대로 가서 머리를 빗고 거울을 보며 활짝 웃었다.

"우리 연혜도 머리 예쁘게 빗어줄게."

엄마는 내 머리카락을 예쁘게 땋아서 갈래머리로 꼬아 줬다. 엄마는 포스트잇 한 장을 떼어서 메모지에 썼다.

‘소린아, 아침에는 엄마가 참 미안했어. 우리 소린이도 체조시켜 줄게. 한 집에 피겨하는 애가 많으면 우왕좌왕 하거든. 피겨는 이미 연혜가 차지했으니까 소린이도 체조 쪽으로 나아가 보자. 우리 소린이, 엄마 용서해 줄 수 있지? 서진이 잘 봐 줘.’

옆에서 지켜보는 걸 몰랐던지 깜짝 놀라며 내 손을 잡았다.

"가자, 연혜 디카 챙겨. 인주현 씨랑 사진도 많이 찍어야 증거품을 남길 수 있으니까."

나는 조그만 디카를 가방에 넣었다.

"네가 연혜니?"

"그런데요."

나는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인주현 씨를 만나러 가는데 바쁜 길에 ‘바쁘신 도중에 미안합니다.’ 라는 말도 안한 채 반말을 하는 게 아니꼬왔던 거다. 만약 내가 일반인이었다면 나를 캐스팅 하려고 이런 말을 하나 하면서 기다렸을 거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나는 세계 도처에 많이 알려져 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내 이름이 ‘윤연혜’라는 걸 알고 내 혈액형이 ‘O형’ 이라는 것도 안다.

"사진 한 번만 찍을 수 있겠니? 길에서 피겨여왕 만나는 게 보통 일이 아니잖니. 횡재 잡은 거 진짜 고마워해야지, 내가. 아무렴."

"흠, 그쪽이 오해하고 있는 거 같은데요. 괜히 사진 찍어서 이상한 루머 같은 거 퍼뜨리지 마시지요."

엄마도 겁에 질린 표정을 짓더니 내 손을 잡아끌었다.

"아니, 난 신문사에서 왔는데."

나는 엄마 손을 뿌리치고 그 신문사라고 우기는 아저씨한테 말을 했다.

"신문기자는 아무데서나 이렇게 사진 찍지 않거든요. 제가 윤연혜가 아니라면 어쩔 건데요. 저기요, 헛다리 짚으셨어요. 우리 언니가 신문과로 나와서 저한테 신문에 대한 거 많이 가르쳐 주거든요. 막 꼬이지 말라고 말도 해 주지요. 그런데 그런 저에게 그렇게 속이다니, 전 정말이지 참을 수가 없네요."

엄마는 얼굴이 파랗게 질려갔다.

"연혜야, 얼른 와. 인주현 씨가 너 기다리신다."

나는 초콜릿보다 더 달콤한 ‘인주현’ 이라는 이름에 유혹돼 아저씨한테 꾸벅 인사를 하고 달려갔다.

"안녕히 계세요. 이딴 걸로 연예인 속이지 마시고요. 그럼."

엄마는 나를 야단쳤다.

"연혜야, 막 그러면 안 돼. 저 아저씨가 또 집에 가서 뭐라고 쓸 지 모르니 사람들한테 우리가 먼저 해명해 보자."

"네, 엄마."

나와 엄마는 얼른 집으로 뛰어갔다. 그리고 얼른 ‘지식나라’ 에 글을 작성했다.

‘오늘 제가 이상한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저를 유혹하며 기사를 쓰려고 했습니다. 유혹하는 그것 또한 마음속의 성폭력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해명합니다. 저는 바쁜 길을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정말 짜증이 나는군요. 모든 국민 여러분들께 대단히 죄송합니다. -피겨의 신동 윤연혜-’

나는 등록 버튼을 누른 다음 컴퓨터 전원을 얼른 끄고 달려갔다.

"안녕하세요."

인주현 씨를 만났다. 가까이서 보니 더 미인이셨다.

"우리 연혜 많이 봤어. 내 미니홈피에서. 미니홈피 전용 사이트 ‘하이’ 에서 너를 봤어. 그래서 초대해 봤어."

"아, 네."

나는 인주현 씨를 만나면 보여주려고 아주 웃긴 개그를 하나 준비했었다. 그런데 그 개그마저 잊게 할 상당히 예쁜 외모였다.

"여기 싸인."

‘피겨여왕 연혜에게

인 주현

in the 주현 많이 사랑해 주세요~’

나는 차마 받을 수가 없었다.

"왜 그래? 얼른 받아. 인터뷰 하고 싶으면 하게."

"아, 네."

나는 일단 사인을 깔고 앉았다. 서진이 때문에 아까운 사인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일단 유행했던 또망똘망의 걸그룹은 어떻게 생겨났나요?"

"응, 일단 주린이랑 소연이랑 수지랑 민진이랑 모였었어. 같은 동아리였거든. 같이 노래하고 춤추며 공부의 스트레스를 해소해 나갔었거든. 원래 예린이랑 수미랑 진일이도 같이 그룹에 넣을까 했는데 노래와 춤이 안 되어서 주린, 소연, 수지, 민진, 주현 이렇게 해서 만든 게 ‘또망똘망’ 이야. 또 궁금한 거 없니?"

나는 수첩에 적었다. 기사를 작성할 소린이 언니한테 건네줄 생각이었다.

"in the 주현은 무슨 뜻인가요?"

"이제 멤버들이 한 명씩 탈퇴하기 시작했어. 너무 어린 나이에 걸그룹을 시작한다고 사람들이 욕하기도 했지. 하긴, 중학생이 걸그룹 하는 경우는 별로 없으니까. 그래서 나는 쓸쓸해졌어. 겨우 남은 게 소연이랑 나였어. 소연이는 내 힘이 되어 주었어. 때로는 주린이, 민진이, 수지 욕도 하면서 통곡도 했어. 왜 우리가 이런 걸 만들었을까 하면서. 그래서 만든 게 ‘소주’ 였어. 소연이와 주현이 나의 이름을 합쳐 만든 소주. 하지만 앨범 한 집을 내자 사람들이 막 욕했어. 아마 연혜 넌 모를 수도 있어."

나는 수첩에 적었다. 나는 수첩에 떨어진 눈물방울을 보았다. 나는 절대 울지 않았다. 그런데 인주현 씨의 눈물이었다.

"원래 인주현 하면 그냥 척 하면 척해서 오늘날의 인주현이 된 줄 알지만, 그건 착각이야. 이렇게 많은 시련도 겪었어.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욕했지. 민진, 수지, 주린이처럼 그냥 흩어져 버리지 유소연이랑 인주현은 왜 이렇게 끈질기냐면서. 그래서 소연이네 부모님은 화가 나셔서 소연이 마저 데리고 가셨어. 나는 하지만 실패하지 않았어. 아빠 사업이 조금 어려워지고 있었거든. 나라도 돈을 벌어야지."

또 하나의 눈물방울이 떨어졌다. 그러다가 아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인주현 씨의 눈물이 팍 쏟아진 것이었다.

"왜 행복은 한꺼번에 찾아오지 않지만 불행은 한꺼번에 찾아온다잖니."

"그래서 왜 in the 주현을 만드셨어요?"

인주현 씨는 웃으면서 대답해 주셨다.

"내 성이 인 씨다 보니 영어의 in 이 맞지 뭐니. 그렇지만 더 중요한 뜻이 있어. 내 안에는 주현이가 있다. 나는 나를 믿는다는 뜻이야. 사실 빌리브 더 주현 이라 하다가 좀 이상할 것 같았거든. 그럼 안녕."

"주현 언니도 안녕. 힘내."

나는 내 머리를 콩 쥐어박았다. 사인을 버리긴 왜 버려. 덕분에 언니는 좋은 기사를 작성했다.

심유민 기자 (서울선사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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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이
대련한국국제학교 / 5학년
2012-08-10 11:08:22
| 네,정말 좋은 글이네요.
추천!할께요~
다음에도 좋은기사 기대할께요^^
강민주
동광초등학교 / 6학년
2012-08-11 19:42:45
| 하하핫
위청비
순천북초등학교 / 6학년
2012-08-13 15:20:26
| 추천합니다^^
김지혜
대련한국국제학교 / 6학년
2012-08-25 23:40:02
| 마무리가 어떻게 끝났는 지는 모르지만 너무 재미있었네요.. 다음화도 있나요? 추천하고 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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