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연보정초등학교
‘샬롯의 거미줄’은 잘 알려진 어린이 도서이다. 책장을 정리하다가 책꽂이에서 먼지 묻은 이 책을 발견했을 때, 밤을 새 가며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5년 후 다시 만난 이 책은 나에게 진정한 삶의 보물을 알려주었다. 그것은 바로 ‘우정’ 이다.
이 책의 이야기는 우정으로 인해 행복하게 살게 된 한 돼지의 이야기이다. 윌버는 태어나서 두 번, 펀과 샬롯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펀은 에러블 씨가 무녀리였던 윌버를 죽이려는 것을 막고 보살펴 줌으로써 윌버를 도운 첫 번째 생명의 은인이었다. 하지만 펀이 윌버를 돌본 한 달은 펀의 몇 십 년 일생에서의 극히 일부였다. 반면 샬롯은 일생 전체를 윌버를 위해 바쳤다. 샬롯은 외로운 윌버에게 선뜻 다가가 친구가 되어주었고, 윌버가 도살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평생을 생각하고, 거미줄에 글씨를 짜 넣으며 보냈다. 샬롯은 펀과 다르게 평생을 자신의 친구를 위해 살다가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를 걱정했다.
윌버가 품평회에서 상을 타고 샬롯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눌 때 왜 샬롯은 평생을 희생하면서 까지 윌버를 살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려 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윌버와 샬롯은 둘도 없는 진정한 친구였기 때문이다. “나한테는 네가 근사한 돼지야. 바로 그게 중요한 거야. 너는 나의 가장 친한 벗이고, 나한테는 네가 놀라워.” 샬롯이 윌버에게 한 말이다. 윌버는 그저 보통 돼지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를 근사하게 바꿔준 데에는 샬롯이 있었다. 아무 조건 없이 친구라는 이유로 베풀었던 아낌없는 배려와 이해는 샬롯과 윌버를 특별하게 만들어준 것이다.
샬롯이 죽고, 나중에 겨울이 지나 봄이 되자 윌버가 샬롯의 새끼거미들과 만나, 헛간에 남은 세 마리의 거미들과 우정을 맹세하며 이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비록 윌버의 가장 친한 벗인 샬롯은 떠나고 없지만, 이 이야기는 결코 슬픈 결말이 아니다. 샬롯의 생이 다할 때 까지 진정한 친구로서 지내고, 샬롯이 죽은 후 그 자식, 손자, 증손자까지 이어서 같이 지내게 된 것은 윌버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자 윌버와 샬롯의 빛나는 우정의 결과물이었다.
사람들 사이의 사랑과 믿음이 사라지고 오고가는 정이 없어진 현대사회에서, 어렸을 때의 장난이라고만 생각하던 우정의 중요성과 위대함을 보여준 이 책은 참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샬롯의 거미줄에는 진정한 우정이 맺혀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