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지효인천논현초등학교
할머니께서 담그는 우리집 김치는 멋과 맛을 한 번에 갖추고 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전라도 분이라 전라도 특유의 김치 맛을 내기 위해 멸치젓을 넣으십니다. 그 멸치젓은 목포에서 온 잘 삭힌 젓입니다. 전라도 김치에는 다른 지역보다 양념을 훨씬 많이 넣고 새우젓도 약간 넣습니다. 제일 먼저 멸치젓은 약간의 물을 넣고 약 10분 정도 끓인 후에, 멸치 가시만 걸러서 남은 국물로 김치에 담을 준비를 합니다. 그 국물에 적당량의 고춧가루와 찹쌀 죽을 넣고 섞습니다. 멸치젓 국물에 새우젓을 약간만 넣습니다.
배추는 김장 하루 전날 소금에 절여 24시간 후 씻어서 건져, 물이 잘 빠지도록 몇 시간 동안 체에 받쳐 둡니다. 마늘은 다져서 넣습니다. 파, 갓, 양파, 미나리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넣고, 무와 당근은 채 썰기를 하여 넣습니다. 다음으로 생강도 마늘과 함께 갈아서 넣습니다. 또 굴을 넣고 돼지고기도 약간 다져 양파와 함께 볶아서 넣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앞에서 만들어놓은 멸치젓 국물에 고춧가루, 찹쌀 죽, 마늘, 생강 등의 양념을 집어넣습니다. 그 다음으로 미나리를 넣습니다. 그리고 볶은 돼지고기, 무, 당근, 대파, 양파, 쪽파, 젓갈을 좀 더 진하게 다른 통에 국물과 함께 비벼 넣습니다. 이 무와 당근 등이 들어간 양념을 배추 사이사이에 넣고, 깨를 뿌리고 통에 담습니다.
우리집 김치의 제일 큰 특징은 절대 조미료를 넣지 않는 것입니다. 고춧가루는 꼭 태양초 고춧가루를 직접 빻아서 씁니다. 또 새우젓은 6월쯤 소래에서 구입해 소금에 절여 둡니다. 이렇게 새우젓갈을 직접 담가서 김치에 넣으면 김치가 짜지 않고 훨씬 맛있습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절여진 배추나 시중에서 파는 재료도 많이 쓰기도 하지만, 저는 이렇게 직접 재료를 준비하고 만든 김치가 정말 좋습니다. 정성과 노력이 가득 담긴 김치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