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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솔서울금화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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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서울금화초등학교에 다니며 책 읽는 것과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하지만 밖에서 뛰어 노는 것을 무엇보다 좋아합니다.좋아 하는 과목은 영어이고 싫어하는 과목은 수학입니다. 존경하는 분으로는 아빠, 엄마, 외할머니, 제갈공명, 저를 가르쳐주시는 담임선생님(정회옥,곽은선,김혜숙,신현정,윤인경)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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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세계 여러나라가 같이 더불어 살며 우리 국민을 지켜주는 사람들께 고마움을 표시하자는 뜻입니다. 북한과 통일 되면 운동회도 같이 할 수 있어서 너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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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솔 기자 (서울금화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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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산골 소년의 첫사랑

오랫동안 계속되는 가뭄과 무더위에 지친 베란다의 화분에 물을 주며 할머니는 소나기를 그리워하신다. 소나기는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다가 곧 그치는 비로 특히 여름에 많으며 번개나 천둥, 강풍을 동반하는데 이렇게 무더운 여름에는 소나기가 우리들 삶에 활기를 넣어준다.

단조로운 생활이 계속되던 소년의 삶에 소나기처럼 찾아왔다 떠난 소녀의 추억이 이 무더위에 더 그리워진다. 소년은 징검다리에 앉아 물장난을 하는 소녀를 만난다. 소녀는 세수를 하다 말고 물속에서 조약돌 하나를 집어 "이 바보!"하며 소년에게 돌팔매질을 한 후, 가을 햇빛 아래 갈밭 속으로 사라진다. 소년은 소녀가 던진 조약돌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매일 보던 의미 없는 돌이었는데 소년은 그 조약돌을 주머니에 간직하면서 소녀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었다. 다음날 개울가로 나와 보았으나 소녀는 보이지 않는다. 그날부터 소년은 소녀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싹텄다.

어느 토요일, 소년과 소녀가 개울가에서 만나게 되었을 때 소녀가 비단조개를 소년에게 보이면서 말을 건네었다. 소년은 수줍음에 말을 잘 잇지 못한다. 그들은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 들판을 달려 산 밑에까지 갔다. 가을꽃을 꺾고 송아지를 타며 놀다가 소나기를 만났다. 둘은 수숫단 속에 들어가 비를 피했다. 비가 그친 후 돌아오는 길에 물이 불은 도랑을 소년은 소녀를 업고 건넜다. 소년의 마음이 소녀에게, 소녀의 사랑이 소년에게 가슴 뭉클하게 전해진다.


그 후 소년은 소녀를 오랫동안 보지 못하였다. 소년의 삶에 불볕더위와 가뭄이 시작되었다. 소녀만이 단비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를 다시 만났을 때, 소녀가 그날 소나기를 맞아 많이 앓았다는 사실과 아직도 앓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때 소녀는 소년에게 분홍 스웨터 앞자락을 보이며 무슨 물이 묻었다고 말하였다. 소나기를 만나 소년이 소녀를 업고 개울물을 건널 때 묻은 풀물 자국이었다. 그리고 소녀는 아침에 땄다는 대추를 한 줌 주면서 곧 이사를 가게 되었다고 말하였다. 소년은 덕쇠 할아버지의 호두 밭에서 호두를 몰래 따 소녀에게 주리라 마음을 먹었다.


소녀가 이사 가기로 한 전날 저녁, 소년은 자리에 누워 소녀에게 전해 주지 못한 호두를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마을에 갔다 돌아온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소녀가 죽은 사실을 전하는 말을 듣게 된다. 소녀가 죽을 때 ‘자기가 입던 옷을 그대로 입혀서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는 이야기와 함께…….


소녀는 소나기처럼 왔다가 소나기처럼 소년의 곁을 떠나갔다. 소나기가 지나간 자리에 빗물이 흐른 자국이 남듯, 소녀는 입던 옷의 풀물 흔적에 남아있는 소년과의 추억을 간직하며 소나기처럼 짧은 사랑을 남겼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순수하며 따뜻하지만 조금은 안타까운 첫사랑, 바로 소설 ‘소나기’에 나오는 소년과 소녀의 사랑이다. 소나기는 갑자기 쏟아졌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다시 맑은 하늘을 보여주듯이 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사랑이 오랫동안 이루어지지 않고 젊은 날의 열병처럼 곧 사라질 것이라는 암시를 준다. 소녀의 죽음은 슬픔보다는 그리움이고 아쉬움이며 감동이다. 소년과의 추억이 담긴 옷을 입혀 달라는 소녀의 유언은 자신의 감정을 가슴에 품고 소중히 여기는 우리 민족의 정서와 닮았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에 나오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를 떠오르게 한다.


소년과 소녀의 맑고 순수한 첫사랑이 나에겐 언제쯤 찾아오려나. 눈을 감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