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에 속해있는 강화도는 역사의 고장이라 부를 만큼 가는 곳마다 유적지와 유물들의 흔적이 많다. 특히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강화 고인돌은 청동기시대 지배층의 무덤으로 규모 또한 대단하다. 고조선을 세우신 단군왕검께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참성단이 있는 마니산, 고려시대에는 몽고의 침입을 피해 옮겨온 도읍지로 팔만대장경판각, 고려청자, 금속활자 등의 문화유물들이 가득한 곳이며, 조선시대에는 정묘호란과 병자호란 때 인조임금께서 피난온 곳이며, 조선 말기에는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등 다른 나라의 침입에 맞서 싸운 조상님들의 애국의지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그러한 강화도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곳이 1988년 9월에 개관한 강화역사박물관이다. 4개의 전시실을 갖춘 강화역사박물관 입구에는 조선시대에 어진 정치를 한 관리들을 칭찬하는 선정비와 우리 나라 조상님들의 자연보호 정신을 알 수 있는 금표 등 67기의 비석이 세워져 있다.

제 1전시실은 구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고, 참성단과 고인돌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강화도의 유적지를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는 문화유적분포도는 누구나 쉽게 손으로 클릭하면 설명과 함께 위치가 표시된다.

제 2전시실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팔만대장경의 제작과정을 실제 사람크기의 모형으로 설명과 함께 전시해 두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직접 인쇄하는 체험공간도 있어서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전시실 중앙에는 조선시대에 세워진 강화동종이 있는데 위에 있는 용의 모양과 종에 새겨진 연꽃무늬도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다. 또 철종께서 왕이 되기전에 철종을 모시러 오는 12병풍의 강화행렬도, 백자와 청자의 자기류와 고서, 강화에서만 생산되는 화문석과 반닫이 등 문화유산들이 전시되어 있다.

제 3전시실은 몽고를 피해 개경에서 강화로 수도를 옮겨 궁궐과 관청을 세우고 몽고에 대항해 싸우기 위해 노력하신 조상님들의 모습을 재현해 두었고, 사적 제 132호로 지정된 강화산성의 역사도 살펴볼 수 있다.

제 4전시실은 우리 조상님들의 강한 애국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1866년 대원군의 천주교도 학살 ·탄압에 대항하여 프랑스함대가 강화도에 침범한 사건인 병인양요때 정족산성에서 조선군과 프랑스군의 전투 모형에서는 그때의 치열한 상황을 알 수 있는데 다행히도 우리 조선군의 피해가 적고 승리를 거둔 전투였다. 하지만 1871년에 일어난 미국과의 전쟁인 신미양요때에는 광성보에서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신 조상님들께서 지셔서 마음이 아팠다. 1876년 일어난 운요호 사건은 우리나라가 불평등 조약인 강화도 조약을 강제로 체결하게 되는 사건이었는데 이 또한 일제의 치밀한 계획이었음을 알았다. 다른 나라를 침략할 줄 몰랐던 순수한 백의 민족 우리 조상님들의 모습이 한없이 애처롭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때 사용하던 소포와 불량기포등 총통류도 보았는데, 낡고 지금의 무기와는 너무 달라서 위험이 없어 보였다.

강화역사박물관 밖에는 갑곶돈대가 있다. 홍이포, 소포, 임진왜란때 사용한 불랑기 등이 전시되어 있고 성벽밑에 적군의 침입을 막기위해 심었다는 뾰족뾰족한 탱자나무가 ‘강화 갑곶리의 탱자나무’라는 설명과 함께 심어져 있었다.

강화역사박물관을 둘러보면서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문화유산을 남겨주시고 나라를 지켜주신 조상님들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지나간 역사이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조상님들에게 가르침을 받고 대한민국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애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