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지희 나누리기자 (상해한국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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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던 상하이에 오랜만에 소나기가 내려서 무더위를 식혀준 무렵, 우리 가족은 중국에서 가장 큰 박물관으로 꼽히는 상하이 박물관에 다녀왔다. 상하이 박물관은 인민광장 중심에 위풍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소장하고 있는 유물도 많다. 게다가 중국 고대청동관부터 중국소수민족 공예관까지 21개 관에 약 12만 점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는 큰 박물관이다. 나는 ‘이렇게 좋은 박물관을 왜 여태 가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설레는 마음으로 박물관에 들어섰다.
Ancient Chinese Sculpture Gallery- 고대 중국 조각 전시관
웅장하고 섬세한 중국의 역사를 엿보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 중 하나가 千佛石碑라는 것이었는데, 기원후 557- 581년 사이에 있었던 북주시대에 만들어 졌다고 설명이 되어 있었다. 갈라져서 틈이 벌어질 만큼 오래된 것이지만, 아주 거대한 돌에 여러 부처들을 작게, 그러나 섬세하게 세긴 작품이다.
그 외 많은 작품들 모두 중국의 강렬한 섬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옷의 주름과 볼록 나온 배까지 사실처럼 표현했다는 점에서 입이 딱 벌어졌고, 여러 가지 다양한 조각품들을 보면서 ‘중국의 조각 실력이 옛날부터 이렇게 대단했구나’ 하며 감탄이 절로 나왔다.
Ancient Chinese Ceramics Gallery-도자기 전시관
아름답고 찬란한 도자기와 같은 중국의 역사
‘유물’ 하면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도자기라고 생각하는데, 상하이 박물관에도 역시나 도자기 전시관이 있었다. 그곳에 들어서자 단아한 도자기부터 오색찬란하고 화려한 도자기까지, 모두가 우리들의 마음을 확 사로잡았다. 복숭아 그림이 그려져 있는 도자기를 볼 때면 군침이 돌았다가, 엽전 문양이 그려져 있는 도자기를 보면 가지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생생한 중국 도자기에 감동을 받았다.
찬찬히 전시관을 둘러보던 어머니께서는 중국의 접시가 참 마음에 든다며 하나 가지고 싶다고 하셨다. 그러자 아버지께서는 저 접시를 하나 가지려면 우리들은 굶어야 한다며 농담을 하셨다. 나는 굶어도 좋으니 저렇게 멋지고 값진 도자기가 하나 우리 집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Chinese Currency Gallery- 중국 화폐전시관
옛날 중국의 돈 모양은 어떠했을까?
마지막으로 우리는 중국 화폐 전시관에 들어섰다. 들어가기 전에는 ‘화폐라고 해서 별 것 있을까, 옛날에는 엽전 모양의 돈을 사용했겠지.’ 하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나의 고정관념은 깨져버리고 말았다. 이게 정말 돈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신기한 모양의 옛날 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중국의 화려한 역사를 알고서 마음의 지식과 양식을 채운 후 상하이 박물관에서 나왔을 때, 따스한 햇볕이 다시 나를 반겼다. 그리고 많은 전시관들 중에서 세 곳밖에 가지 않았다는 아쉬움도 있었고, 중국어로 설명이 되어 있어 이해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상하이 박물관에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생각이 하나 있다. 지금 대부분의 우리들은 대한민국의 유물들이 가장 멋지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그 말이 맞긴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중국의 유물들이라고 생각한다. 찬란하고 멋진 긴 역사를 지닌 중국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나는 이번에 상하이 박물관에서 위풍당당한 중국의 숨결을 느꼈다.
채지희 나누리기자 (상해한국학교 / 6학년)